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과천 중앙공무원 교육원에서 열린 국무위원 재정전략회의에서 "우리 정부는 그것으로 인해 피해를 입는 축산농가와 농민들에게 어떻게 전화위복이 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줄 것이냐 하는 것"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앞서가는 축산농가는 개방해도 문제없다고 하더라"
빠르면 다음 달 중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재개될 예정인 가운데 이 대통령이 이날 제시한 '축산농가 생계대책'은 '경쟁력의 강화'였다.
이 대통령은 "일본의 화우 같은 것은 우리 쇠고기값이 10배로, 한 마리에 1억 원까지 하지만 없어서 못 팔 수준이라고 한다"면서 "우리도 얼마 있으면 국민소득이 3만 불이 넘는데 그러면 일본처럼 개방을 해도 최고의 쇠고기를 먹으려는 수요자가 많아진다"고 말했다.
전날 경기도 포천의 한 축산농가를 찾아 관련 대책에 대한 의견을 나눴던 이 대통령은 "어제 (방문했던) 축산농민은 사실 자기는 FTA(를 해도), 쇠고기를 개방해도 문제될 것이 없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은 "이미 앞서가는 축산농가는 쇠고기 개방을 해도 얼마든지 (경쟁)할 수 있다고 이야기하는 곳이 있다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 동안 농민사회도 많은 변화가 있어 왔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이번 일을 계기로 우리 축산업이 경쟁력을 키워 세계 어느 나라의 값 싼 쇠고기가 들어와도 값 비싼, 질 좋은 쇠고기로 경쟁할 수 있는 길을 만들어 줘야 할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번 임시국회에서 정치권이 한미 FTA 비준안을 반드시 통과시켜 달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이 대통령은 "이는 국가의 미래를 위한 큰 전략의 하나"라면서 "우리가 '이번 국회에서는 안 되고 18대 국회에 해도 된다', '금년에 안 되면 내년에 하면 된다'는 자세로 하면 일을 하기는 편할 지는 모르지만 이는 국가의 미래를 위해 걱정하는 정부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하루 빨리 (FTA 비준안을) 통과시키고 미국 의회에서도 통과시키는 전략을 짜고 최선을 다 하는 것은 바로 국가의 내일을 위한 전략"이라고 말했다.
"무리한 재정운용으로 성장한다고 국가발전에 도움 안 된다"
이 대통령은 이어 "우리가 경제성장도 어쩌면 7% 성장을 하겠다고 했는데, 이는 10년의 장기적인 목표를 갖고 비전을 제시한 것이 사실"이라며 "그러나 당장 금년에 그 수치를, 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이 대통령은 "내년에도 (7% 성장을) 달성할 수 없다고 치더라도, 7% 성장을 할 수 있는 기초를 닦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정치권과 일부 경제관련 연구소 등에서 일고 있는 '인위적 경기부양'에 대한 경계론을 의식한 듯 이 대통령은 "그런 기초가 없이 그저 무리한 재정운용으로 성장을 하더라도 그것이 국가발전에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한 발 물러섰다.
이 대통령은 "우리가 예산을 늘려서 일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있는 예산을 매우 효과적으로 잘 쓸 수 있는 방식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도 했다. 정부가 강력하게 요구하는 추가경정예산 편성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1~2년이 미뤄지더라도 건전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기초를 만들어 내는 게 더 중요하다"며 "그러면 2~3년 후에는 그 성장 잠재력을 갖고 탄탄한 기초 위에서 목표수치를 달성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사고와 제도를 바꿔야 한다"며 "5년 임기 중에 뭘 할 수 있는가를 확정짓는 것도 중요하지만 5년 이후에 우리가 더 큰 성과를 낼 수 있는, 계속 국가가 발전할 수 있는 시스템을 바꿔 놓는다는 것도 굉장히 중요한 국가발전 전략"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부터 오는 28일까지 이어질 이번 재정전략회의에서 이 대통령과 청와대 관계자들, 그리고 국무위원들은 최근 당정 간 충돌이 일고 있는 추경편성 여부, 경기부양을 위한 금리인하 문제 등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고 대략적인 재정운용 방안 등을 확정할 것으로 알려져 그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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