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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디 커틀러, 지금 바로 떠나라"

9일 FTA 미측 협상단 입국…시민단체 항의집회

다음 주부터 열리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제2차 본협상을 위해 웬디 커틀러 수석대표 등 미국측 협상단이 9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한미 FTA 협상에 반대하는 시민사회단체들은 인천공항 입국장에서 반대 집회를 열었지만, 우려 됐던 충돌 사태는 없었다.

인천공항 입국장 내의 안내데스크는 이날 오후 내내 분주했다. 미국 측 협상단이 들어오는 게이트(Gate)를 묻는 기자들과 시민단체 인사들의 질문이 쏟아졌기 때문이다.

안네데스크 직원은 동시에 물어오는 다급한 질문에 "오후 5시 경 도착하는 대한항공 KE 094 편에 아마도 미국 측 협상단이 탑승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당초 한·미 양국 정부는 미국 측 협상단의 입국시간과 비행기 편을 '보안'에 붙였다. 한미 FTA에 반대하는 시민단체의 거센 시위를 예방하자는 차원이었다. 안내데스크의 난데없는 분주함도 이 때문이었다.
▲ 이날 경찰은 11개 중대 1000여 명의 병력을 인천공항 곳곳에 배치했다. ⓒ 프레시안

그러나 미국 측 협상단이 탑승한 비행기 편과 이들의 입국 시간이 확인되기 전에 기자들과 시민단체 관계자들은 인천공항 주변에 경찰 병력이 배치된 상황을 보면서 '어디에' 위치하고 있어야 하는지 쉽게 판단할 수 있었다.

11개 중대 1000여 명의 경찰 병력은 'F' 입국장을 중심으로 빼곡하게 배치돼 있었다. 회색과 검은색 복장을 한 경찰은 'F' 입국장은 물론 앞으로 연결되는 '13번' 출입구와 출입구 앞 도로까지 철통 경비 태세를 유지했다.

공항경찰대의 한 관계자는 "미 대사관의 요청으로 병력을 배치하게 됐다"며 "경찰은 미국 측 협상단을 경호할 책임이 있다"고 병력 배치의 배경을 설명했다.
▲ 기자회견에 참가한 민주노총 허영구 수석부위원장(왼쪽)과 "양극화 심화시키는 한미 FTA를 반대한다"는 구호를 외치고 있는 FTA 범국본의 대표자들(오른쪽). ⓒ 프레시안

오후 4시가 조금 지난 시각, 시민단체들은 미국 측 협상단의 입국 반대 기자회견을 시작했다. 기자회견은 'F' 입국장에서 20여 미터 떨어진 장소에서 진행됐다. 물론 경찰이 설정한 '폴리스라인' 밖이었다.

'한미 FTA 저지 범국민운동본부'(이하 범국본) 소속 시민단체 회원들과 대학생 30여 명은 2열로 대형을 유지한 뒤 한미 FTA 제2차 협상과 이를 위한 미국측 협상단 입국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범국본의 정광훈 공동대표는 미국 측 협상단을 향해 "입국과 동시에 당장 출국 절차를 밟으라"고 요구했고, 범국본의 전대석 금융부문 대표도 "FTA는 우리 나라에 '쓰나미'를 가져올 것"이라며 "웬디 커틀러는 당장 한국을 떠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인천공항에 도착한 웬디 커틀러 한미 FTA 미국측 수석대표가 굳은 표정으로 입국장을 빠져나가고 있다. ⓒ 프레시안

한편 미국 측 협상단이 도착하기로 한 시각인 오후 5시가 조금 넘어서면서 'F' 입국장 주변의 긴장도는 최고조에 달했다. 줄지어 선 경찰들의 얼굴에는 긴장감이 피어올랐고, 범국본 관계자들은 까치발을 세우며 'F' 입국장 출입문을 주시했다.

웬디 커틀러 수석대표 등 미국측 협상단은 오후 5시 30분 경 모습을 드러냈다. 이들은 경호원들의 보호 아래 신속하게 별도로 마련된 통로를 통해 신속히 빠져나갔다.

그동안 기자회견을 마치고 미국 측 협상단이 나오기만을 기다리던 범국본 관계자들은 일제히 '다운 다운 에프티에이(DOWN DOWN FTA)', '노 웨이 에프디에이(NO WAY FTA)' 등의 구호를 외쳤다. 그러나 범국본 관계자들이 외치는 각종 구호가 미국 측 협상단까지 닿기에는 거리가 너무 멀어 보였다.

미국 측 협상단의 입국을 계기로 인천공항 내에 2시간 여 동안 형성됐던 팽팽한 긴장감은 오후 5시 40분 경 모두 해소됐다. 범국본 관계자들은 입국장 밖에 삼삼오오 모여 10일 제2차 본협상 개시 이후의 또다른 대응방안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고, 경찰 병력들도 떠날 채비를 갖추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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