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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黃 지지자들, '팬덤 현상' 보여…黃이 자제시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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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黃 지지자들, '팬덤 현상' 보여…黃이 자제시켜야"

민교협 '황우석 사태' 토론회, 黃 지지자들 난동에 파행

"황우석 교수 지지자들에 대해서도 한 말씀 하겠다. 일부에서는 황 교수 지지자들에게서 유사 파시즘의 징후를 볼 수 있다고도 하는데 제 생각은 좀 다르다. 황 교수 지지자들은 일종의 '팬덤(fandom)' 현상을 보이는 것 같다."(상지대 홍성태 교수)

팬덤. 스타에 대한 10대들의 맹목적 지지를 일컫는 이른바 '오빠 부대'로 번역될 수 있는 이 말은 황우석 교수 지지자들이 10일 서울대에서 보인 행태에 딱 들어맞았다. 심지어 이날 황 교수 지지자들은 진지한 학술 토론회까지 난장판으로 만들었다.

***민교협 '황우석 사태' 토론회…黃 지지자들 난동에 파행**

이날 오후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는 서울대 근대법학교육100주년기념관에서 '황우석 사태로부터 무엇을 배울 것인가'라는 토론회를 오후 2시부터 열 계획이었으나 황 교수 지지자들의 항의로 파행을 겪었다.

토론회는 시작 전부터 황 교수 지지자 3명이 토론회장 단상에 올라가 욕설을 퍼붓고 마이크를 뺏는 등 소란을 피워 회의 시작이 20여 분간 지연됐다. 결국 주최 측은 본격적인 토론회에 앞서 1시간 30분에 걸쳐 자유발언 시간을 배치해 황 교수 지지자들에게도 발언 기회를 주기로 했다.

이렇게 열린 토론회에서 연이어 연단으로 나선 황 교수 지지자들은 미리 배포된 홍성태 교수의 글을 두고 "왜 황우석 교수의 연구를 사기라고 표현하느냐"며 "아직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니 당장 정정하고 사과하라"고 계속해서 생떼를 썼다.

이렇게 시작해서 황 교수 지지자들은 다른 청중의 발언이나 발표에도 아랑곳없이 1시간 30분 동안 토론회를 난장판으로 몰고 갔다. 다른 황 교수 지지자는 "나는 줄기세포가 무엇인지 모르지만, 대한민국 동포인 황 교수를 격려해 줄기세포를 다시 만들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황 교수 지지자는 예의 '미국의 압박에 의한 음모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는 "예전에 민주화운동에 앞장 선 교수들이 이렇게 국익을 배반하는 것은 미국의 압박이 심해지기 때문"이라는 것.

***대다수 청중 "黃 지지자들은 제발 나가 달라"**

하지만 상당수 토론회 청중들은 이런 황우석 지지자들의 행태에 강한 불만을 털어놓았다. 경기도 고양시에 사는 안택수(71) 씨는 "많은 준비를 한 발표자들과 토론자들의 이야기를 들으러 일산에서 왔는데 왜 시민의 청취권을 침해하느냐"면 "더 이상 학술 토론회를 방해하지 말고 나가달라"고 황 교수 지지자들에게 말해 청중들의 많은 박수를 받았다.

또 스스로를 '평범한 시민'이라고 밝힌 청중 김순근(25) 씨도 "조용히 학술 토론회를 보러 왔지만 황 교수 지지자들의 행패를 더 이상 볼 수 없어서 앞에 나왔다"며 이들의 행위를 강하게 비판했다.

김 씨는 "황 교수 지지자들은 오늘 행사를 방해한 것뿐만 아니라 노정혜 서울대 연구처장을 폭행하고 정운찬 총장에게 욕설을 퍼붓는 등 난동을 부려 왔다"며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동안의 잘못부터 반성하고 사과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 일은 '과학 사기극'…지지자들 '팬덤 현상' 보여"**

예정된 1시간 30분의 자유 발언 시간이 지난 뒤에도 황 교수 지지자들은 계속 주최 측의 사과를 요구하며 토론회 파행을 유도했다. 하지만 민교협 의장을 맡고 있는 김세균 교수 등은 "저들이 원하는 게 토론회 무산인데 그렇게 되도록 할 수는 없다"며 준비된 발표를 계속 하도록 했다.

황 교수 지지자로부터 "XXX 없는 인간"이라는 모욕까지 당한 홍성태 상지대 교수는 첫 발표에서 "검찰 수사 결과와는 무관하게 황 교수의 연구가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과학 사기극'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고 강조한 뒤 황 교수 지지자들에 대한 자신의 분석을 내놓았다.

홍성태 교수는 "오늘 우리들이 다 같이 목격했듯이 황 교수 지지자들의 행동은 일종의 팬덤 현상으로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 교수 지지자들이 일부 10대들이 무리를 지어 스타들에게 맹목적인 열광을 보내는 현상과 매우 유사하다는 것이다. 이 토론회의 홍보 과정에서 주최 측이 쓴 '황우석 광신자'라는 표현에 극도로 분노하던 황 교수 지지자들도 이런 홍 교수의 분석에 대해서는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黃, 지지자들 행동에 왜 우려 표명하지 않나"**

홍성태 교수는 이어 "가장 큰 문제는 이런 우려할 만한 사회 현상에 대해 정작 당사자인 황우석 교수가 당부의 말을 전혀 하지 않고 있는 것"이라며 "더 심각한 일이 발생하기 전에 황 교수 본인이 나서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홍 교수의 지적대로 황 교수는 일각에서 자살과 같은 극단적인 행동을 자신의 지지자들이 벌이는데도 마치 방조하는 것처럼 아무런 행동을 취하지 않아 왔다.

하지만 황우석 교수를 변호하기 위한 지지자들의 열정은 채 30분을 버티지 못 했다. 홍성태 교수의 발표에 이어 황상익 서울대 교수, 이영희 가톨릭대 교수, 김동광 박사 등의 진지한 발표가 시작되자 황 교수 지지자들의 항의가 잦아들었다. 본격적인 발표가 시작되자 상당수 황 교수 지지자들은 졸거나 자리를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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