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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임금 직종은 수천억 남는 회사에 합리적 인상도 요구 못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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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임금 직종은 수천억 남는 회사에 합리적 인상도 요구 못하나"

KAL조종사 파업 이틀째…합류자 늘고 사측은 고소로 맞서

대한항공조종사노조의 파업이 2일차로 접어들었다. 노조는 국제선 비행을 마치고 돌아온 조합원들의 지속적 합류로 고무된 표정이고 사측은 노조 간부들에 대한 고소로 맞섰다.

이에 대해 현상훈 노조 부대변인은 "파업 이후 회사는 협상에 일체 나서지 않고 정부와 언론에만 매달리고 있다"며 "고임금 노동자의 파업에 대한 부정적 여론과 긴급조정을 믿고 있는 게 아니겠냐"고 주장했다.

***건교부 "긴급조정 요청할 계획" vs 노동부 "상황 더 지켜봐야"**

〈사진1〉

한편 8일 오후 추병직 건교부 장관은 긴급조정권 발동을 요청할 계획이라 밝혔다. 추병직 장관은 "대한항공의 파업은 아시아나항공 파업 때보다 국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크기 때문에 국민경제 차원에서 노동부 장관에 긴급조정권 발동을 요청할 계획"이라 말했다.

긴급조정권은 국민경제를 현저히 해치거나 국민의 일상생활을 위태롭게 할 위험이 있다고 판단 될 경우 노동부장관이 발동하는 강제적 쟁의조정 수단이다. 긴급조정권이 발동되면 30일간 쟁의행위가 중단되고 파업은 즉시 종료된다. 노동부는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노조의 파업이 25일에 이르자 긴급조정권을 발동한 바 있다.

그러나 노동부는 "파업이 국민경제에 현저히 해가 되고 있는 수준은 아니라고 판단된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져 긴급조정이 즉각 발동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는 관측이다. 정부 수립 이후 긴급조정권은 지난 8월의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노조의 파업을 포함해 단 3차례 발동됐을 정도로 이례적인 조치라는 것.

또한 대한항공 사측은 신만수 노조위원장과 노조 간부 30명을 서울 강서경찰서에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쟁점 단순하고 성수기 얼마 안 남아 장기화 가능성은 낮아**

〈사진2〉

파업 이틀째인 9일 오전까지 노사 양측이 대립각을 형성한 가운데 교섭은 진행되지 않고 있지만 이번 파업이 장기화될 것 같지는 않다는 것이 안팎의 분석이다.

임금인상률 차이를 제외하면 이렇다 할 쟁점이 없는 데에다 방학, 연말연시의 항공성수기가 얼마 남지 않아 노사 양측에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인천연수원에서 만난 한 노조 관계자는 '해고자 복직이 파업의 실제 목적'이라는 회사측의 주장에 대해 "해고자 문제가 중요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이번 파업에 복직 문제는 포함되어 있지 않다"고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여론의 공격은 예상하고 있지만 감수할 수밖에 없다"며 "고임금을 받는 직종이라고 해서 수천억 원의 이익을 남긴 회사에 합리적인 인상률을 제시하면 안 되는 것인가"라고 덧붙였다.

대한항공은 파업 첫날인 8일 여객기 총 387편 중 204편이 결항됐고 화물기 31편 가운데 24편이 운항되지 못했다고 밝히는 한편 9일에는 여객기 369편중 230편, 화물기는 30편 가운데 23편이 결항될 예정이라 밝혔다.

한편 중앙일보를 비롯한 여러 언론들은 사설 등을 통해 '고임금 노동자들의 파업에 즉각 긴급조정권을 발동하라'고 주문하며 노사자율교섭보다 긴급조정에 무게를 싣는 모습을 보였다.

〈박스 시작〉

***"주면 주는대로 받으라고? 우린 자존심도 없나?"**

9일 새벽 3시, 4시간여의 쟁의대책회의를 마친 신만수 대한항공조종사노조 위원장을 만났다. 피곤한 기색이 역력한 신만수 위원장은 구체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는 모습을 보였다.

〈사진3〉

프레시안: 파업 2일차에 들어섰는데….
신만수: 쉽지 않은 결정을 통해 파업에 돌입했으니 쉽게 접지는 않은 것이다.

프레시안: 여론이 부정적이고 또 건교부에서 긴급조정권 발동을 요청했는데 대책이 있나?
신만수: 구체적인 부분은 밝히기 힘들 뿐더러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진행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프레시안: 연수원으로 집결하는 조합원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데….
신만수: 우리 조합은 단일 직종으로 구성됐다는 특성이 있고 조합원들 사이에 끈끈함이 다른 곳들하고 분명히 다르다. 조합원들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않는다.

프레시안: 해고자 복직 문제가 중요한 쟁점인가?
신만수: 그 문제에 대해서는 한 마디도 꺼낸 적이 없다. 회사에서는 이번 파업을 불법으로 규정하기 위해 그 문제를 들고 나오는 모양인데 어처구니 없다.

프레시안: 성수기가 닥쳐오는 데에다가 쟁점이 단일해 사태가 장기화 될 것 같지는 않은데….
신만수: 지금이 바로 성수기 시작이다. 회사가 성의 있게 교섭에 응하면 금방 사태가 해결될 것이다. 임금인상률 문제도 그렇다. 10여 차례 교섭을 진행하는 동안 회사는 줄곧 동결을 주장하다가 조정에 들어가서야 2.5%안을 내놓았다. 이익이 얼마가 나던 간에 주면 주는대로 받으라는 것인데 그런 것들이 조합원들의 자존심을 건드린 것이다.

프레시안: 파업 돌입 후 회사에서 협상 제의가 있었나?
신만수: 없다.
〈박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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