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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람보 흉내내는 부시, 대선서 심판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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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람보 흉내내는 부시, 대선서 심판해야"

크루그먼 교수, 부시진영의 '케리 병풍' 조작 통렬히 비판

이달초부터 미국 전역을 들끓게 했던 '미국판 '병풍(兵風)'이 조지 W.부시 대통령에게 역풍으로 작용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병풍은'진실을 위한 순찰정 참전용사들'(SBVT)이라는 단체가 존 케리 민주당 대선후보의 베트남전 무훈을 거짓으로 몰아붙이는 TV광고를 하면서 시작됐다. 이에 한때 재향군인들의 케리 지지도에 심각한 타격을 입혔으나 미국 주요언론들의 추적보도로 이 광고의 배후와 진실성에 의문이 제기되면서 부시 진영에 도리어 타격을 주기 시작한 것이다. 조사 결과 이 TV 광고의 자금을 댄 사람은 부시의 최측근인 칼 로브 백악관 정치고문과 친한 텍사스주의 사업가 밥 페리로 드러났다.

상황이 이렇게 반전되자, 미국의 대표적 경제석학인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교수도 부시진영을 맹성토하고 나섰다.

***크루그먼 교수, "부시가 병풍 일으킨 속사정"**

뉴욕타임스의 고정 칼럼니스트이기도 한 크루그먼 교수는 2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에 기고한 '람보 연합'이라는 칼럼을 통해 "이미 1년 전에 미국 역사상 최악의 추악한 선거전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했지만 존 케리 후보에 대한 최근의 비난 공세는 내 예상을 뛰어넘는 것"이라면서 부시 진영의 음모를 통렬히 비판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부시 대통령이 이같은 '병풍' 음모를 획책할 수밖에 없는 불가피한 이유를 몇가지 적시했다.

그에 따르면, 부시에게는 내세울만한 긍정적인 업적이 없다. 그러나 부시의 '이너 서'클은 반드시 대선에서 이겨야 한다. 만일 부시가 재선에 실패한다면 비밀의 장막이 걷어지면서 미국민들은 정보조작, 부당이득, 국토안보의 정치적 이용 등 부시 진영에 대한 진실을 알게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케리는 그동안 부시가 유일한 강점으로 내세워온 '람보 스타일의 영웅주의 전략'마저 심각하게 위협하는 경쟁자다. 이에 베트남전 참전을 피하기 위해 다섯번이나 징집을 연기한 딕 체니 부통령, 7번이나 징집을 연기한 존 애슈크로프트 법무장관, 주방위군에서 편안한 보직에 복무기록의 의문스러운 공백까지 있는 부시 대통령 등이 대리인을 내세워 조국을 위해 목숨을 걸고 참전했던 존 매케인 공화당 상원의원, 맥스 클러랜드 전 상원의원, 존 케리 등의 애국심에 의혹을 제기하는 일을 감행했다는 것이다.

크루그먼 교수는 부시의 이너서클이 베트남전 참전을 기피하고도 큰소리치며 살아올 수 있었던 배경에 대해 "베트남전의 참상과 도덕적 회의에 대한 기억이 희미해져가면서, 거친 말투를 내뱉는 영웅은 항상 올바르고, 복잡한 상황에서 행동하기 전에 생각하라고 영웅에게 충고하는 것은 항상 틀린 것이라는 액션영화의 상투적 설정을 많은 사람들이 실제로 믿어버리기 시작했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9.11 이후 부시는 진정한 안보보다 람보식 드라마 택해"**

크루그먼 교수에 따르면 부시에게는 9.11 사태 이후 진정한 위협에 대처할 것인지, 아니면 람보를 흉내낼 것인지 선택할 기회가 있었다. 부시는 그러나 람보를 택했다. 그는 '나쁜 놈'과 총격전을 벌이는 드라마를 원했다.

만일 "미국을 공격한 적도 없고 핵무기를 만들어 온 것도 아닌데 왜 이 자를 나쁜 놈으로 규정해 잡으려하는가"라고 의문을 제기하거나, "실제 전쟁은 영화에서는 결코 보지 못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경고하는 사람은 '비애국자'로 간주됐다.

베트남전이 끝난지 30년이 지난 지금, 미국 군인들은 또다시 거짓 명분에 근거한 전쟁에서 죽어가고 있으며 이 전쟁은 죽는 사람보다 더 많은 적들을 만들어 내고 있다. 크루그먼 교수는 "이때문에 부시가 베트남전의 진실을 대면하기를 거부하는 사람들에게 의지하는 것은 결코 놀라운 일이 아니다"고 말한다.

크루그먼 교수는 "칼 로브와 가까운 텍사스주 사업가가 자금을 대고 부시 선거대책위원회에서 일했던 전력이 밝혀진 소위 '독립적'인 참전용사들이 출연하는 광고가 부시에게 역풍으로 작용하길 기대한다"면서 "만일 그렇게 되지 않는다면 조국을 위해 봉사한 미국인들의 용기와 희생은 쓸모없는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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