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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적 무시와 벼랑끝 전술

한반도 브리핑 <12> 제 발등 찍고 있는 미국의 대북강경책

북한이 5일 새벽(한국시간) 미사일을 발사했다. 일본과 미국발로 전해지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관련, 우리 정부도 이날 새벽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인 '대포동 2호'를 비롯해 중·단거리 미사일 6발을 발사했다고 확인했다. 지난 5월부터 한 달 넘게 국제사회의 이목을 집중시켜 온 북한의 미사일 발사 움직임이 현실로 드러난 것이다.

그러나 몇 가지 지점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 관련 소식들에는 혼란스러운 점이 있다. 이날 발사한 미사일이 과연 장거리 미사일을 포함하고 있는지의 여부가 명확히 확인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번주 '한반도 브리핑'의 필자인 임원혁 박사(재미)는 이날 <프레시안>과의 전화 통화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장인 무수단리에 설치됐던 다단계 발사체가 사라졌는지가 확인되지 않고 있는 점, 상대적으로 궤도추적이 어려운 밤 시간을 이용해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 점 등을 들어 장거리 미사일의 발사 여부를 '아직' 확언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따라서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준비와 북미관계에 초점을 맞춘 이번주 '한반도 브리핑'은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강행하기 전인 4일 오후(한국시간)에 쓰여진 글이긴 하지만 현 시점에서도 충분히 의미있는 분석과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필자인 임 박사와 <프레시안>은 판단했다. 더욱이 이번 브리핑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향후 북미관계를 비롯한 한반도 정세에 미칠 영향도 잘 보여주고 있어 원고 내용을 가감하지 않고 그대로 소개한다. <편집자>

또다시 등장한 북한의 벼랑끝 전술

외교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지면 북한은 긴장을 고조시켜 돌파구를 찾곤 한다. 한달 이상 국제적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준비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다. 물론 그 자신이 비외교적인 언행으로 악명 높은 존 볼튼 주 유엔 미국대사도 지적한 것처럼, 대화의 실마리를 찾기 위해 미사일 시험발사를 위협하는 것이 통상적인 외교행위라고 보기는 어렵다. 하지만, 북한은 지금까지 미국과 협상한 경험에 비추어 벼랑끝 전술만큼 효과적인 외교수단도 없다고 생각한다.

북한측의 이와 같은 논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지난 10여년 동안의 북미협상을 돌이켜 봐야 한다. 1994년 6월 북한은 미국과 핵 문제의 일괄타결에 실패하자 미국의 경고를 무시하고 영변 원자로에서 연료봉을 추출했다. 플루토늄을 재처리하겠다고 위협한 북한에 대해 미국이 선제공격을 검토하면서 한반도는 전쟁 일촉즉발의 상황에 처했으나, 결국 북한과 미국은 협상을 재개했고 그 해 10월 제네바 합의를 도출했다.

이 합의에 따라 북한은 경수로 및 중유를 제공받고 미국과 관계 정상화를 이루는 조건으로, 흑연감속로 및 관련시설을 단계적으로 폐기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이후 경수로 건설과 북미 관계 정상화 조치가 지연되고 1998년에 들어서는 금창리 지하시설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는 등 북미관계가 냉각되자 북한은 그 해 8월 다단계 추진체를 발사하여 다시 한번 긴장을 고조시켰다.

명실상부한 김정일 시대의 개막을 앞두고 당시 경제난으로 침체된 내부 분위기를 일신하려는 의도도 있었지만, 국제적 이목을 집중시켜 외교적으로 어려운 상황을 타개하려고 한 것이다. 실제로 북한의 다단계 추진체 발사 조치를 계기로 미국은 페리 프로세스를 통해 대북정책을 전면 재검토했다. 그 결과 1999년에는 북한과의 적대관계 해소를 통해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위협을 제거한다는 기본방침이 세워지고 북미 미사일 협상도 본격적으로 전개되었다. 2000년에는 북한 조명록 차수의 워싱턴 방문과 매들린 올브라이트 국무장관의 평양 방문을 통해 북미관계가 드디어 본궤도에 오르는 듯 했다.
▲ 2000년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의 방북은 대포동 1호 발사라는 '벼랑끝 전술'의 효용성을 입증했던 사례였다. ⓒ연합뉴스

2001년에 출범한 부시 행정부가 북한에 대해 악의적 무시 정책을 채택함으로써 북미관계는 다시 한번 얼어붙었지만, 북한이 벼랑끝 전술을 통해 상황을 반전시키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남북관계 및 북일관계가 진전되고 있던 2002년 10월 미국이 북한의 고농축우라늄 프로그램에 대해 의혹을 제기하자 북한은 강력히 반발했고, 미국이 중유제공을 중단하자 북한은 동결되었던 영변 원자로의 가동을 재개하고 폐연료봉의 플루토늄을 재처리했다.

