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와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가 삼성 비자금 의혹에 대한 특검법 발의를 위한 '3자회동'을 13일 열기로 합의하고 언론 발표 내용을 조율 중이다.
세 후보 측 대리인은 11일 회동을 위한 비공개 예비모임을 갖고 '특검 도입에 관한 논의만 한다'는 전제 하에 3자회동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12일 오후에도 최종적인 실무자 접촉을 가진 뒤 오후 5시 께 이와 관련한 합동 브리핑을 할 예정이다.
당초, 김용철 변호사의 폭로 이후 세 후보가 각각 유사한 회의체를 상호 제안하면서 성사 가능성이 점쳐졌던 3자회동은 민노당이 정동영 후보의 모호한 태도를 문제 삼으면서 난항에 빠졌었다.
문 후보 측 정범구 선대본부장이 "민노당의 선명한 입장 표명"을 요구했던 지난 9일, 권 후보 측 박용진 대변인은 "대선 후보 3자 회동이 성사되면 삼성 비자금 특검이 추진된다는 주장에는 근거가 없다"며 "민노당은 특검 도입을 위해서 5당 원내대표회담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박 대변인은 12일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는 "특검도입이 확실하다는 화답이 있으면 만나는 것"이라고 3자회동에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정동영 후보 측이 특검 일정을 분명히 하고 밀어붙이겠다는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는 전제가 뒤따랐지만 3자회동에 대한 거부 입장을 분명히 밝혔던 당초의 입장과는 확연히 달라진 태도다.
이와 관련해 민노당 관계자는 "3자회동 참석 여부를 놓고 우리가 갈짓자 행보를 보인 건 맞다"며 "삼성 비자금 특검 자체가 급하다는 인식에서 이렇게 결정했다"고 전했다.
박 대변인은 다만 "특검도입이라는 단일 의제로 만날 필요는 있지만 단일화의 틀거리로서의 반부패연석회의는 거부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3자 회동'의 명칭도 '반부패 연석회의'가 아닌 '삼성비자금 특검 도입을 위한 3자회동'으로 조율됐다는 후문이다.
일단, 권 후보와 문 후보 측은 회동의 의제를 특검도입으로 한정함으로써 만남 자체가 '단일화의 단초'로 윤색될 가능성을 차단하고 있으나, 정 후보 측은 '단일화 대상'으로 여겨지는 다른 후보들과의 테이블을 만든다는 데 의의를 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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