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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샤라프 "파키스탄 비상사태 12월 16일 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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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샤라프 "파키스탄 비상사태 12월 16일 철회"

야권 "무샤라프, 대통령 직에서도 물러나라"

지난 3일부터 파키스탄에 선포됐던 비상사태가 12월 16일 철회된다.
  
  페르베즈 무샤라프 대통령은 29일 "비상사태 선포 이후 상황이 전반적으로 나아졌다"면서 "12월 16일 임시헌정질서(PCO)를 철회하겠다"고 밝혔다.
  
  무샤라프의 이러한 발표는 이날 취임식 후 몇 시간 뒤에 이뤄진 것이다. 중동의 <알자지라>는 "무샤라프의 태도가 매우 달라졌다"면서 "군인이라기보다는 정치인의 모습을 보였다"고 전했다.
  
  비상사태 철회는 전날 무샤라프가 군참모총장 직에서 물러난 직후 시간문제로 여겨져 왔다. 파키스탄에서는 쿠데타로 집권한 사실상의 군인이 대통령을 겸하거나, 총선에서 승리한 총리가 실권자로 군림해 왔는데, 군복을 벗고 민간인 대통령으로 취임했다는 것은 사실상 권력을 상실한 것이기 때문이다.
  
  무샤라프, 대통령 지위도 흔들
  
  무샤라프가 군부 퇴진 등 잇따라 유화적인 입장을 보이는 것은 미국 등 무샤라프 정권을 지지해온 국제사회가 등을 돌리면서 더 이상 버티기 힘들게 되었기 때문이다(☞관련 기사:미국의 파키스탄 정권교체 시나리오 본격 가동?).
  
  게다가 지난 1999년 무샤라프의 쿠데타로 축출된 뒤 최근 잇따라 귀국한 베나지르 부토, 나와즈 샤리프 등 전직 총리들은 내년 1월 총선 거부, 무샤라프의 완전 퇴진을 요구하면서 거세게 압박을 가해 왔다.
  
  이에 따라 <알지지라>는 무샤라프가 비상사태 철회를 약속하고 나선 것에 대해 "샤리프와 부토에게 올리브 가지를 내민 것"이라고 전했다.
  
  무샤라프는 앞서 취임식에서 "내년 1월 8일로 예정된 총선에서 공평한 선거의 장이 제공될 것"이라며 "부토와 샤리프가 돌아온 것은 내가 말했던 정치적 화해를 위해 좋은 일이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고 화해의 제스처를 보였다.
  
  하지만 부토와 샤리프는 취임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앞서 부토는 "총선에 참여할 수밖에 없지만, 총선을 거부할 권리는 남아있다"고 밝혔고, 샤리프는 "총선을 거부할 것"이라고 더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이에 따라 양측은 총선 참여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회동할 것으로 알려졌다.
  
  야권이 총선에 참여한다고 해도 무샤라프의 입지는 뿌리채 흔들리고 있다. 무샤라프는 비상사태를 선포한 뒤 힘으로 대통령 자격을 유지해 왔기 때문이다.
  
  영국의 <BBC> 보도에 따르면, 부토는 "무샤라프를 민간인 대통령으로서 서둘러 인정할 생각이 없다"고 냉랭한 태도를 보였으며, 샤리프도 "무샤랴프의 취임선서는 정통성이 없다"면서 "비상사태 하에서 해임된 판사들을 복권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무샤라프 대통령은 비상사태를 선포한 뒤 대법원 판사들을 친위 판사들로 바꾼 뒤 대통령 자격에 관련한 소송을 모두 기각시킨 바 있다. 이 때문에 비상사태 선포 이후 법조인들이 시위 전면에 나서왔다.
  
  이날도 파키스탄의 2대 도시 라호르에서는 검은 옷을 입은 250여 명의 법조인들이 시위를 벌이며 경찰과 충돌했다. 이들은 "무샤라프가 군참모총장직에서 물러났다고 해결되는 게 아니다"면서 "무샤라프는 퇴진해야 한다"고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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