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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유출' 공격 이어 '통화내역' 조회…盧측 '격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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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유출' 공격 이어 '통화내역' 조회…盧측 '격분'

新· 舊 정권 갈등 전방위 확산…시점도, 배경도 '아리송'

자료 유출 논란으로 촉발된 청와대와 봉하마을 간의 갈등이 전면전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검찰이 천호선 전 홍보수석, 전해철 전 민정수석, 성경륭 전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위원장 등 노무현 정부 청와대의 핵심 관계자들에 대한 통화내역조사를 실시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신구 권력 간의 난타전이 벌어졌다.

지난 대선 기간 이재오 전 의원, 박계동 전 의원 등 이명박 캠프 인사들이 '청와대의 대선 개입설'을 주장한 데 대해 당시 청와대는 명예훼손 혐의로 이들을 고소한 바 있다. "고소인 조사 차원에서 통화내역을 조회했다"는 것이 검찰 측 입장이다.

이에 대해 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 인사들은 "이재오 전 의원 등 피고소인에 대한 조사는 제대로 진행하지도 않았으면서 갑자기 우리 통화내역을 털었다"고 분개하면서 정치적, 법적 대응을 고려하고 있다.

'정치공작'인가 '과잉수사'인가

검찰이 휴대전화 통화내역을 조사한 노무현 정부 인사들은 천호선 전 홍보수석·전해철 전 민정수석과 성경륭 전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위원장, 소문상 전 정무기획·오민수 전 민정·양정철 전 홍보기획·박선원 전 통일외교안보전략 비서관 등 참여정부 청와대 보좌진 10여명.

검찰 쪽에선 이 사실이 8일에 확인됐지만 노 정부 청와대 인사들은 통화내역을 조회 사실을 지난달 하순부터 사후 통보받았다. 실제 통화내역 조회는 5월 경 이뤄졌을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다. 017-770-××××의 관용 휴대전화를 통한 2007년 5월1일부터 7월31일까지 통화내역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검찰은 지난해 9월 노무현 정권의 청와대가 한나라당 이재오 전 의원 등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사건 수사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당시 이명박 캠프 일부 인사들은 '청와대가 이명박 죽이기에 나서고 있다. 마포에 별도의 사무실을 두고 활동하고 있다'고 주장했고 이에 당시 청와대는 즉각 명예훼손혐의로 고소한 바 있다. 이로 인해 현 여권 쪽에선 노무현 청와대의 대선 개입과 관련한 정치공작의 단서를 포착했을 것이라는 얘기도 나돈다.

그러나 노무현 청와대의 당사자들은 강력 반발하고 있다. 정치적 의도가 있는 과잉수사라는 것이다.

한 전직 청와대 핵심인사는 "지금까지 확인된 것이 10여 명인데 더 있을지도 모른다"면서 "전해철 전 민정수석을 중심으로 법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인사는 "처음에 몇 명이 통화내역 조회사실을 확인했을 때만해도 '이런 일이 있나' 싶었는데 점점 그 숫자가 늘어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다른 핵심인사도 "보수 언론을 통해 자료 유출 논란을 확산시키는 것의 연장선상이라고 본다"며 정치적 의도를 의심했다.

또 다른 인사는 "현 정부와 청와대가 공기업 관련, 또 다른 로비 의혹 등과 관련해 우리를 탈탈 털었다"면서 "이번에는 '대선 개입'으로 끌고 가려는 모양인데 전혀 꿀릴 것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명예훼손 고소 사건에서 피고소인이 아닌 고소인에 대해 영장까지 발부받아 통화내역을 조회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피고소인 중 핵심인 이재오 전 의원은 검찰 출두를 미루다 지난 5월 23일 출두해 단 한차례 조사받은 뒤 26일 미국으로 출국해 형평성을 결여한 조사라는 주장이다.

강온 양면책 펴는 여권…목적이 뭐냐?

청와대와 검찰의 이같은 강공이 시기적으로 뜬금없어 보이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자료유출 문제는 이미 4개월 전에 거론된 것인데 이제와 이 문제가 재점화된 배경이 명쾌하지 않고, 노무현 청와대 관계자들에 대한 통화내역 조사 역시 '왜'라는 기본적인 의문에 대한 충실한 답이 없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같은 강경기류가 나오기 직전 한나라당에선 180도 다른 유화적 제스츄어가 나오기도 했다. 조윤선 대변인은 지난 7일 "한나라당은 지난 대통령 후보 경선 및 본선 과정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청와대를 향해 쏟아냈던 각종 논평이나 공격으로 인해 본의 아니게 법적.정치적으로 상처받은 사람들이 있다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 "노 전 대통령 측 역시 우리의 진정성을 이해하고 대승적 측면에서 수용해 주기를 기대한다"고 공식 논평을 내놓은 바 있다.

지난 대선 기간 노 대통령 측으로부터 고소당한 한나라당의 한 의원도 "봉하마을 쪽 분위기가 어떠냐"면서 "(나에 대한 고소 건은) 취하해서 털고가야 되지 않냐"며 '화해'를 희망했다.

하지만 청와대에서 촉발된 자료유출 공방 확산이나 검찰의 통화내역 조회는 이같은 분위기와 역행하는 것. 노 전 대통령 시절 청와대 인사들은 "저쪽에서 정치적으로 걸고 넘어지는 것은 알겠는데 정확한 의도를 모르겠다"면서 "촛불 정국 타개책이겠거니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민주당 안희정 최고위원은 "현 정부의 어려움을 전 정부를 공격해서 넘어가려는 의도"라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 지도부가 오는 11일 봉하마을을 방문해 노 전 대통령을 예방할 예정이어서 최근 분위기와 관련한 노 대통령의 직접적인 발언이 나올지 주목된다. 민주당 지도부가 노 전 대통령을 예방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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