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앞으론 '살색' 아니라 '살구색'으로"

"특정색을 '살색'으로 부르는 것은 평등권 침해"라는 인권위 지적에 따라 '연주황', '연한노랑분홍'등으로 대체돼온 '살색' 크레파스 명칭이 '살구색'으로 최종 확정됐다.

국가인권위는 17일 "기술표준원은 이번 달 KS표준의 관용색 명칭을 개편하면서 기존의 '살색'에 해당하는 명칭을 살구색으로 최종 확정했다"고 밝혔다.

인권위는 지난 2001년 11월 외국인 4명과 김해성 목사가 기술표준원장과 3개 크레파스 제조업체를 상대로 한 '크레파스 색상의 피부색 차별' 진정에 대해 "특정색의 '살색 명명'은 평등권 침해 소지가 인정된다"며 기술표준원에 한국산업규격(KS) 개정을 권고한 바 있다.

이후 기술표준원은 KS표준에서 살색을 없애고 문구류 등에서 살색의 계통색 명칭인 '연주황(軟朱黃)'을 사용했다가 지난 해 계통색 표준 개편에서 다시 한글이름 '연한노랑분홍'으로 변경했으나, 문구류 등에서는 '연주황'이 계속 사용됐다.

그러다가 지난해 8월 초ㆍ중등학생 6명이 "지나치게 어려운 한자어인 '연주황 사용'은 어린이에 대한 차별"이라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한 이후 이번달 '살구색'으로 최종 확정됐다.

KS표준 색깔은 '기본색+수식 형용사 결합'으로 이뤄지는 계통색과 '연상에 의한 방법'으로 표현되는 관용색 두 가지로 나뉘며, 연주황, 연한분홍노랑은 계통색에, 살구색은 관용색에 속한다.

한편, 산업자원부 기술표준원은 이번 표준 관용색 이름 개정으로 실생활에서 사용되는 병아리색, 키위색, 모카색, 수박색, 자두색, 멜론색등 관용색 이름 42개를 새롭게 표준색 이름으로 포함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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