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합의 깨고 "쇠고기 문제도 FTA 협상에 넣자"

미국이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에서 미국산 쇠고기와 관련된 현안도 함께 논의할 것을 요구하고 나선 것으로 18일 확인됐다.

농림부에 따르면 미국 측은 최근 미국 몬태나 주 빅스카이 리조트에서 열린 한미 FTA 5차 협상에서 한국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과 관련된 문제와 조류 인플루엔자에 대한 지역화 인정 문제 등 현안도 함께 논의하자고 요구했다.

이 중 미국산 쇠고기 수입과 관련된 미국의 요구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대한 한국의 검역기준을 낮추어 달라는 것이며, 조류 인플루엔자에 대한 지역화 인정 요구는 조류 인플루엔자가 발생하지 않은 미국 내 비발생 지역의 가금류에 대해서는 그 수입을 막지 말라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농림부는 "12월 19~20일 워싱턴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한미 FTA 제5차 위생검역(SPS) 분과 협상이 양국 간 의제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연기됐다"고 밝혔다.

이런 미국의 요구는 기존의 한미 양국 협상단 간 합의를 깨는 것이어서 논란이 빚어지고 있다. 한미 양국 협상단은 한미 FTA 협상 초기에 위생검역 분과에서는 개별 검역현안에 대해서는 논의하지 말자고 합의한 바 있다. 이는 협상 과정 중 발생할 수 있는 개별 통상현안이 협상의 진전을 가로막을 수 있는 판단에서였다.

농림부 등에 따르면 한국 측 협상단은 미국산 쇠고기 문제 등은 FTA 협상과 분리해 처리한다는 원칙을 고수하며 미국 측의 요구에 맞서고 있다. 이에 따라 SPS 분과의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진 것으로 관측된다.

농림부는 "내년 1월에 SPS 분과 협상을 다시 개최하는 방안을 미국 측과 협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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