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의 국내 소비지출은 감소하는 반면 국외 소비지출은 큰 폭으로 늘어 국외 소비지출 비중이 처음으로 3%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서민들의 구매력이 격감하고 있는 반면, 유한계층은 해외에서 부담없이 돈을 쓰는 '소비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는 얘기다.
2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9월까지 가계의 최종 소비 지출 총액은 2백51조3천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의 국내 소비지출액도 이 기간 2백46조8천2백59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07% 감소했다.
반면에 이 기간에 국외 소비지출은 8조3백89억원으로 10.19% 늘어났다.국외 소비지출 대부분은 해외여행이나 쇼핑, 유학.연수 등의 명목으로 지출된 비용이다.
가계의 국외 소비지출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국내 소비지출보다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이면서 가계의 최종소비지출액에서 국외 소비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년(1~9월) 2.88%에서 올해 같은 기간에는 3.20%로 높아졌다. 가계가 한달에 지출하는 1백만원이라면 그 중 3만2천원이 해외에서 지출되다는 얘기다.
반면 국내 소비 지출 중 식료품과 비주류 음료 구입에 사용한 비용은 36조 4천억원으로 1.8%가 줄었고, 의류와 신발 구입 비용도 10조1천억원으로 1.4% 감소했다. 오락·문화비 지출은 4.6%나 줄었고, 교통비 지출도 5.3%나 감소해 국민들이 불요불급한 부분에서 최대한 소비를 줄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비마저 13조2천억원으로 0.7% 감소해 내수불황이 얼마나 극심한가를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주류와 담배 구입 비용은 5조6천억원으로 0.5% 증가해 국민들이 불황으로 겪는 스트레스가 얼마나 큰가를 역설적으로 보여주고 있으나, 인터넷과 휴대전화 요금 등 통신비는 17조6천억원으로 7.4%가 늘어 불황에도 불구하고 청소년 등의 IT소비는 여전함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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