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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틀러 "개성공단 제품, 한국산 인정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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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커틀러 "개성공단 제품, 한국산 인정 못한다"

양허안 교환 늦출 듯…'쌀·자동차·의약품' 계속 압박

"한미 FTA에 대한 우려와 불안감 이해한다. 한국 내부에서도 토론이 필요하다." 웬디 커틀러 미국 측 한미 FTA 협상 수석대표가 2차 협상 첫날인 10일 국내외 언론을 상대로 가진 브리핑에서 이같이 말했다.
  
  웬디 커틀러 대표는 이날 서울 신라호텔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한미 FTA 2차 협상에 대한 전망, 한미 FTA 반대 시위에 대한 생각, 협상 타결의 가능성, 협상의 난제 등에 대해 50분가량 이야기했다.
  
  커틀러 대표는 이번 2차 협상에서는 관세 양허안의 기본원칙을 도출해 내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늦어도 9월에 열리는 3차 협상 전에 한미 양국의 양허안을 교환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커틀러 대표는 개성공단에서 생산된 제품은 한국산으로 인정해줄 수 없다는 기존의 입장을 명확히 했다. 또 한국이 의약품의 가격을 재조정하는 '포지티브 시스템'을 도입하려고 했던 것에 대한 비판적인 입장도 밝혔다.
  
  커틀러 대표는 쌀 시장과 자동차 시장의 개방 등을 이번 협상의 난제로 꼽았다. 한편 그는 "미국이 한국의 교육 시장의 개방에 관심이 없다는 것은 의무교육에 관심이 없다는 뜻"이라며 "온라인 교육, SAT 등 테스트 서비스 등에는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
  
  커틀러 대표는 한미 FTA 반대하는 한국 시민사회 단체들의 시위가 거센 것과 관련해 "'통상'의 성격상 이런 반대는 항상 있지만 이들의 우려와 불안감이 협상을 방해하도록 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한국 내부에서도 토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웬디 커틀러 대표는 한미 FTA의 타결 가능성을 높게 봤다. 그는 이렇게 전망하는 이유로 "한국이 협상을 개시하기 전에 몇 가지 무역쟁점들에 대해 해결하고자 하는 노력을 보여 우리가 고무적인 인상을 받았다"고 말해 '4대 선결조건'이 이번 한미 FTA이 개시된 배경이라는 것을 다시금 확인시켰다.
  
  다음은 웬디 커틀러 대표의 모두 발언과 기자들과의 일문일답이다.
  
  모두발언: 오늘 아침에 협상이 시작됐다. 현재 다른 회의실에서 분과별 회의가 진행 중이다. 17개 협상분과들 중 16개 분과의 협상팀이 한국에 와 있다, 2개 작업반 협상도 진행 중이다. 미 협상단의 구성원은 80명이다. 16개 미 정부 부처들의 관계자들이 와 있다.
  
  지난번 1차 협상은 성공적이었다. 지난번 협상을 토대로 이번에는 더 큰 진전이 있기를 기대한다. 이번 협상에서는 한미 양국의 입장 차를 줄이는 것을 목표로 열심히 하고 있다. 한미 양국의 협상단은 서로 수용할 수 있고 양국에게 혜택을 주는 협상결과가 나오도록 노력할 것이다.
  
  오늘 아침 한국신문을 몇 개 읽었다. KBS의 여론조사 결과 (성인남자의) 52%가 (한미 FTA가 체결되면) 한국에 득보다 실이 많을 것이라고 응답했다고 들었다. 만약 이 여론조사가 미국에서 실시됐다면 이와 반대되는 답변이 나왔을 것이다. 미국 사람들은 한국이 한미 FTA에서 더 많이 얻을 것으로 생각한다. 한국이 미국시장에 대한 접근이 무제한으로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미국경제는 한국경제보다 15배 크다. (한미 FTA에 대해) 일부 우려를 표하는 단체들이 있지만 이는 이번 협상에서만 나타나는 독특한 현상은 아니다.
  
  "2차 협상에서는 관세 양허안의 원칙을 세우는 데 주력할 것"
  
  △이번 협상에 대한 미국 측 전망과 중점 분야는?
  
  2차 협상의 목적은 가능한 한 많은 쟁점들에 대해 합의를 이끌어내는 것이다. 특히 이번 협상의 구체적인 목표는 관세 양허안을 교환하는 것이다. 이번 주에는 양허안의 틀이나 구조에 대해 중점적으로 논의할 것이다. 이번 협상이 끝나고 늦어도 다음 3차 협상이 열리기 전에 양허안을 교환할 것을 목표로 한다.
  
