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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샤라프가 진짜 무서워 하는 것은 탈레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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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샤라프가 진짜 무서워 하는 것은 탈레반"

[분석] 비상사태 오래 끌면 '독배'가 될 것

지난 4일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이 정권 연장을 위해 미국의 만류를 무릅쓰고(☞ 관련기사: "파키스탄 비상사태, 미국과 협의 거친 것)" 비상사태를 선포하는 초강수를 두었지만, 비상사태가 오래 가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아시아타임스>의 파키스탄 지국장 시에드 살렘 샤자드는 8일 분석기사에서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에서 탈레반이 벌이고 있는 공격의 운명은 무샤라프가 강행한 두번째 쿠데타의 운명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면서 "무샤라프가 비상사태를 신속하게 철회하지 않으면, 탈레반의 세력이 급속히 커져, 미국이 주도하는 테러와의 전쟁이 벌어지는 주요무대가 폐쇄되는 상황이 초래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은 테러와의 전쟁에 파키스탄의 협조가 절실하기 때문에 무샤라프에게 큰소리를 칠 형편이 못되지만, 무샤라프도 탈레반이 발호하는 사태를 방치할 수는 없는 형편이라는 것이다. 파키스탄은 아프가니스탄에서 탈레반과 싸우는 NATO(북대서양조약기구)군의 군수물자 90%가 거쳐가는 곳일 만큼 미국 주도의 대테러 전쟁에서 필수적인 동맹국이다.

<아시아타임스>에 따르면, 그동안 파키스탄 군부는 라마단 기간이 종료된 것을 계기로 파키스탄 북부 와지리스탄 주를 거쳐 아프가니스탄에 대대적인 공세를 가하려는 탈레반의 계획을 억제해 왔으나, 파키스탄 비상사태 선포에 대비하면서 전력이 분산된 상태다.
▲ 아프간-파키스탄 일대에서 탈레반들의 공세가 격화되고 있다.ⓒ로이터=뉴시스

탈레반, 파키스탄 수도 인근 무혈 장악

이로 인해 탈레반은 총 한 발 쏘지도 않고 파키스탄의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 자동차로 불과 4시간 밖에 떨어지지 않은 스와트 계곡 부족마을을 장악했다. 파키스탄 보안군은 탈레반의 기세에 눌려 즉각 무기를 버리고 항복했다는 것이다.

탈레반은 파키스탄 북서부와 국경을 마주한 아프가니스탄 남동부 호스트와 쿠나르 지역으로 세력을 확장하고 있다. 지난 6일 아프간 북부 바그란 주에서 지난 2001년 탈레반 정권 축출 이후 최악의 자살 폭탄테러가 일어난 것도 탈레반의 소행으로 추정되고 있다.

특히 이번 테러는 아프가니스탄의 반 탈레반 세력을 이끌고 있는 저명한 시아파 지도자 사에드 무스타파 카지미 의원을 겨냥한 것으로 그는 현장에서 즉사했다.

당초 NATO(북대서양조약기구)는 지난해 말 NATO군의 기습적인 공격으로 탈레반이 큰 타격을 받아 내년 봄에나 탈레반의 대공세가 가능할 것으로 보았다. 하지만 파키스탄의 정치적 혼란을 틈타 탈레반은 통상적으로 공격작전을 벌이지 않는 겨울철을 맞아 본격적인 공세를 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야권 지도자들, 국민총궐기 촉구하고 나서

파키스탄 비상사태에 반대하는 야권의 반발도 심상치 않은 것도 무샤라프 대통령이 궁지에 몰리고 있는 주요 요인이 되고 있다.

국민의 존경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초드리 대법원장이 지난 6일 국민 총궐기를 촉구하는 성명을 낸 데 이어, 비상사태 전후로 침묵을 지켜온 부토 전 총리도 7일 국민총궐기를 촉구하며 9일부터 군사령부가 있는 라왈핀디에서부터 대규모 시위를 예고하고 나서, 이번 사태의 최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초드리 대법원장은 군참모총장을 겸하면서 재선에 나선 무샤라프가 대통령 자격이 없다는 판결을 내릴 것으로 알려져 이번 비상사태를 불러온 직접적인 계기가 된 인물이다.

부토 전 총리는 민주지도자로서 명망이 높았으나 무샤라프와 '권력분점'을 꾀하면서 정치적 이미지에 타격을 받았으나, 대 정부 투쟁의 전면에 나설 경우 여전히 폭발력이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초드리 대법원장은 비상사태로 자신을 포함해 대대적으로 해임된 판사들의 복권을 요구하고 있다. 그는 지난 3월에도 무샤라프의 대통령 자격을 문제삼았다가 무샤라프로부터 직무정지 조치를 받았으나. 법조계의 대대적인 반발이 일어나 무샤라프가 할 수 없이 지난 7월 복권시킬 만큼 강력한 지지세력을 갖고 있다.

샤자드는 "초드리 대법원장은 현재 가택연금 상태이지만, 무샤라프에게는 갈수록 추종자가 늘어나는 무서운 적으로 떠올랐다"고 그의 역할에 주목했다.

여당 총수 "비상사태 3주 이상 지속되지 않을 것"

미국도 무샤라프에게 실질적인 제재를 동원할 형편은 못되지만, 내년 1월로 예정된 총선을 차질없이 치르기 위해 군참모총장직에서 물러나고 헌정으로 복귀할 것을 거듭 촉구하고 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7일 무샤라프 대통령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빠른 시일내에 총선거를 실시하고 군총수 자리에서 물러날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미국 정부가 이처럼 파키스탄의 정정 불안에 초조한 입장을 보이고 있는 배경에는 탈레반의 발호 이외에도 핵물질의 유출 위험에 대한 우려도 있다. 지난 98년 첫 핵실험을 실시한 파키스탄은 현재 90개 정도의 핵탄두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무샤라프 대통령도 자칫 무리하게 시간을 끌다가는 비상사태 선포가 돌이킬 수 없는 '독배'를 마시는 결과를 초래할 것으로 우려하기 사작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를 뒷받침하듯 이날 여당인 파키스탄무슬림리그(PML-Q)의 초드리 수자트 후세인 총수는 "무샤라프 대통령이 선포한 국가비상사태가 3주 이상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후세인 총수는 "무샤라프 대통령도 비상사태 장기화에 따른 영향을 인식하고 있는 만큼 2∼3주 내 이를 해제할 것이 확실하다"면서 "이번 조치는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군부에 의해 내려진 결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내년 1월로 예정된 총선에 대해 "총선 연기는 일부 정당과 정치인에게 유리할 수 있지만 우리에게는 좋지 않다"면서 "부토 전 총리가 이끄는 파키스탄인민당(PPP)과의 연대도 총선 이후에나 논의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샤우카트 아지즈 총리도 이날 총선 실시 여부에 대해 "14일까지 총선 일정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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