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쇠고기, 멕시코산으로 둔갑해 수입파문

광우병으로 수입이 금지된 미국산 쇠고기가 멕시코산 쇠고기와 함께 포장돼 수입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미 멕시코에서 수입된 쇠고기 상당량이 이미 시중에서 판매, 유통된 것으로 나타나 '광우병 파동'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멕시코산 쇠고기에 미국산 일부 섞인 것으로 확인돼**

농림부 산하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은 28일 "최근 멕시코산 쇠고기에 미국산이 일부 섞여 있는 것으로 확인돼 검역 중단과 출고 정지 조치를 내리고 현재 검역장에 보관중인 2백12t에 대해 전량 개봉 검사를 실시중"이라고 밝혔다.

검역원이 이날까지 보관물량 가운데 3분의 1에 대해 개봉 검사를 실시한 결과 한 현지 업체의 수출물량 38t 가운데 2백87㎏의 미국산 쇠고기가 발견됐다. 농림부는 이 업체에 대해 수출 작업장 승인을 취소하고 해당 수출물량을 모두 반송 또는 폐기하기로 했다.

농림부는 앞으로 수입되는 멕시코산 쇠고기에 대해서 전량 개봉검사를 실시할 방침이다. 또 주한 멕시코 대사관의 관계관을 불러 수입 위생 조건 위반에 대해 강력히 항의하는 한편, 원인 규명과 재발방지 대책을 촉구하기로 했다.

지난 3월 이후 수입되기 시작한 멕시코산 쇠고기는 현재 약 1백90t이 시중에 유통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 3월부터 7월말 현재까지 멕시코산 쇠고기는 총 4백14t이 수입돼 이 중 2백1t이 출고됐다.

***"값싼 미국산 섞어 이익 챙기려는 의도적 범죄"**

한편 이번 미국산이 멕시코산 쇠고기에 섞여 수입된 것은 국내 수입업체가 현지 업체와 공모한 의도적인 범죄로 추측돼 분노를 사고 있다. 미국산 쇠고기가 멕시코산보다 훨씬 싸 이익을 많이 챙길 수 있는 것을 노린 행위라는 것이다.

검역원 관계자는 "현지 업체와 국내 수입업체가 공모해서 값싼 미국산을 섞었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수출국 현지 작업장 관리와 축산물 검역을 강화해 이번과 같은 위장수입을 미연에 방지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농림부는 지난해 12월25일 미국 워싱턴주에서 광우병 의심사례가 발견되자 미국산 쇠고기와 육가공품, 기타 반추동물(양, 염소, 사슴) 등을 잠정 검역중단으로 통관 보류시켜 사실상 수입을 중단한 바 있다.

당시 정부의 수입중단 조치에도 불구하고, 쇠고기 기피 현상이 발생해 축산 농가와 관련 음식점들이 큰 타격을 입고, 미국의 통상 압력이 제기되는 등 한 차례 '광우병 파동'을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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