  △양허안은 원래 2차 협상 때 교환하자고 한 것이었는데, 이번에 양허안의 원칙에만 합의하고 교환은 늦추는 것인가?
  
  이번 협상에서 양허안을 교환하기를 바랐지만 양허안의 틀을 짜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 일이기 때문에 그렇게 하기로 했다.특히 양허안 틀을 짜는 데 있어 관세의 단계적 삭감(phase-out)을 어떻게 구성할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협상 분과들 중 한미 양측의 협의가 원만한 분야는 무엇인가?
  
  한미 양국 모두 분과별로 협정문을 제안한 상태인데 이와 관련된 대부분의 쟁점들이 이미 많이 다뤄졌다. 대부분의 쟁점들은 굉장히 전문적이고 상세하고 어려워서 언론뿐 아니라 협상가들조차 이해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 이런 전문적인 부분들이 먼저 협의가 되어서 이보다 더 어려운 문제들에 주력하게 될 수 있기를 바란다.
  
  "한국 내부에서도 토론이 필요하다"
  
  △학생, 농민들의 시위 등 한국의 정치적인 분위기와 관련해 한국의 FTA 협상 분위기가 다른 나라들과 어떻게 다른지 말해달라. 미군 부대의 이전이나 대선 등이 협상을 더 어렵게 만들지는 않나?
  
  통상 전문가로서의 경험에 비춰보면 '통상'이라는 성격상 어딜 가도 시민단체들이 일정 정도의 우려나 불안감을 표현한다. 미국 업계도 그들의 우려와 불안감을 표명했다. 그렇다고 이런 특정 단체들의 우려나 불안감이 우리의 일에 방해가 되어서는 안 된다. 미국 측 협상가들은 협정을 성공시키자는 확고한 의지를 가지고 있다.
  
  △(한미 FTA 반대하는) 시위를 감안할 때, 미국 측 협상 수석대표로서 이 협정이 윈-윈(win-win)할 수 있다고 어떻게 한국 국민들을 설득할 것인지?
  
  미국이 한미 FTA가 한미 양국에서 윈-윈이 될 수 있다고 설득하기 위해 무엇이든 할 자세가 돼 있다. 하지만 한국 역시 국내 내부의 토론의 필요하다.
  
  미국은 한국의 재계와 시민들에게 다가가는 노력을 계속할 것이다. 지난번 협상 때 워싱턴에 원정시위대가 왔을 때 나는 그들 중 일부를 직접 만나 그들이 우려하는 바가 무엇인지 듣고 그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했다.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나프타) 때는 어땠는지 모르지만 이번 한미 FTA 1차 협상 때의 언론접촉은 이례적으로 보인다. 한국의 특별한 (정치적) 환경 때문에 이렇게 하는 것인가?
  
  나프타 이후에 매우 많은 일들이 있었다. 하지만 나프타든 말레이시아와 FTA 협상을 하든 협상의 시작과 끝에 브리핑을 하는 것은 일상적이다. 원하지 않으면 하지 않아도 된다.

  
  
  한미 FTA의 체결 낙관하는 이유? 한국이 4대 선결조건 들어줬으니까
  
  △한미 FTA 협상을 깰만한 요인이 있다고 보는가?
  
  협상이 성공할 것이라고 낙관한다. 물론 어려운 문제들이 있지만 협상을 깰만한 요소들이 있다고 보지는 않는다. 나와 김종훈 대표가 함께 노력해 어려운 문제들을 풀어나갈 것이다.
  
  △내년 2월 이후에 협정이 맺어질 가능성에 대해서도 생각하고 있는지?
  
  무역촉진권한(TPA)의 만료 전에 협정이 체결될 것인가와 관련된 질문으로 이해하겠다. 한국에서 협상시한이 충분하지 않다는 우려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협상을 개시할 때 한미 양국은 모두 마감시한 전에 협정을 체결해야 한다는 문제에 대해 오랫동안 고민했다.
  
  하지만 좋은 조짐들이 보인다. 첫째, 한미 양국 모두 (한미 FTA 체결에 대한) 정치적인 의지를 보이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은 협정을 성공시키는 데 높은 우선순위를 두고 있어서 고무적이다. 둘째, 한미 양국이 작년, 재작년에 굉장히 많은 준비를 했다는 것이다. FTA와 관련된 항목들을 하나하나 연구했고, 그래서 어떤 작업이 필요한지 미리 알고 있었다. 셋째, 협상을 개시하기 전에 한국이 몇 가지 무역쟁점들에 대해 해결하고자 하는 노력을 보여 우리가 고무적인 인상을 받았다. 이런 이유들과 지금은 생각나지 않는 다른 기타 이유들 때문에 (협상의 타결에) 성공할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고 본다.
  
