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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럼스펠드의 비참한 오늘은 노무현 대통령의 내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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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럼스펠드의 비참한 오늘은 노무현 대통령의 내일"

'파병반대국민행동', 이라크주둔 자이툰부대 철수 요구

이라크에 주둔중인 한국군 자이툰 부대를 철수하라는 목소리에 또다시 불이 붙었다.

자이툰 파병 연장 여부를 논의해야하는 시점에 치러진 미국 중간선거에서 조지 부시 대통령의 공화당이 잘못된 이라크 정책 때문에 패배하고, 이라크 점령 정책을 주도해 온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장관이 전격 경질되어 자이툰 철군의 기회와 명분이 주어졌기 때문이다.

자이툰 부대 파병에 반대하면서 조속한 철군을 요구해 왔던 시민단체들의 연합체인 '파병반대국민행동'은 10일 서울 미국 대사관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자이툰 부대를 즉각 철군해야 한다고 외쳤다.
▲ '평화 재건'을 명분으로 이라크에 들어간 자이툰 부대는 과연 누구를 위해 무엇을 했느냐는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자이툰 부대가 2004년 9월 아르빌에서 이동 작전을 펴는 장면 ⓒ국방부

파병반대국민행동은 기자회견문에서 "이라크 전쟁과 점령을 주도한 미국 유권자들이 부시 행정부를 심판한 상황에서 한미동맹을 위해 군대를 주둔시키는 것은 더 이상 설득력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특히 정부가 지난 2003년 파병을 결정하고 두 차례나 파병을 연장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라크 정책에 대해 국민들에게 아무런 평가도 내놓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시민단체들은 지난 3년간 이라크 정세변화와 파병 정책을 평가하는 보고서와 청문회가 실시돼야 한다고 줄기차게 주장해왔다. 그러나 외교통상부와 국방부는 그와 관련해 국무회의에 제출한 보고서가 단 한 건도 없다며 평가 자체를 하지 않아 왔다. 국회 역시 파병정책에 관한 청문회를 개최하지 않았다.

특히 여당인 열린우리당은 지난해 파병 연장 동의안을 비준하는 국회 본회의에서 2006년 이라크 새 정부가 출범한 후 철군 논의를 공식화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일부 감축 방안 마련중'이라는 보도만 흘러나올 뿐, 관심은 온통 정계개편 논의에만 집중돼 있다.

파병방대국민행동은 "자이툰 부대는 연 1500억원의 예산 중에서 10% 미만을 재건지원에 사용한다"며 "자이툰의 평화재건 활동은 완전한 허구"라고 주장했다.

'국민행동'은 특히 자이툰이 주둔하고 있는 이라크 북부 아르빌에는 다국적군이 필요없음을 인정하는 미군의 문서가 있고, 아르빌은 미 행정부가 의회에 분기마다 제출하는 보고서에도 '치안권을 이양할 수 있는 지역'으로 규정됐다고 밝혔다.
▲ 파병반대국민행동 소속 시민단체 회원들이 10일 오전 서울 미국 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프레시안

이들의 주장은 자이툰을 철군시키고 이라크를 마냥 내팽개치자는 것이 아니다.

자이툰 부대를 철수하는 대신 군대 주둔 예산의 전부를 이라크의 평화재건에 사용하도록 해야 한다는 게 이들이 주장하는 '평화적인 대안'이다.

'국민행동'은 "이라크 국민의 주권을 존중하는 시각에서 이라크 평화에 대한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며 "자이툰 부대의 전면 철수를 즉각 천명하고 군대 외의 평화재건 지원방안을 내놔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라크 정국의 안정과 독립적인 정부 구성을 위해 '국민행동'은 "비록 이라크가 분열과 갈등의 한가운데에 있는 것이 현실이지만 이라크의 운명은 주권자인 이라크 국민들이 유엔 등 국제기구와 협력을 통해 스스로 개척해 나갈 수밖에 없다"며 미군 등 모든 '다국적군'을 철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집회에 참석한 오종렬 전국민중연대 상임의장은 "남의 나라 땅을 침략하는 전쟁에 우리 귀한 아들들이 단 한명도 들어가 있으면 안 된다"며 조속한 철군을 촉구했다.

이태호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은 "미국 중간선거에서는 이라크 정책이 잘못됐음에도 불구하고 그래도 미군을 주둔시켜야 한다는 부시 행정부의 입장에 반대의 뜻을 보인 것"이라며 "지난해 열린우리당은 이라크 전쟁이 잘못된 전쟁이긴 하지만 지원은 해야 한다고 강변했는데 그 역시도 엄중한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민행동' 기획단의 김광일 씨는 연설에서 "럼스펠드의 비참한 오늘은 노무현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의 내일"이라며 노 대통령이 자이툰 부대에 대한 결단을 내리지 않으면 국민들의준엄한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김 씨는 특히 "베트남전쟁, 94년 한반도 전쟁위기, 유고전쟁 등은 모두 미국 민주당 행정부가 저지른 일이듯 민주당도 전쟁을 반대하는 당이 아니라"라며 자이툰 부대가 완전 철군될 때까지 긴장을 늦추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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