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동안 막연히 '가난한 학자'라고만 알려져 왔던 황우석 교수의 재산 내역이 일부 공개됐다. 그는 100억대 부동산을 소유한 '땅 부자'로 1980년대 이래 계속 서울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등 강남 소재 아파트에 거주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황 교수는 또 정부로부터 지원받은 500억 원의 연구비와 후원회로 접수된 33억 원 외에도 대기업들로부터 별도로 지원받은 수십억 원을 자신의 '쌈짓돈'으로 써 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상황에서 황 교수는 국제특허 출원 비용이 없어 쩔쩔 매면서 연구원들에게 라면만 먹인 것으로 되어 있다. 물론 실험실 기자재도 '3류 수준'이었다.
***'가난한 과학자'가 100억 원대 '땅 부자'**
10일 〈시사저널〉 최근호(제847호)는 황우석 교수의 재산 내역과 정부 지원금·기업 후원금 내역에 대한 취재 내용을 공개했다.
가장 관심을 끄는 부분은 평소 전셋집에 살면서 연구원들에게도 라면만 사줬던 '가난한' 학자 황우석 교수의 재산 내역이다. 이 잡지는 황 교수의 재산 내역을 부동산을 중심으로 비교적 소상히 공개했다.
이 잡지에 따르면 황우석 교수는 경기도 광주시 퇴촌면 일대 땅 6만7500평을 가지고 있다. 황 교수는 1983년 이 땅을 매입해 농장을 만들었다. 이 농장은 4~5년 전 55억 원 정도에 거래되기 직전에 성사가 안 됐으며 최근 시세로는 80억~100억 원대를 호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잡지는 "이 땅은 매입 당시 황 교수가 2만5000평, 황○석 씨가 4만 평을 소유한 것으로 돼 있으며, 황 교수가 1985년 농장 주변 전답 2500평을 추가 매입했다"고 덧붙였다.
이 공동소유자였던 황○석 씨는 황 교수의 친척이긴 하나 차명이었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황우석 교수의 땅은 광주시 퇴촌면의 농장뿐만이 아니다. 황 교수는 1989년부터 경기도 화성시 신왕리 땅 2만2000평을 자기 이름으로 소유해 왔다. 이 땅은 황 교수가 산림청으로부터 1억9460만 원에 사들인 것이다. 황 교수는 2002년 이 땅을 둘로 갈라 한쪽 1만1000평은 송병락 전 서울대 부총장이 운영하는 연구소에, 다른 1만1000평은 강용식 전 민정당 국회의원이 운영하는 연구소에 각각 기증한 것으로 확인됐다.
***1980년대 초부터 압구정 현대아파트 등 고급 아파트 거주**
한편 이 잡지는 황우석 교수가 살았던 강남의 아파트와 관련해서도 흥미로운 사실을 공개했다.
1983년 경기도 광주시 퇴촌면 땅을 매입한 이후 황 교수는 서울 압구정동 현대아파트(206동 9○○호)에서 살았다. 흥미로운 것은 이 황 교수의 현대아파트가 농장 공동 소유자인 황○석 씨와 소유로 돼 있는 사실이다. 심지어 2년 뒤에 황 교수는 또 다른 압구정동 현대아파트(63동 5○○)를 자신의 주소지로 기재해 왔던 것으로 확인됐다.
황 교수는 〈나의 생명 이야기〉(효형출판, 2005)에서 "전 재산을 농장에 털어 넣었으니 전세 얻을 돈이 있을 리 만무했다. (…) 아는 분이 우연찮게 (…) 자기 소유의 빈 아파트에서 살게 해주었다. 그 아파트에서 무려 15년을 살았다"라고 썼다. 막 박사 학위를 받은 1980년대 초반부터 서울에서 제일 비싸다는 압구정동 현대아파트에서 산 황 교수는 '가난한 과학자'와는 한참 거리가 멀다. 현재 황 교수는 논현동 소재 아파트에서 살고 있다.
***기업체 사장 찾아다니며 '모금 활동'…돈 어디다 썼는지 아무도 몰라**
'땅 부자' 황우석 교수는 돈을 끌어오는 데도 남다른 재주를 발휘했다. 그가 지난 수년간 제 돈처럼 마음대로 주무를 수 있었던 돈은 수십억 원에 이른 것으로 추정된다.
그 동안 정부가 황 교수팀에 지원한 연구비는 총 514억5600만 원이다. 이 가운데 건물 건립 등 연구시설 지원비를 제하고 황 교수에게 순수 연구비로 지원된 돈은 156억5600만 원이다. 황 교수는 이런 정부 지원금 외에도 다양한 경로로 후원금을 모아 왔다.
포스코는 2004년부터 황 교수를 석좌교수로 채용하고 매년 3억 원씩을 지급해 왔다. 농협중앙회도 축산 발전 연구 후원기금으로 10억 원을 주었다. 황 교수에 따르면 LG도 영롱이 복제 발표 후 연구비 명목으로 8억 원을 지원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국내 10대 그룹에 드는 한 재벌 회장도 10억 원을 쾌척했다. 이 과정에서 황 교수는 기업체 사장들을 찾아다니며 따로 '모금 활동'까지 벌였다.
여기에 2004년 4월 결성된 '황우석 후원회'를 통해 2005년 말까지 33억3400여만 원이 모급됐다. 이 가운데 18억9000만 원이 지출됐는데 구체적인 사용 내역은 후원회 사무국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황 교수가 돈을 요청하면 지출할 뿐 영수증도 받지 않았던 것.
황우석 교수가 많게는 1000억 원대에 가까운 이 많은 돈을 다 어디다 썼는지는 검찰 수사와 감사원 조사를 통해 그 실체가 밝혀질 것이다. 황 교수가 의뢰한 검찰 수사는 다른 식으로 그 자신을 겨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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