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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교부, '반성'하랬더니 국민을 '기만'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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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교부, '반성'하랬더니 국민을 '기만'하나?"

[재반론] 건교부가 한강 홍수 키운 증거 있다

지난 7월 18일 환경운동연합 김낙중 국토정책팀장은 건설교통부의 안이한 충주댐 수위 조절 운영이 남한강의 범람과 4년 만에 발생한 서울시 한강 둔치 침수의 원인이 됐다고 <프레시안> 기고문에서 주장했다.

이 주장에 대해 건교부 수자원개발팀에서 반론을 보내왔다. 7월 13일부터 15일까지 64시간 동안 충주댐에서 예비방류를 하지 않아 수해 피해가 더 커졌다는 김 팀장의 주장은 한강의 댐들 사이의 연계 운영을 미처 고려하지 못한 주장이라는 것이었다.

이런 건교부의 주장에 대해서 김낙중 팀장이 다시 재반론을 보내왔다. 김 팀장은 당시 강수량과 댐들의 유입량 및 방류량 등 실증 자료를 근거로 충주댐이 당시 수해 때 제 역할을 못했음을 다시 한번 짚으면서, '댐들 사이의 연계 운영' 핑계를 대는 건교부가 실상은 그 구체적인 증거는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편집자>


건설교통부 최준영 사무관의 글을 잘 읽었다. 나의 주장은 7월 13일 08시부터 15일 자정까지 무려 64시간 동안 건교부가 충주댐의 수위조절에 실패한 것이 한강 하류의 침수와 충주호 상류 단양 지역의 침수 피해의 원인이 됐다는 것이었다. 이에 대해 건교부의 반론은 한강수계는 댐의 연계운영을 통해 홍수조절을 하며 충주댐의 수위 변화 역시 다른 댐과의 연계 운영을 통한 결과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건교부는 구체적인 한강 수계 댐들의 연계운영 내역을 밝히지 않았다.

다시 말해 건교부가 제대로 된 반론을 하려거든 충주댐 상류에 본격적으로 비가 내리기 시작한 13일, 14일, 15일 사흘 동안 충주댐의 수위가 어떻게 변했으며 이 수위 변화에 따라 팔당댐의 방류량과 한강대교(인도교)의 수위가 어떻게 바뀌게 됐는지, 각각의 상황에 따라 한강의 수위를 조절하기 위해 한강수계(남한강과 북한강)의 댐들을 어떻게 연계운영 했는지에 대한 수치와 통계자료를 제시했어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최준영 사무관의 글에는 이런 내용이 없다. 겨우 7월 12일 24시를 기해 통행금지 조치를 내렸다는 내용 정도만 있을 뿐이다.

사실 호도하는 건교부, 남한강 홍수 조절은 충주댐, 횡성댐뿐

최준영 사무관의 글에는 사실을 호도하는 부분도 있다. 한강수계 댐들의 연계운영 부분에서 북한강 수계의 청평댐, 춘천댐, 의암댐을 서술하고 있는데 건교부와 한국수자원공사의 댐 관련 자료에도 공식적으로 나와 있듯이 이 댐들은 홍수조절 효과가 없다. 한강수계의 댐들 중에 홍수조절 효과가 있는 댐들은 북한강의 소양강댐(5억t), 남한강의 충주댐(6.16억t), 횡성댐(900만t)밖에 없다. 북한강 상류의 평화의 댐은 수문이 없어 그 하류에 있는 화천댐의 방류 시간을 약간 지연시키는 효과밖에 없다. 즉 한강수계에 여러 댐들이 있지만 홍수조절 효과가 있는 댐들은 북한강의 소양강댐, 그리고 남한강의 충주댐과 횡성댐밖에 없는 것이다.

이로써 이야기는 간단해진다. 한강수계의 홍수조절은 소양강댐, 충주댐, 횡성댐의 효율적인 연계운영을 통해 이루어진다. 이중 횡성댐의 홍수조절 효과는 900만t에 불과하기 때문에 결국 소양강댐과 충주댐의 효율적인 연계운영이 한강수계 홍수조절의 핵심이 되는 것이다. 최준영 사무관은 마치 춘천댐, 청평댐, 의암댐 등 한강수계의 모든 댐들이 홍수조절 효과가 있고 이들 댐을 모두 연계운영해야 하는 것처럼 말했지만 이것은 잘못된 것이다.