이로 인해 한반도는 위기상황으로 돌입하는 듯 했으나 곧 미국과 북한은 6자회담이라는 틀을 통해 외교대화를 재개했다. 북한의 벼랑끝 전술이 다시 한번 외교적 돌파구로 연결된 것이다. 하지만, 대화의 틀이 마련되었음에도 불구하고 1994년 및 1998년과는 달리 미국이 북한과의 본격적인 협상에 나서지 않자 북한은 2005년 2월 핵무기 보유를 선언한 후 영변 원자로에서 연료봉을 추출했다. 이처럼 북한이 초강수를 두자 대다수의 논객들은 한반도 상황이 급격히 악화될 것을 우려했으나, 오히려 미국은 부시 행정부 들어 처음으로 북한과 본격적인 양자협상을 가졌다. 벼랑끝 전술의 논리가 다시 한번 입증된 것이다.

이번에도 상황은 그리 다르지 않다. 작년 9월 19일 비핵화, 관계정상화, 경제협력, 평화구축 등 네 가지 목표 및 이행원칙에 관한 공동성명이 발표된 이후 6자회담은 다시 한번 교착상태에 빠져 들었다. 미국과 북한이 각각 취해야 할 구체적인 행동의 내용과 순서 설정에 대한 이견이 표출되었기 때문이다.

최근 데이비드 스트로브 전 국무부 한국과장이 비판한 바와 같이 부시 행정부는 모호하게 표현된 9.19 공동성명이 발표된 직후 북한이 먼저 핵을 포기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에 반해 북한은 6월 1일 외무성 성명을 통해 작년 4차 6자회담에서 동시행동의 원칙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었다고 주장하는 한편,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이 폐기된다면 북한은 단 한 개의 핵무기도 필요없게 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같은 성명에서 북한은 북한이 핵포기에 대한 전략적 결단을 이미 내린 것처럼 미국도 공동성명을 이행할 정치적 결단을 내렸다면 6자회담 미국측 단장이 평양을 방문하도록 요청했다. 하지만, 이처럼 본격적인 양자협상을 재개하려는 구상이 미국의 거부로 무산되자 북한은 벼랑끝 전술로 돌아가 미사일 시험발사를 위협하게 된 것이다.

미국의 대안: 선제공격, 악의적 무시, 본격 협상

이와 같은 북한의 행동에 대해 미국이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를 두고 미국 내에서는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정확한 정보를 확보하기 어려운 가운데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각자 이해관계에 따라 미국의 대응 방안을 논하는 경향이 있지만, 미국이 채택할 수 있는 대안은 크게 보자면 선제공격, 악의적 무시, 본격적 협상으로 나눌 수 있다.

이중 선제공격 가능성은 클린턴 행정부 당시 국방부 장관과 차관보를 각각 역임한 윌리엄 페리와 애쉬턴 카터에 의해 제기되었다(<워싱턴포스트> 6월 22일자 논단). 1994년 1차 핵위기 때 북한에 대한 선제공격을 검토하기도 했던 이들은 예방적 방어(preventive defense)라는 개념을 활용하여 미 외교안보정책의 방향을 제시해 왔다. 언뜻 보기에 예방적 방어는 위협이 현실화되기 전에 그 위협을 미리 제거한다는 차원에서는 부시 행정부의 예방적 전쟁(preventive war)과 유사한 것 같지만, 상대방이 넘어서는 안될 금지선(red line)을 설정한 후 경제제재 및 무력사용의 위협에 의한 강압외교(coercive diplomacy)를 활용한다는 측면에서 예방적 전쟁과 상당한 차이가 있다.

사실 페리와 카터는 부시 행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 진지한 외교협상 노력도 없고 북한이 넘어서는 안될 금지선도 없는 모호한 정책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2003년 2월에는 존 샬리카쉬빌리 전 합참의장과 함께 <월스트리트저널>에 기고한 논단을 통해 북한의 플루토늄 재처리를 용인해서는 안 된다고 하는 한편, 북한의 핵 포기 여부는 북한과의 직접대화를 통해서만 확인될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처럼 북미 양자협상의 중요성을 강조했던 페리와 카터이지만, 최근 논단에서는 북한과의 외교가 실패했다고 평가하면서 북한이 미사일 시험발사 준비를 중단하지 않을 경우 선제공격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북한과의 외교가 실패했다면 왜 실패한 것인지, 북한과 미국 어느 쪽의 책임이 더 큰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무 설명도 없다. 진지한 외교협상 노력이 없다면 외교가 실패하는 것은 당연한 귀결인데, 이 경우에도 선제공격이 정당화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전혀 언급이 없다.

