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사위, 지난 정권에서 임명된 분들"
이 대통령은 이날 7대 종단 지도자들을 청와대로 불러 가진 오찬 간담회에서 "천도교는 항일운동의 본산인데 (친일명단에) 30여 명이 포함된 것은 혼란을 초래하지 않을까 우려된다"는 천도교 김동환 교령의 발언에 대해 "이런저런 과거사청산위원회 분들은 과거 정부에서 임명된 분들"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
또 이 대통령은 "지난 서울시장 재임 시절 미당 서정주 선생의 후손들이 친일논란 때문에 선생의 생가를 매각했던 일이 있었는데, 거기에 빌라를 짓는다고 해서 (생가를) 복원토록 한 일이 있다"며 "잘못은 잘못대로, 공과를 제대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최근의 일본방문과 한일 정상회담을 언급하면서 "과거에는 단어 한 마디, 사과라는 단어 한 마디로 몇 달씩 조율을 했지만, 이번에는 사과는 당신들(일본)이 알아서 하라고 했다"며 "다만 우리 국내에선 매사에 모든 일을 너무 정치적으로, 내 편이냐 아니냐를 두고 따진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위원회들을 정비하려면 법을 바꿔야 한다"며 각종 과거사위원회에 대한 '수술'에 나서겠다는 방침을 우회적으로 시사하기도 했다.
한기총 회장 "그 동안 북한 버릇 잘못 가르쳤다"
대북문제에 대한 언급도 나왔다. 이 대통령은 "이번에 미국, 일본과는 신뢰를 회복했으니, 북한과도 제대로 된 관계정립을 통해 신뢰를 회복하면 된다"고 말했다고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밝혔다.
이에 이날 참석한 종단 지도자들은 "최근 북한의 반응에 일희일비 하지 않은 것은 잘 한 일"이라며 "서두르지 말라"고 장단을 맞췄다.
특히 기독교 내에서도 보수적 색체가 강한 한기총 엄신형 회장은 "그 동안 북한에 버릇을 잘못 가르쳤다"며 지난 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 이어져 온 대북정책 기조를 싸잡아 비난하기도 했다.
한양원 민족종교 협의회장도 "나도 북한을 8번 다녀 왔는데, 북한은 좀 더 세계를 보는 눈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李대통령 "사회도덕 흐트러졌다…긴장해야 한다"
한편 이날 오찬 간담회에서 이 대통령과 각 종단 지도자들은 '국민의식 제자리 찾기 운동'의 필요성에 대해 뜻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사회 윤리와 도덕이 흐트러졌다. 어린이 유괴나 성범죄가 일어나고…"라며 "우리가 열심히 살다 보니 국민의식이 소홀해졌다. 긴장해야 할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가족관계라든가, 어른을 공경하는 자랑할 만한 정신유산이 좀 어설프게 서양문물에 묻힌 감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최근덕 성균관장 등 일부 참석자들이 "경제살리기를 강조하다보니 자칫 인성교육, 사회전반의 윤리도덕에 대한 강조가 덜 된 것 같은 느낌"이라고 지적하자 이 대통령은 "공교육을 살리고 강화하겠다는 말의 기본적인 정신은 인성교육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라고 화답했다.
이 대통령은 "나는 사심이 없다. 권력을 잡아 치부하려는 것도 아니고…"라면서 우리 국민들이 우수한 만큼 제 자리를 잡으면 세계 일류국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새 정부는 이른바 가정복원운동을 벌이려고 한다며 "종교계도 적극 나서 달라"고 당부했다.
이동관 대변인은 "오는 5월은 가정의 달이 아니냐"면서 "이날 간담회에서는 이른바 국가사회 전체의 '제자리 찾기 운동'에 대한 대화가 많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