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자유무역협정(FTA) 8차 협상 이틀째인 9일 협상이 빠른 속도로 진척되면서 전날 협상이 완전히 마무리된 경쟁 분과에 이어 전자상거래, 정부조달, 위생검역(SPS), 통관 등 여러 분과의 협상이 하루 이틀 내 타결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다른 분과의 협상도 1~2개의 고위급 협상 의제만 남긴 채 이번 협상에서 대부분 마무리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날 협상장 안팎에서 흘러나온 소식에 따르면, 한미 양국 협상 수석대표와 분과장만 참석하는 이른바 '2+2 협상'에서는 한미 양측 간 이견들이 속속 봉합되고 있다. "이번 협상에서 협정 타결을 위해 전향적인 자세를 고수한다"는 원칙을 정한 한국 측이 지난 6일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최종적으로 정해진 '한국 측 마지노선'을 속속 협상 테이블에 내려놓으면서 협상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는 것.
그러나 이날 민감품목에 대한 협상이 본격화된 농업 분과에서는 민감품목의 개방 수위 및 세이프가드의 발동요건 등에 대해 양국 협상단이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고위급 협상이 3차례나 열린 섬유 분과의 협상도 아직 난항 기류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나 이는 협상 막바지에 나오는 자연스러운 진통이고, 실제로 심각한 난항을 겪는 것은 자동차 관련 협상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미국 측 협상단이 이번 협상에서 최근 미 의회 의원들이 조시 부시 미 대통령에 제시한 높은 수준의 요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미 배기량 기준 자동차 세제의 개편(자동차세 단계 축소, 특소세 단계 축소, 공채 폐지)이라는 양보안을 제시한 한국 측이 난색을 표하고 있다.
칼 레빈 '오토 코커스(미 의회 자동차 모임)' 공동의장, 찰스 랑겔 하원 세입세출위원장, 샌더 래빈 하원 세입세출위원회 무역소위원장 등 15명의 상하원 의원들(민주당 9명, 공화당 6명)은 최근 부시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에서 △미국산 차에 대한 한국의 자동차 관세(8%) 즉시 철폐 △한국산 차에 대한 미국의 승용차 관세(2.5%) 15년 이상 장기 철폐 및 픽업트럭 관세(25%)의 개방 제외 △미국산 차의 대한 수출 증가분만큼에 대해서만 한국산 차에 무관세 혜택 부과 △미국 측에 세이프가드(safeguard, 긴급 수입제한조치) 발동 권한 부여 등을 요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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