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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을 만났다. 그 적은 바로 우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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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을 만났다. 그 적은 바로 우리였다"

찰머스 존슨의 '미 제국주의 비판' 〈3〉

톰: (이라크, 아프간 등의) 전쟁예산은 포함된 게 아니죠?

찰머스: 물론 포함되지 않은 겁니다! 행정부에 앉아 있는 저 사람들은 우리들을 꼬드겨 매우 환상적인 군사장비들을 만들게 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서는 아주 유명한 지적이 있습니다. 클린턴 행정부 당시의 매들린 올브라이트 국무장관이 콜린 파월 장군에게 이런 말을 했다죠.

"귀하가 항상 말하는 그 기똥찬 무기들, 그런데 그 무기들을 사용할 수 없다면 도대체 무슨 소용이 있다는 겁니까?"

글쎄요, 그 무기들을 지금 당장 사용하려고 하면 그 사람들은 당장 1200억 달러가 더 필요하다고 말할 겁니다, 아마!(웃음)

그런데 문제는 공식 국방예산도 도대체 말이 되지 않는다는 겁니다. 국방예산계획서는 록히드 마틴의 F-22 전투기와 같은 무기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F-22 개발은 미 국방역사상 최대치의 계약액을 기록한 프로젝트죠. F-22는 스텔스 전투기인데 사실 아무 짝에도 쓸모가 없는 신무기입니다. 저들은 또 버지니아급 핵잠수함을 추가로 건조하고 싶어 합니다. 이건 그저 해군 제독들의 장난감일 뿐이죠.

톰: 우리가 젊었을 때는 펜타곤의 예산낭비에 관한 기사들이 상당히 많았던 걸로 기억하는데요, 1개에 100만 달러나 되는 몽키스패너 등등…. 그런데 요즘에는 그런 언론보도조차 거의 눈에 띄지 않는 것 같습니다.

찰머스: 그것은 언론이 펜타곤의 품위 있고 정상적인(?) 회계관행에 완전히 손을 들었기 때문입니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이기도 한 조지프 스티글리츠 교수가 현재 진행되고 있는 전쟁 등에 소요되는 진짜 펜타곤 예산을 뽑아본 적이 있는데 자그마치 2조 달러에 달한다고 합니다. 무기를 구매하기 위해 빌린 국채에 대한 이자만도 수십억 달러에 이릅니다. 무엇보다도 펜타곤은 퇴역군인 복지에 관한 예산을 정직하게 반영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 부분에 관한 올해 공식예산은 680억 달러인데, 이는 실제 필요예산보다 훨씬 적은 것이 분명합니다. 1차 걸프전 이후 연금 등을 신청해서 받고 있는 퇴역군인의 그 엄청난 숫자만 고려해도 그렇습니다. 퇴역군인들에게 약속했던 혜택의 상당 부분을 취소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에 몰릴 것이 거의 분명합니다. 예를 들어 트라이케어(Tricare)란 게 있는데, 이는 퇴역군인 및 그 가족들에 대한 정부보조 건강보험제도입니다. 2007년도의 관련 예산은 390억 달러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이 수치는 벌써부터 엄청난 상승세로 치솟고 있습니다. 미국은 이를 감당할 수 없습니다.

심지어 도널드 럼스펠드, 잘난 척하는 이 이데올로그도 최근의 국방예산에는 완전히 두 손을 다 든 것 같습니다. 단 한 항목도 삭감되지 않았으니까요. 모든 무기개발이 통과됐습니다. 럼스펠드는 '군사력 변환(고가의 중무기 대신 경량화, 지능화로 미군을 신속기동군화한다는 전략: 역자)'을 상징하는 인물입니다. 우리는 이미 상상할 수 있는 어떤 상황에도 대처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핵무기를 갖고 있는데 도대체 왜 새로운 무기개발에 돈을 써야 하는 겁니까? (럼스펠드도 어쩌지 못할 정도로 미국의 신무기개발 중독증은 심각하다는 의미: 역자) 게다가 (펜타곤의 국방예산 외에) 에너지부도 핵무기개발을 위해 2006회계연도에만 185억 달러의 예산을 쓰고 있습니다.

톰: 펜타곤 외에 다른 부서에서도 국방예산을 쓰고 있다는 말씀이시죠?

찰머스: 그렇습니다. 이것은 에너지부의 예산입니다.

톰: 그러니까, 펜타곤 예산 외에 숨겨진 국방예산이 상당히 많다?

찰머스: 그렇습니다, 대단히 많습니다! 저는 미 국방예산의 전체 규모를 연간 7500억 달러 정도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펜타곤의 공식예산이 4400억 달러 정도, 여기에 이라크전쟁 등을 위한 예산이 연간 1200억 달러, 이는 펜타곤 회계책임자인 티나 존스가 계산한 것인데 현재 한 달에 68억 달러씩 쓰고 있다고 합니다. 여기에 또다른 항목들이 추가되는데 무엇보다도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이 퇴역군인 관련 예산입니다. 특히 중증 부상자, 베트남전쟁 시기만 해도 전사자로 처리됐을 이들 중증 부상 군인들의 생명 유지 및 건강관리에 들어갈 비용이 엄청날 거라는 얘깁니다. 베트남전쟁 때라면 이들은 대부분 전사자로 처리됐을 겁니다. 하지만 지금 이들은 살아 있는 사람들입니다. 이들의 존재는 부시 행정부에게도 너무도 당혹스러운 것이라 정부는 이들을 한밤중에 아무도 보지 않을 때 본국으로 송환시킵니다. 존 머사라는 하원의원이 있죠. 퇴역 장교이기도 한 이 사람은 펜타곤이 한다고 하면 아무리 말도 안 되는 무기개발이라도 무엇이든지 밀어주는 바람에 방위산업 역사상 가장 우호적인 정치인이라는 평판까지 들었던 의원인데, 최근 퇴역군인들을 위한 병원을 드나들더니 정신을 조금 차렸습니다. 공개적으로 이라크전쟁에 반대한 거죠. 저로서는 놀랍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톰의 어머니도 만화가였던 걸로 알고 있지만, 어머니와 내가 같이 좋아하는 월트 켈리라는 만화가가 있습니다. 그 분의 만화 중에 유명한 구절이 있는데 뭔지 아십니까? "적을 만났다. 그 적은 바로 우리였다"입니다. 지금 우리 상황에 딱 맞는 말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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