소양강댐, 충주댐, 횡성댐에 한정해 좀 더 살펴보자. 소양강댐은 홍수가 집중된 12~18일 사이에 소양강 유역에 내린 비의 대부분을 댐 안에 가둬두고 있었다. 이것은 소양강댐의 저수량(29억t)이 워낙 크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으로 상류인 인제군에 내린 기록적인 폭우를 전부 잡아둘 수 있었다. 그 때문에 그나마 한강 하류의 홍수피해가 미미할 수 있었다. 그러나 북한강 본류에 있는 청평댐, 의암댐, 춘천댐은 소양강댐과 관계 없으며 홍수조절 효과도 없다. 따라서 소양강 유역을 제외하고 북한강을 통해 한강으로 흘러든 유량은 홍수통제를 할 수 없는 대상인 것이다.

이제 남한강으로 눈을 돌려 충주댐과 횡성댐을 보자. 앞서 서술했듯이 횡성댐은 유역 면적이 작은 만큼 저수량도 작으며 홍수조절 효과도 작다. 결국 믿을 것은 충주댐밖에 없다. 소양강댐은 유역에 내리는 모든 강우를 잡아두고 있는 것으로 그 역할을 100%로 수행했다. 그렇다면 충주댐은 어떻게 했는가?

"충주댐 운용만 잘 했어도 홍수 피해 막을 수 있었다"

나는 앞선 글에서, 작년에 건교부가 올해부터 다목적댐의 가변제한수위를 조절해서 홍수조절량을 두 배로 할 것이며 충주댐의 경우 6월 20일부터 7월 20일 사이에 댐의 수위를 126m를 유지해 홍수를 대비할 것을 예고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홍수에 충주댐의 수위조절에 실패했으며 이 때문에 한강 하류와 충주호 상류가 홍수피해를 봤다는 것을 지적했다.

이를 위해 7월 13일부터 17일까지 충주댐의 수위와 유입량, 방류량에 대한 통계를 제시했다. 13일 오전 8시부터 15일 24시까지 최대 64시간, 최소 48시간동안 충주댐의 수위를 조절할 수 있는 시간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건교부가 나태하여 이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여기에 더해서 아래에서는 13일부터 17일까지 한강 인도교의 수위 변화와 서울과 한강 유역의 주요 지점과 날자별로 강수량을 제시한다.

<표1>은 국가수자원정보에 명시된 한강유역에 내린 강수량과 각각의 댐으로의 유입량과 방류량, 충주댐의 수위 변화와 방류량, 이 영향을 받은 팔당댐의 방류량과 한강 인도교 수위를 정리한 것이며 <표2>는 기상청이 발표한 한강유역의 서울과 경기도와 강원도, 충청북도의 주요 지점과 날자별 강수량을 정리한 것이다.
▲ ⓒ프레시안

위의 표들을 자세히 살펴보자. <표1>과 <표2>에서 공통적인 것은 7월 12일, 한강 수계의 집중호우로 인해 그 영향이 13일에 충주댐과 팔당댐, 서울에 나타났다는 것이다. (13일의 한강인도교 수위 4.57m) 이후 북한강 수계에서는 13일과 14일 소강 상태를 보인 강수가 15일과 16일에 집중되었고 17일과 18일까지 유지된다. 하지만 인제에 내린 폭우는 소양강댐이 전부 저류시켰기 때문에 춘천이나 홍제에 내린 호우만이 북한강을 따라 팔당댐을 거쳐 한강으로 흘러들게 되었다.

북한강 유역과는 다르게 남한강 유역은 7월 13일부터 15일까지 사흘 동안 집중 호우가 없었다. 한강 인도교의 수위 변화 역시 이 기간 동안 강수량의 변화와 궤를 같이 한다. 북한강 상류에 내린 영향으로 인도교 수위가 4.57m까지 올라간 후에 수위는 점차 낮아져 14일에는 2.34m, 15일에는 2.2m까지 내려간다.

위에서 이미 서술했듯이 한강수계 홍수조절 효과가 있는 3개의 댐 중, 소양강댐은 그 역할을 100% 수행했다. 그런데 충주댐은 한강유역(특히 남한강 유역)의 강우가 소강기에 접어든 13일부터 15일 사이에 충주댐의 수위조절 원칙에 따라 충분한 방류를 통해 수위를 126m로 유지했어야 했다. 하지만 충주댐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당시 북한쪽에서 남하한 장마전선은 중부 내륙 쪽에 위치해 있었고 기상청은 수차례 예보를 통해 북한강을 거쳐 남한강 쪽으로의 이동을 예견하고 있었다.

