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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곤 "스크린쿼터 재검토 불가…내 소신도 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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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곤 "스크린쿼터 재검토 불가…내 소신도 변했다"

"부당한 세계화 비판하더니…", "장관 안하겠다더니…"

김명곤 문화관광부 장관 내정자는 23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스크린쿼터 축소 문제는 재론할 수 없는 일"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김 내정자는 이날 "스크린쿼터 축소는 정부가 신중하게 검토해 확정한 사안"이라며 "재검토 건의는 정부 정책에 혼란을 일으키는 문제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내정자는 지난 1993년 영화 〈서편제〉로 제14회 청룡영화상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경력이 있다.

***"재검토 안 된다는 전제 위에서 영화인들과 대화는 하겠다"**

이날 청문회에서 김 내정자를 괴롭힌 것은 부동산 투기 의혹도, 경력 허위기재 의혹도 아니었다. 영화인 출신인 그에게 '스크린쿼터 축소'에 대한 입장을 묻는 청문위원들의 날선 추궁만큼 곤혹스러운 것은 없었다.

한나라당 최구식 의원은 "스크린 쿼터 축소가 적절하다고 생각하느냐"며 "정부 논리는 스크린쿼터는 시행령 사항이라 국회나 국민들과 논의도 필요 없다는 식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대해 김 내정자는 "문화정책과 통상정책을 다 감안해 정부가 오랫동안 고민한 것으로 안다"고 얼버무리려 했다.

그러나 민주당 손봉숙 의원은 김 내정자의 과거 인터뷰 내용을 언급해가며 공세를 펼쳤다. 손 의원은 "김 내정자가 평소 스크린 쿼터는 물론이고 전통문화나 창작기초예술에 대한 스테이지 쿼터를 도입할 것을 주장했었는데 지금도 마찬가지냐"고 질의했다.

김 내정자가 "신중하게 검토해 (소신을 지키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하자 손 의원은 곧 바로 "그러면 스크린쿼터는 어떻게 되나. 평소 소신하고 다른 것이니 '다시 한번 생각해 봅시다'라고 말이라도 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몰아세웠다.

김 내정자는 거듭 "스크린쿼터 축소의 재검토는 힘들지만 앞으로 영화인들과 충분히 대화하겠다"는 '모범답안'을 냈지만 민주노동당 천영세 의원은 "지금 영화인들이 주장하는 것이 바로 정부의 쿼터 축소 방안 철회에 대한 대화"라고 면박을 줬다.

천 의원은 "김 후보가 쓴 책을 보니 '세계의 힘은 부당한 세계화 쪽으로 기울어져 있다. 문화의 다양성은 문화의 경제적 효용성 앞에서 더 이상 구현되지 않는 듯 하다'는 구절이 있던데 그러면 한미 FTA는 어떻게 되는 거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김 내정자는 "그렇게 (부당한 세계화가) 안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곤혹스런 표정을 지었다. 김 내정자가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었던 것은 천 의원이 인용한 책 〈문화의 블루오션을 꿈꾸다〉는 오래 전도 아닌 올해 나온 신간이기 때문이다.

한나라당 이재웅 의원도 "3년 전 어느 특강에서 '절대 장관직은 안 맡겠다'고 밝혔고 인터뷰를 통해 스크린 쿼터 유지에 대한 소신을 밝힌 적도 있던데 이제 소신이 바뀐거냐"고 추궁했다.

김 내정자는 결국 "그런 적이 있다. (소신이) 바뀌었다"고 선선히 인정했지만, 곧바로 정병국 의원은 "지금 이야기를 들어보니 소신을 펼치기 위해 공직에 나선 게 아니라 그냥 장관이나 한번 해보자는 마음을 먹은 것 같다"는 비아냥이 날아왔다.

의원들의 이런 공세에도 불구하고 김 내정자는 끝내 '스크린쿼터 축소 재검토 불가'라는 '바뀐 소신'을 조금도 굽히지 않았다.

***여당 의원, 김명곤 '구원투수' 자청…이명박 공격용 질의도**

반면 열린우리당 정청래 의원은 "개인의 소신을 접어야 장관 업무를 잘 수행할 수 있다"며 '구원투수'를 자청했다.

정 의원은 "소신과 장관 업무가 충돌하면 어떻게 하겠냐"고 물어 "개인의 소신과 정책집행자인 장관직 사이에서 어떻게 균형을 적절하게 잡을지가 고민"이라는 답을 이끌어 냈다.

정 의원은 "김 내정자도 앞으로 소신을 접는 아픈 과정을 겪을 것"이라며 "멋있는 김명곤으로만 대중들에게 비치지 않기를 바란다. 개인의 소신을 접어야 장관 일을 잘 할 수 있다"고 거듭 주문했다.

공교롭게 비슷한 시간에 진행된 '국민과의 인터넷 대화'에서 노무현 대통령은 "정치라는 것이 개인의 소신으로만 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며 "청문회를 보니까 소신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개인의 소신이 장관의 정책이 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한편 여당 의원 일부는 "잠원동 실내테니스장이 공공 체육시설이라고 생각하느냐", "이명박 서울시장이 서울시체육회장직을 맡고 있는데 그러면 대한체육회장은 노무현 대통령이 맡아야 하느냐" 등 다소 무모한 질문을 던졌다.

이런 질문에 김 내정자는 "잘 모르겠다" "대답하기 적절치 않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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