  협상을 서두를 필요는 없다. 좋은 거래가 성사되기 위해서는 한미 양국 모두 각국의 국회에서 비준을 얻고 국내의 지지를 얻는 것이 중요하다. 내용을 희생해가면서까지 협상을 서두를 필요는 없다.
  
  △한미 FTA 협상이 결렬되는 경우 한미간 동맹관계는 어떻게 되는지?
  
  (잠시 생각한 뒤) 나는 협상의 성공을 낙관하고 있기 때문에 협상이 실패하는 것에 대해서는 생각을 하지 않고 있다. 미국 대표들은 한미 양국이 수용할 수 있는 협정을 체결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 중이다.
  
  "개성공단 인정할 수 없다"…"온라인 교육, 테스트 서비스에 관심 있다"
  
  △한국이 최근에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을 재개했다.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을 재개하는 데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렸다는 것을 감안할 때 이 것의 의미는 무엇인가?
  
  미국은 한국의 쇠고기 시장을 열기 위해 계속 노력하고 있다. 4~6주 전에 한국의 전문가들이 미국을 방문해서 쇠고기와 관련된 시설을 방문했다. 그 결과 한국의 전문가들은 몇 가지 쟁점들을 찾아냈는데 미국의 농무부와 한국의 농림부가 이 쟁점들에 대한 해결책을 찾기 위해 함께 노력하고 있다.
  
  △한국 언론은 쌀 시장, 개성공단 원산지 인정 문제, 약제비 문제를 3개 쟁점으로 꼽고 있다. 이에 대한 미국의 정확하고 실질적인 입장은 무엇인가?
  
  개성공단 질문은 기다리고 있었다. 내가 이 질문을 받았을 때마다 했던 답변을 다시 하겠다. 한미 FTA 협상의 개시를 선언한 지난 2월 2일 롭 포트먼 당시 대표가 했던 말 '한미 FTA는 미국과 한국에서 만들어진 물품에 한한다'는 것을 답변 대신 말씀 드리고 싶다.
  
  쌀 문제는 한국에 굉장히 민감한 문제라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미국이 미국산 쌀의 수출을 위해 한국의 쌀 시장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는 점은 비밀이 아니다.
  
  의약품과 관련해서는 우리는 한국의 의약품 체제를 굉장히 존중한다. 한국 역시 미국과 마찬가지로 인구의 노령화와 이에 따른 약품 구입비의 상승 문제로 도전받고 있다. 이에 따라 약품 구입에 들어가는 비용을 낮출 필요가 있다. 하지만 한국이 얼마 전에 도입하려고 했던 '포지티브 리스트'가 이런 목표를 이루는 데 도움이 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포지티브 리스트는 결국 혁신적 신약을 차별하게 될 것이며, 그 결과 한국의 환자들과 의사들은 이 신약에 대한 접근권을 가지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의약품과 의료기기를 위해 특별히 설립한 작업반에서 이런 중요한 문제들이 다뤄질 것이라 기대한다. 동시에 우리는 한국의 의료 체계에 대해 잘 알고 있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다.
  
  △개성공단과 쌀 문제 외에도 어려운 문제가 있는지?
  
  자동차가 어려운 문제다. 미국에서 팔리는 한국산 자동차는 한 해 80만 대인데 한국에서 팔리는 미국산 자동차는 4000대에 불과하다. 굉장한 불균형이다. 우리가 이번 협상에서 우선순위를 두는 것은 미국의 자동차 수출업자들에게 한국의 (자동차) 시장에 대한 접근성을 높여주는 것이다. 즉 (수입 자동차에 부과되는) 8%의 관세를 제거하고 기타 비관세장벽도 제거하는 것이다. 비관세장벽 중 우리가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은 표준 및 인증 문제, 투명성 문제, 수입차에 대한 반감 문제, 세금 문제 등이 있다.
  
  △교육 및 의료 서비스와 관련해 미국이 '비영리법인 제도의 변경과 이를 통한 시장개방에 관심이 없다'고 말한 것이 사실인지?
  
  정확히 말하자면 한국의 의무교육 시장에 대한 접근에는 관심이 없다는 것이다. 교육분야 중 인터넷 서비스, SAT 시험 등 테스트에 대한 시장접근은 관심이 있다.
  
  전기, 수도 등 한국의 공공 서비스를 운영하거나 통제할 생각이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또 한국의 현행 의료 체계를 존중한다는 점도 다시 한번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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