"충주댐 홍수조절 나태했다"

이 상황에서 충주댐은 어떻게 했어야 했을까? 충주댐은 북한강 유역의 장마전선의 집중호우대가 남한강 유역으로 이동하기 전에, 팔당댐과 서울의 한강 인도교가 평상시 유량과 수위를 기록하고 있는 기간인 13일부터 15일 사이에 예비방류를 통해 저수량을 더욱 확보했어야 했다. 그러나 충주댐은 최대 64시간, 최소 48시간 동안 자신의 역할을 망각했다.

15일 오후부터 남한강 상류 정선과 평창, 영월에 집중호우가 내렸고 이 강수량이 10시간~15시간 후 충주댐으로 유입되어 수위가 본격적으로 오르기 시작했다(16일 오후 8시, 충주댐 최대 유입량 2만1415t). 그리고 충주댐이 본격적으로 방류를 시작한 것은 16일 오후 8시 이후다. 그리고 이때는 이미 북한강 유역의 강우가 팔당댐을 거쳐 한강으로 집중되는 시간이기도 했다(팔당댐 최대 방류량 16일 오후 8시 2만1821t).

충주댐이 13일 오전 8시, 126m의 수위를 유지할 때의 저수율은 49.5%이기 때문에 13.7억t의 물을 저장하고 있었던 셈이다. 충주댐의 수위가 계속 상승하고 충주댐에 본격적으로 집중호우가 유입되기 시작했을 때의 시간은 15일 밤 11시였고 이때의 저수율은 60.4%를 기록했다. 즉 충주댐이 예비방류를 통해 15일 밤 11시까지 49.5%의 저수율을 유지하고 있었다면 최소 2.75억t의 물을 더 저류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만큼 충주댐의 방류량을 조절할 수 있는 여유가 더 생길 수 있었으며 충주댐의 최대 방류량을 9000t이 아니라 6000~7000t으로 낮출 수도 있었다.

"남한강 여주 지역 침수피해는 부실한 제방관리 탓"

이 기회에 충주댐의 방류량과 남한강 여주 부근의 침수 피해에 대해 좀 더 분석해 보자. 충주댐은 최대 방류량이 1만3600t이다. 이 말은 충주댐 하류의 남한강 유역은 충주댐에서 최대 1만3600t을 방류한다 할지라도 제방이 넘치거나 홍수의 위험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 홍수기에 충주댐의 최대 방류량은 약 9000t이었다. 그런데 충주댐은 이처럼 계획방류량보다 훨씬 적은 정상 방류를 했는데 하류 여주 부근에서는 제방이 일부 침수되는 피해가 발생했다. 이것은 여주의 침수된 제방이 계획된 제방 높이보다 낮은 상태였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여주 부근의 침수 피해의 원인은 사전에 제방관리를 철저하게 하지 못한 지자체와 건교부의 책임인 것이다. 즉 일부 언론에서 보도된 것처럼 집중호우로 인한 홍수 때문에 여주의 침수피해가 발생한 것이 아니라 지자체와 건교부의 하천관리 부실이 침수피해를 초래한 것이다.

"댐 타령 그만하고 머리를 써라"

건교부의 반론을 보면 댐의 연계운영의 결과로서 충주댐의 수위가 상승하게 됐다고 하지만 세세한 내용은 없다. 구체적으로 13일부터 17일까지 소양강댐, 충주댐, 횡성댐을 어떻게 연계운영 했으며 한강 인도교의 수위변화, 기상청의 예보가 어떻게 바뀌었는지와 각각의 상황에 따라 건교부는 어떤 판단을 내렸고 어떻게 행동했는지에 대한 부분을 서술하지 못한 것이다. 이것은 결국 건교부가 충주댐의 수위조절에 실패했음을 반증하는 것이다.

건교부가 충주댐의 수위조절만 현명하게 했다면 이번 홍수로 인한 침수피해는 저감됐을 것이다. 이번의 홍수가 말해주는 것은 한강수계는 더 이상의 댐 건설이 필요 없으며 설령 계획 홍수량 이상의 강우가 내린다 할지라도 기존 댐의 연계 운영만을 통해서도 충분히 홍수를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건교부는 댐 타령 그만하고 머리를 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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