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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트로 “미국은 국제 테러리스트 보호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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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트로 “미국은 국제 테러리스트 보호 말라”

김영길의 '남미 리포트' <60>

테러와의 전쟁을 선언한 부시 행정부가 국제테러리스트를 보호하고 있다고 쿠바의 카스트로와 베네수엘라의 차베스가 맹비난을 퍼붓고 있어 중남미 언론들이 들끓고 있다.

지난 주 쿠바의 카스트로와 베네수엘라의 차베스가 다시금 미국을 향해 독설을 토하게 만든 건 중남미 판 빈 라덴 격인 루이스 뽀사다 까릴레스라는 테러리스트가 미국 마이애미 이민국에 의해 체포되면서부터다.

전 미 중앙정보국(CIA)요원 출신인 까릴레스(77)는 쿠바태생으로 베네수엘라 국적을 가진 반(反) 카스트로 인사로 잘 알려진 인물이며 중미의 빈 라덴으로 불리고 있다.

그는 지난 76년 카라카스 발 쿠바 행 민항기폭파로 73명의 쿠바인 탑승객 전원의 생명을 앗아간 폭파범으로 베네수엘라 정부에 체포되어 재판 중 85년 탈옥하여 행방을 감춘 후 아바나 호텔 폭탄테러 등 쿠바에서 일어난 각종폭탄테러혐의를 받고 있기도 하다.

지난 2000년에는 파나마에서 개최된 이베로 아메리카 정상회담장소에 폭약을 설치, 쿠바 카스트로 암살을 기도한 혐의로 체포되어 파나마에서 교도소생활을 하기도 했다.

파나마정부의 특별사면으로 석방된 까릴레스는 미국에 은신 중 지난 3월 미국정부에 망명을 요청, 언론에 노출이 되자 미국정부는 최근 공식적으로 “까릴레스가 마이애미 이민국에 불법체류자의 신분으로 체포되어 있다”고 확인을 하게 된 것이다.

쿠바에서 출생한 까릴레스는 미국으로 건너가 미군장교 교육을 받고 미 정보국에서 폭약전문가로 일하기도 했으며 베네수엘라에서 경찰생활을 하기도 했다. 그는 철저한 반공주의자로 카스트로 정권의 전복을 위해 일생을 바쳐 미국에 거주하고 있는 반 카스트로계 쿠바인들에게는 영웅대접을 받고 있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카스트로 입장에서 본다면 까릴레스의 존재야말로 테러리스트 이상의 의미를 지닌 최대의 정적인 셈이다. 카스트로는 지난 주말 까릴레스의 신변을 베네수엘라에 인도하라고 공개적으로 미국정부에 요구하고 “미국정부는 지금까지 국제적인 테러리스트를 보호해 오다 최근 언론에 그의 소재가 공개되자 뒤늦게 그를 체포했다고 발표한 것은 가소로운 처사”라고 미국을 비난하고 나섰다.

한편 쿠바의 아바나 시내의 미 통상대표부 건물 앞에는 카스트로 주도로 1백만에 가까운 시위대가 몰려 까릴레스의 신병인도를 요구하는 구호를 외치며 테러범에 대한 미국정부의 불공평한 처사를 성토하기도 했다.

카스트로가 미국에 까릴레스의 신병을 베네수엘라로 인도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그가 베네수엘라 국적을 가진 데다 쿠바는 미국과 외교관계나 범인인도협정 등을 체결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카스트로의 열렬한 지지자 차베스 역시 미국정부에 까릴레스의 인도를 요청하며 미국을 압박하고 있다. 차베스는 “지난 2002년 (베네수엘라) 반정부 쿠데타를 주도한 인물이 까릴레스라는 확증을 가지고 있으며 대통령(나를)을 암살하려고 하는 주도세력 뒤에는 항상 까릴레스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차베스는 또 “부시 정부가 무엇 때문에 테러리스트라는 확실한 증거를 가진 까랄레스를 보호하고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목청을 높이고 “미국은 이라크의 오사마 빈 라덴을 사악한 테러분자로 규정, 그의 체포에 혈안이 되어있는데 중미의 테러분자 까릴레스는 미국이 보호해야 할 선량한 사람인가”를 묻고 있다.

카스트로와 차베스는 “미국이 만일 끝까지 까릴레스의 신병을 우리에게 인도하지 않는다면 그를 국제재판에 회부하겠다”고 밝혀 까릴레스의 문제를 국제적인 이슈화로 삼아 세계적인 여론화를 노리고 있다.

쿠바와 베네수엘라의 현지언론들은 미 국무부가 쿠바와 베네수엘라정부가 요청한 까릴레스의 신병인도를 거절했다고 밝혔다. 워싱턴의 부시 행정부는 “양국의 요구는 충분한 여건을 충족시켜주고 있지 않다”며 “까릴레스가 테러리스트라는 증거가 불충분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미국주재 베네수엘라 대사관은 “까릴레스의 테러행위를 입증할 만한 확실한 증거들을 제출하겠다”고 밝혀 미국을 놓고 쿠바-베네수엘라로 이어지는 좌파지도자들의 반미 목청이 더욱더 거세질 전망이다.

<사진> 중미판 빈 라덴으로 평가받고 있는 루이스 뽀사다 까릴레스. @베네수엘라 까릴레스 자료파일.미군 정보장교 시절의 까릴레스.베네수엘라 까릴레스 자료파일.쿠바 민항기 폭파범으로 체포 당시의 까릴레스.베네수엘라 까릴레스 자료파일.까릴레스의 지명수배 전던을 보여주고 있는 쿠바의 카스트로. 까릴레스는 카스트로의 최대의 정적이기도 하다. 베네수엘라 까릴레스 자료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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