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이 후보를 비롯한 한나라당 지도부는 현재 국회 법사위에 계류 중인 '새만금특별법' 통과 문제를 두고 김완주 전북도 지사와 신경전을 벌이는 등 진통을 겪었다.
"한나라당 반대로 통과 안 돼"…"솔직히 화 많이 난다"
논란은 이날 새만금 현장의 가력 배수갑문 유지관리사무소 회의실에서 열린 한나라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한 김완주 전북도지사의 발언에서부터 시작됐다.
대통합민주신당 소속인 김 지사는 "작년에 강재섭 대표님과 김형오 전 원내대표님께서 특별법을 반드시 통과시켜 주겠다고 했는데 지난 번 법사위에서는 한나라당의 반대로 통과가 안 됐다"면서 "이번에 한나라당이 통과시켜 주지 않으면 특별법은 폐기된다. 그렇게 되면 한나라당은 전북도민의 거대한 분노에 직면할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이에 강재섭 대표는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대통합민주신당'을 순간적으로 '열린우리당'으로 표현할 정도로 감정적으로도 격앙된 모습이었다.
강 대표는 "이 이야기는 개인적으로 하려고 했는데 말이 나온 김에 하겠다"고 운을 뗐다. 그는 "올해 3월에 김완주 지사가 한나라당을 방문했고 나는 지원하겠다는 이야기를 했는데 지사는 나를 만나고 나서 전북의 온 언론에 한나라당이 특별법에 반대한다고 이야기를 해서 난리가 났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공개적인 자리에서 한나라당이 반대해서 안 됐다고 하고, 이번에 안 해주면 엄청난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는 식으로 이야기하면 안 된다"면서 "공개적으로 이야기해서 솔직히 화가 많이 났다. 도와 줄테니 열린우리당(대통합민주신당)이 딴지를 안 걸도록 해 달라"고 쏘아붙였다.
김형오 전 원내대표도 "지사님의 말씀은 한나라당 때문에 (특별법 처리가) 안 된 것으로 들릴 수 있는데, 처리를 위해 노력 중"이라고 발끈했다. 그는 새만금특별법과 남해안 개발 특별법을 함께 묶어 처리한다는 한나라당의 기존 입장을 설명하며 "금년 정기국회 처리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김 전 원내대표는 "이명박 후보가 이 자리에 온 것은 이번 정기국회 안에 새만금특별법을 제정하겠다는 의지가 있다는 것"이라며 "한나라당의 열정에 대해 인정해 달라"고 강조했다.
이재오 최고위원도 "특별법은 지난 6월29일에 법사위로 넘어 왔고, 7~8월에는 국회가 없었다"면서 "9월 정기국회에서 논의하면 되지 한나라당이 발목을 잡아 통과를 안 시켰다는 오해는 없었으면 한다"고 불편한 기색을 보였다.
이명박 "정치논리 벗어나야…김 지사는 발언 조심하라"
이명박 후보도 발끈했다. 이 후보는 "새만금이 성공적으로 되기 위한 첫번째 조건은 정치 논리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경제 논리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김 지사도 정치 논리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나도 서울시장을 했지만 시도지사가 정치논리에 너무 몰입하면 일이 잘 안 된다. 김 지사는 금년 내에는 발언을 조심하는 게 좋다"고 경고했다.
이 후보는 "김 지사는 저도 듣는 가운데 '도민들이 분노할 것'이라는 표현을 했다. 도민이 분노해서 전북이 이렇게 됐나. 왜 (전북이) 낙후됐나"라고 따져묻기도 했다. 그는 "나는 이 문제에 정치 논리는 완전히 없다. 어떻게 하면 대한민국이 발전할 수 있을지, 3만 불, 4만 불의 경제성장을 할 수 있을지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는 "여권에서도 협력하고 해서 특별법은 통과시키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면서 "한나라당은 지역을 초월한 실질적 균형발전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전체 용지의 70%를 농지로 이용토록 한 정부의 개발계획에 대한 비판적인 입장도 밝혔다. 그는 "당초 계획이 농토 중심으로 시작된 것은 사실이지만 긴 세월을 보내면서 여건의 변화가 있었다는 것을 인정하고 정부에서도 그 점을 고려한 새로운 발전계획이 나와야 한다는 생각"이라면서 "한나라당이 집권하면 근본적으로 재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가 새만금 문제에 대해 본격적인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두바이에서 온 분들'이 새만금에 관심?
한편 이 후보는 이 자리에서 자신을 통한 새만금 사업 외자유치 의사가 있었음을 밝혀 눈길을 끌었다.
이 후보는 "더 중요한 것은 새만금 사업을 국제화 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외국 자본도 들어 와야 한다"면서 "새만금을 100% 대한민국 예산으로 개발한다는 것은 사실상 꿈이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명박 후보가 이 일을 맡아서 한다면 외자를 투자할 용의도 있다고 해서 외국에서, 두바이에서 찾아온 분들도 있다"고 소개하며 이같이 말했다.
투자를 위해 '두바이에서 찾아온 분들'은 이 후보가 각종 연설회나 토론회 등에서 자신의 한반도 대운하 공약을 설명할 때 사용하던 단골 메뉴다. 이 후보는 지난 달 지리산에서 열린 연찬회 자리에서도 "두바이에서 외환은행을 인수하러 온 현지 투자자가 자신을 찾아와 대운하에 150억 달러를 투자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새만금 사업에 관련해 두바이 인사의 투자여부 타진이 실제로 있었는지에 대해선 이 후보의 최측근 인사조차 "확인이 필요하다. 잘 모르는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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