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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잉반응 말고 쇠고기 수입하라"

美정부 한국에 수입재개 압박,"한국이 봉이냐"

미국이 한국과 일본에 대해 미국산 쇠고기 수입금지를 "과잉반응"이라고 규정한 뒤 수입재개 압력을 행사하고 있어 파란이 일고 있다.

***미국, "한국 과잉반응 말고 미국 쇠고기 수입재개하라"**

미국 농무부는 데이비드 헤그우드 농무부장관 특별보좌관, 척 램버트 차관보 등 3명을 30일 한국에 파견해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수입금지 조치의 해제를 요구키로 했다.

미 농무부 관계자는 28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이들 대표단이 29일 일본에 이어 30일 한국을 방문해 이같은 미국정부 입장을 전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 등의 수입금지 조치에 대해 "과잉반응이다"고 불만을 토로한 뒤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미 농무부가 이처럼 한국과 일본에 대표단을 파견키로 한 것은 한국이 일본, 멕시코와 함께 미국의 3대 쇠고기 수출국으로, 세 나라를 포함한 30여개국이 미 쇠고기 수입금지 조치를 취함으로써 미국 쇠고기 수출의 90%가 봉쇄되면서 미국의 소 사육업자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미육우생산자협회(NCBA)는 농무부 발표 전날인 27일 한국 등의 수입금지조치와 관련, "무역 파트너로서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문호를 재차 열어주기를 강력히 호소한다"는 성명을 발표했었다. NCBA는 "미국에서 광우병 소가 발견된 이래 27일 현재 한국등 30여개국의 수입금지 조치로 수출물량 가운데 90%가 발이 묶인 상태"라며, "이같은 수입금지와 미국내 쇠고기값 폭락으로 업계가 입게 될 피해는 연간 베이스로 약 60억달러(우리돈 7조2천억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미국내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사육업자들이 수입금지조치에 크게 반발하자, 내년 대선을 앞두고 있는 조지 W. 부시 미대통령은 서둘러 농무부 대표단을 한국 등에 파견해 수입 재개를 압박하기에 이르른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미국 광우병 조사는 형식적"**

미 농무부가 한국에 대해 "과잉반응"이라는 주장을 하는 근거는 1986년 광우병 발병이래 1백38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영국이 몰고온 광우병 공포로 인해, 한국 등이 미국의 광우병 발병에 대해 과잉반응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은 자국의 경우 워싱턴주에 서 광우병에 걸린 소 한 마리가 발견됐을 뿐인 데 반해, 영국에서는 18만마리의 소가 광우병에 걸린 것으로 확인됐다며 양국의 경우를 동일하게 비교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광우병은 뼈나 골과 연관이 있을뿐 쇠고기와 무관하나, 한국이 쇠고기 수입까지 금지한 것은 과잉반응이라는 주장이다. 따라서 뼈나 골의 수입금지는 용인할 수 있으나, 쇠고기 수입금지는 즉각 해제해야 한다는 게 미국 정부 입장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같은 미국정부 주장에 대해 반론을 펴고 있다.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지는 28일 이같은 미국정부 주장과 관련, 1986년이래 광우병 공포에 시달려온 영국과 유럽 국가들은 늙은 가축이나 병에 걸린 것으로 보이는 모든 가축에 대해 광우병 감염 여부를 조사하고 있는 반면, "아메리카 대륙은 안전하다"는 주장을 펴온 미국은 제대로 걷지 못할 정도로 심한 병을 앓고 있는 소들에 대해서만 예외적으로 광우병 감염 조사를 실시해 왔다고 지적했다.

이는 광우병의 원인이 되는 단백질인 프리온(prion)은 혈액검사 등으로는 검출되지 않으며 도살 후 뇌세포에서 직접 샘플을 추출해야만 진단이 가능하기 때문에 광우병 검사 확대에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소모되기 때문이라는 게 이 신문의 분석이다.

또다른 전문가들은 현재까지 조사결과 광우병이 쇠고기를 통해 감염된 사례가 발견되지는 않았으나, 도축한 소를 해체하는 과정에 뼈나 갈비, 뇌수 등의 광우병 인자가 고기에 감염될 가능성은 배제하지 않고 있으며 쇠고기만 상대로 광우병 여부를 조사할 방법이 아직 개발되지 않은 점도 미국측 주장의 설득력을 떨어트리는 한계로 지적하고 있다.

***정부, 여론눈치 보며 전전긍긍**

이같은 미국측 압력에 대해 아직까지 우리 정부는 "수용 불가"라는 입장이다. 수입금지를 해제할 만한 새로운 상황이 전개되지 않는 한 수입재개는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미국이 쇠고기에 한해 수입금지 조치를 해제해줄 것을 요구할 때 얼마나 단호히 대응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우리 정부의 공식입장도 "광우병은 쇠고기를 통해 전염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 일각에서는 "미국 정부가 쇠고기 수출시 '이 고기는 광우병에 안전하다'는 보증서를 첨부해줄 경우 수입해도 되는 게 아니냐"는 입장이 흘러나오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미국의 광우병 조사방식이 유럽 등에 비해 형편없는 수준이며, 쇠고기 수입재개시 예상되는 국민적 반발이 클 것이라는 점에서 정부는 크게 부심하는 분위기다. 정부는 이라크 추가파병 압박에 이어 미국산 쇠고기 수입압박까지 가세하면서 한국내 반미감정이 비등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광우병 소, 미국내 8개주와 괌에도 유통**

한편 미국 농무부는 28일 한국 등에 대한 대표단 파견 소식을 밝히면서, 광우병에 감염된 홀스타인 젖소의 고기가 기존에 밝혀진 4개주 외에도 추가로 하와이 등 4개주와 한국인들이 신혼여행을 많이 가는 미국령 괌에서도 유통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농무부 식품안전검사국(FSIS)의 케네스 피터슨 대변인은 문제의 소에서 나온 일부 고기가 몬태나와 하와이, 아이다호, 알래스카주(州)와 미국령 괌으로 보내졌다고 말했다.

이달초 워싱턴주에서 도살된 광우병 감염 젖소의 고기중 대부분은 이미 워싱턴주와 오리건주에서 유통됐고 그 보다 적은 양이 캘리포니아와 네바다주에 보내진 것으로 확인되는 등 지금까지 알려진 광우병 감염 소고기 유통주는 4개주였다. 이로써 광우병 감염 젖소의 고기가 유통된 것으로 확인된 주는 모두 8개주와 미국령 괌 등으로 늘어났다.

이에 따라 미국내에서도 광우병 공포증이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어, 해외 수입국들에 대한 미정부 압박의 정당성을 크게 훼손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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