'부시 행정부의 대북정책이 옳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각종 불법행위와 인권위반으로 북한의 이미지가 악화되고 있는데 북한 편을 드는 것으로 비쳐지는 것은 싫고, 어찌 되었든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커지도록 방치할 수는 없으니까 우선 금지선이라도 긋고 무력사용을 위협하는 것이 낫다.' 페리와 카터의 생각은 대략 이런 것이 아닐까 추측된다. 사실 북한을 상대로 협상했던 전·현직 미국 관리들의 고민도 기본적으로는 이와 별 차이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 미국이 북한의 미사일 시설을 선제공격한다 하더라도 북한이 남한을 공격하는 '자살행위'를 하지 않을 것이라는 윌리엄 페리 전 국방장관의 논리에 따르면 북한은 미국을 미사일로 공격하는 더 큰 자살행위도 하지 않는다는 결론에 도달해 미사일 위협을 걱정할 필요가 없게 된다.ⓒ연합뉴스

북한과의 외교를 실패로 규정한 페리와 카터는 지극히 군사적인 관점에서 선제공격 방안을 분석한다. 미사일방어망(MD) 구축에 이해가 걸린 사람들이 실패하든 성공하든 예산을 더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북한의 미사일을 요격할 것을 제안한 데 반해, 페리와 카터는 북한의 미사일이 발사되기 전에 선제공격하는 것이 훨씬 더 실효성이 있는 조치라고 주장한다. 특히 한반도의 군사적 균형을 감안할 때 북한이 남한을 공격한다는 것은 자살행위에 해당하기 때문에 북한 미사일 시설에 대한 선제공격이 전면전으로 비화할 가능성은 별로 없다고 진단한다.

그런데 이 논리에는 두 개의 오류가 있다. 첫째, 북한이 남한을 공격하는 것이 자살행위에 해당한다면 미국을 미사일로 먼저 공격하는 것은 더 큰 자살행위가 될 것이므로, 이들의 논리에 따르면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해 걱정할 이유가 없게 된다. 논리적 일관성을 갖추지 못한 이들의 주장을 통해, 열강에 대해서는 억지력(deterrence)을 인정하고 상호위협감축(mutual threat reduction)이라는 원칙을 쉽게 받아들이지만, 북한처럼 '만만한 상대'에 대해서는 압박을 통해 일방적인 위협 제거를 꾀하는 미국 외교안보정책의 이중잣대를 볼 수 있다.

둘째, 북한 미사일 시설에 대한 선제공격이 북한 지도부 제거 작전이나 북한에 대한 전면공격으로 확대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어떻게 보장할 것인지가 불분명하다. 지금까지는 평양에 특사를 보내지 않다가 그 때가서 북한 지도부를 안심시키기 위해 특사를 보낼 것인가? 사실 상호억지의 논리에 따르면 북한이 먼저 공격한다는 것은 자살행위이지만, 어떻게 확대될지 모르는 선제공격에 대한 보복으로 미국, 일본, 남한을 공격하는 것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일이다.

대북혐오에 바탕을 둔 부시행정부의 '악의적 무시' 정책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 준비에 미국이 대응하는 또 하나의 방안은 북한의 벼랑끝 전술을 무시하고, 북한이 '진짜 어리석은 짓'을 할 때까지 기다려 북한에 대한 제재 조치를 취하는 것이다. 이 방안은 김정일 정권을 압박하여 정권이 붕괴되면 좋고 붕괴되지 않더라도 특별히 손해 볼 것이 없다는 부시 행정부내 강경파의 생각과 일맥상통하는 측면이 있다. 이와 같은 '정책 아닌 정책'의 기반을 이루는 것은 치밀한 전략적 계산이 아니라 "김정일을 혐오한다"는 감정이다.

하지만, 북한의 벼랑끝 전술을 무시하고 북한이 결정적인 실수를 할 때까지 기다리는 방안에는 두 가지 문제가 있다.

