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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컴투 동막골' 배우들을 데려가세요"

[정상회담, 할 말 있다ㆍ⑧] '민족적 감동' 불러일으킬 정상회담을 하자

남북의 정상이 다시 만나기로 한 약속이 온 국민의 마음을 설레게 하고 있다. 정치적 이용을 우려하는 일부의 시각도, 회담 연기의 속사정에 대한 이러저런 추측도 민족의 화해와 공존이 더 진전되기를 바라는 국민의 기대와 염원 앞에서는 그저 한가로운 소리로만 느껴진다.

보도에 의하면 이번 남북정상회담에서는 경제협력 분야에 대해 집중적인 논의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한다. 남과 북이 비록 이질적인 경제체제하에서 살고 있지만 현실이 요구하고 허락하는 최대한의 경제협력을 이끌어내고, 이를 기초로 상호간 경제적 공존의 기반을 점차 확대해 나간다면 언젠가는 혈연적·심정적 측면에서 뿐만 아니라 물적 토대에서도 '떼려야 뗄 수 없는' 남북관계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점에서 누구나 공감하는 회담 주제를 설정했다고 본다.

더구나 남한의 자본(특히 중소기업)이 절실히 찾고 있는 탈출구와 북한의 외부투자에 대한 갈망을 고려할 때, 그 시급성에서나 적실성에서나 다툼의 여지가 없는 논의 과제일 것이다.

양측의 국가 정체성 흔들 이슈에는 한계

이처럼 이번 정상회담에서 경제 분야를 비롯한 여러 분야에서 상호협력의 합의를 이뤄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을 수 없지만 왠지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왜일까? 그건 아마도 남북문제·통일문제를 둘러싼 국민들 사이의 대립과 갈등이 단순한 견해 차이를 넘어 마음과 심리의 분열로까지 이어지고 있는 오늘의 상황이 남북의 정상들로 하여금 국민들의 지향을 한 방향으로 묶어세울 수 있는 감동의 이벤트를 연출할 것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또한 미사일 시험발사, 핵실험 등 최근 있었던 북의 군사적 긴장조성 행위로 인해 깊이 쌓인 많은 국민들의 불신과 회의를 녹여버리기 위해서는 이번 정상회담이 민족적 감동의 장이 되어 우리 민족 구성원들의 심리적·정서적 일체감을 고취시키는 데 기여해야 한다고 기대하기 때문일 것이다.
▲ 남북 분단의 문제를 예술적으로 형상화해 커다란 민족적 감흥을 가져다 준 음악가·영화감독·문학가 등과 함께 하는 무대를 만들면 어떨까. ⓒ프레시안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

당연히 이번 정상회담은 지난 2000년의 첫 정상회담과는 달리 남북 정상의 만남 그 자체만으로 커다란 민족적 감동을 가져오기는 어려울 것이다. 경제·군사 분야 등에서 큰 합의가 이루어진다 하더라도, 그런 추상적인 프로그램이 현재의 냉랭한 국민의 마음을 뜨겁게 달구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렇다면 현재 분단으로 인해 고통받는 남북해외 동포들의 구체적 사례를 논의한 후 파격적인 해결책을 제시하는 방안을 생각해 볼 수 있겠다. 납북자, 국군포로, 장기수 송환, 탈북자, 이산가족, 해외동포 문제 등이 그런 범주에 들 것이다.

그러나 이와 관련된 대부분의 사례는 남북 정권의 정통성 문제(이념적·정치적 문제)와 결부되어 있어 정상회담에서 이를 거론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울 수밖에 없다.

물론 동독에 유학왔던 북한 유학생 남편을 기다리며 46년 동안 수절해온 레나테 홍 할머니의 사례가 논의된다거나 이산가족 문제를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등의 문제에 대해서도 합의할 수 있겠지만, 그 정도를 가지고 '파격적'이라고 부르기에는 미흡한 점이 많을 것이다.

'2%' 그러나 '전부'가 될 수 있는 '감동'을 만들기 위해

그렇다면 남북 정권 모두에게 그리 큰 부담이 되지 않으면서도 남북의 민족 구성원 모두에게 보편적인 공감을 자아낼 수 있는 무대를 마련할 수는 없을까?

우리 민족이 분단으로 겪는 아픔을 치유하기 위해 노력하면서도 그 노력의 방도가 남이나 북 어느 한편에 치우치지 않은 인사들과, 남북의 평범한 민족성원으로서 순수한 민족적 동기에서 남북의 화해와 공존·통일을 염원하면서 일상적인 실천을 해온 사람들이 두 정상과 함께 주인공이 되는 무대를 만들면 어떨까?

지난 10년 동안 남북의 화해·협력을 위해 헌신적으로 노력해 온 남·북·해외의 경제인·학자·사회운동가들, 남북의 분단으로 인해 해외에서 살 수밖에 없었지만 크게 성공해 민족적 자긍심을 남북 모두에게 선사한 해외동포, 남북 민중 누구에게나 잘 알려져 있으면서 남북 모두에게 거부감이 없는 연예인·스포츠 스타, 남북 분단의 문제를 예술적으로 형상화해 커다란 민족적 감흥을 가져다 준 음악가·영화감독·문학가 등을 한자리에 모아 두 정상이 이들을 치하하고 반대로 이들은 자신의 경험과 소회를 전 민족을 향하여 밝히는 자리!

정상 두 사람만의 무대가 아닌 정상의 만남을 밑바닥으로부터 가능하게 추동해온 인물들이 정상과 함께하는 무대!

생각만 해도 벅차지 않은가.

지금은 민족의 화해와 공존, 통일에의 길에 장애와 혼선이 조성되기 쉬운 시점이고 이러한 때일수록 민족 구성원 다수의 마음을 크게 움직여 하나의 염원을 엮어낼 수 있는 감동이 절실히 요구되므로 이번 정상회담이 그러한 계기로 되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다소 꿈같은 얘기를 해보았다.

그러나 민족적 상상력을 조금만 진지하게 발휘한다면 결코 꿈만은 아닌 얘기라고 믿는다.

* '우리동포'는 북한 지원단체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부설 법률지원센터로 국내에 정착한 북한이탈주민(탈북자)과 재외동포들이 안고 있는 법률 문제, 민간차원의 남북 교류협력사업 과정에서 발생하는 법률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시민단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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