첫째, 핵 비확산 및 미사일 기술통제에 관한 국제규범에는 여러 허점이 있기 때문에 북한이 넘으면 안될 금지선을 설정하고 유지하려는 별도의 외교적 노력이 없는 한 '진짜 어리석은 짓'이 무엇인지가 명확하지 않다. 제재에 필요한 국제법적 근거가 없을 경우 금지선이라는 개념은 양자 및 다자협상을 통해 형성되고 확인되는 것이지 어디에서 가져올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일례로 북한은 미사일기술통제규약(MTCR)에 가입하지도 않았기 때문에 북한의 중장거리 미사일을 규제할 국제법적 근거가 없다. 실제로 1998년 북한이 다단계 추진체를 발사했을 때에도 유엔 안보리 의장성명 이상으로 북한을 제재할 방법은 강구하기 어려웠다.

1994년 제네바 합의 이후 북한의 플루토늄 재처리가 금지선으로 기능했던 이유는, 경수로 및 중유 확보와 북미 관계 정상화를 조건으로 북한이 이에 동의했기 때문이다. 물론 북한에 대한 무력사용 위협이 금지선의 실효성을 제고했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기본적으로는 북미간의 주고받기식 협상이 금지선 설정의 전제가 된 것이다.

역으로 2002년 10월 제네바 합의가 파기되자 이 금지선의 실효성은 급격히 약화되었다고 볼 수 있다. 북한의 고농축우라늄 프로그램에 대한 실체적 진실이 무엇인지는 3년 반 이상이 지난 지금도 알 수 없지만, 플루토늄 재처리와 관련하여 그때까지 유지되어 오던 금지선을 무력화시키면서까지 고농축우라늄 문제를 당시 부각시킬 필요가 있었는지는 의문이다.

이처럼 금지선이 자명한 것이 아니라 협상을 통해 만들어지는 것이라면 북한이 '진짜 어리석은 짓'을 할 때까지 상대하지 않는다는 방안은 근본적인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북한이 무기급 핵물질을 국제테러조직에 이전하지 않는다면 북한은 무기급 핵물질을 계속 생산해도 되는 것인가?

둘째, 미국이 먼저 북한과의 진지한 협상을 통해 문제 해결의 의지를 보여 주지 않는 한 북한에 대한 다자제재가 이뤄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 중국은 2000년 북한과의 관계를 복원한 이후 북한도 중국처럼 정치적 안정을 유지하면서 개혁개방을 추구하도록 조언하는 한편 모든 분야에서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북한의 완충지대 역할을 중시해 온 중국이, 중국에 대해 우호적이지도 않은 부시 행정부의 뜻을 따라 북한을 압박할 이유는 찾아 보기 어렵다.

한반도에서 스스로의 입지를 축소시킨 옐친 시절의 정책에서 벗어나 북한과의 관계를 개선한 러시아도, 여러 차례 러시아와 마찰을 빚어온 부시 행정부의 대북 강경정책을 지지할 이유가 없다. 한반도 냉전구도의 해체를 목표로 남북관계를 발전시켜 온 우리의 경우에도 북미간에 진지한 협상이 이뤄지지 않는 상태에서 대북제재에 동참하기는 어렵다. 더 나아가 미국의 대북 강경정책은 중국과 러시아의 활동공간을 넓히고 한미관계의 갈등요인으로 작용함으로써 동북아시아 내에서 미국의 입지를 약화시키고 있다.

대북 협상 기피는 동북아지역 미국 위상만 약화시킬 뿐

이처럼 대북 선제공격은 위험부담이 너무 크고, 악의적 무시 정책은 실효성이 별로 없다면, 미국이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은 북한이 넘어서는 안될 금지선을 정하고 진지하게 양자 및 다자 협상에 임하는 것이다. 미국은 북한에 대한 적대정책을 폐기한 후 북한과의 관계정상화를 도모하고, 북한은 이에 상응하여 단계적으로 대량살상무기 프로그램을 폐기하면 된다. 또한 양자 및 다자 관계를 개선하기 위한 다양한 협력 프로그램을 통해 동북아시아에 평화체제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관한 금지선은 이와 같은 협상을 통해 형성되고 유지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지난 5년간의 경험에 비춰 볼 때 부시 행정부가 기존의 악의적 무시 정책을 바꿀 가능성은 현재 그리 높지 않지만, 우리로서는 미국이 북한을 상대로 본격적인 협상을 전개하는 것이 여러모로 볼 때 합리적인 방안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대북 강경정책으로 인해 동북아시아 내에서 미국의 입지가 약화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사실 북한과 협상을 꺼리고, 중국, 러시아, 한국과 마찰을 빚으며, 일본만 중시하는 것이 옳은지에 대해서는 미국 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으므로 너무 비관할 필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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