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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만 촛불 모인 서울광장…"새누리당, 땡깡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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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만 촛불 모인 서울광장…"새누리당, 땡깡 그만"

보수성향 대구대교구 수도자들, 공무원 노동조합 등도 시국선언

국정원 국정조사 특위 첫날 청문회가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의 증인 불출석으로 무산된 가운데, 국정원 대선 개입 규탄 제7차 범국민대회가 서울 광장에서 열렸다.

광복절 전야였던 14일 오후 7시 반에 시작한 대회에는 집회 측 추산 4만여 명(경찰 추산 7500여 명)이 모여 "제대로 된 증인 출석 없는 국정조사는 무효"를 외쳤다.

서울광장 잔디밭이 비좁아 일부 참가자들은 주변 도보에서 촛불을 들었다. 어린아이들이 안전하게 있을 수 있도록 아동용 소형 텐트를 가져온 시민들도 곳곳에서 보였다.

▲ 14일 열린 국정원 대선 개입 규탄 제7차 범국민대회에는 주최 측 추산 4만 여명이 참석해 "제대로 된 증인 출석 없는 국정조사는 무효"를 외쳤다. ⓒ프레시안(최형락)

첫 발언자로 이태호 참여연대 사무처장이 나섰다. 284개 시민·사회 단체로 구성된 국정원 시국회의 대표로 연단에 오른 이 사무처장은 경찰의 집회 방해를 꼬집었다.

이 사무처장은 "수차례 요청 및 경고했는데도 여전히 경찰이 평화로운 촛불 집회를 방해하고 있다"며 "양심적인 경찰은 집회 장소로 이동하는 참가자들의 통행을 막지 말고 시국선언에 동참하라"고 외쳤다.

앞서 지난 13일 시국회의는 김정석 서울경찰청장과 연정훈 남대문경찰서장, 최성영 남대문서 경비과장 등을 집회 방해와 직권 남용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10일 열렸던 6차 범국민 대회에서 경찰이 덕수궁 대한문 앞부터 서울 광장으로 연결되는 횡단보도 한쪽 끝을 경찰 버스로 막아 통행을 제한했다는 것이다.

'원판' 동행명령장 발부…"땡깡부리던 새누리당, 마침내 굴복"

▲ 14일 7차 범국민대회 모습. ⓒ프레시안(최형락)

이 사무처장은 이어 원세훈-김용판 증인 불출석 사태에 대해 "정부·여당이 국민들의 분노를 얼마나 가볍게 여기는 지를 보여주는 증거"라고 꼬집었다.

국정원 국정조사 특위 야당 측 간사 정청래 민주당 의원은 "오늘 원세훈-김용판이 불출석했지만, 여야 즉시 동행명령에 합의하는 작지만 의미가 큰 승리가 있었다"며 "증인 출석을 거부하기 위해 땡깡부리던 새누리당도 마침내 여러분 앞에 굴복했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그는 "국정원 국정조사가 하루하루 '가느냐 마느냐'하고 있다"며 "걸핏하면 못하겠다해서 도망가면 잡아오고, '이거 안 해주면 못하겠다' 그러면 또 잡아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여러분들이 있어서 더 이상의 양보는 없다고 선언하자 저들이 드디어 고개를 숙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상규 통합진보당 의원은 "국정원 여직원이 댓글 작업에 동원한 민간인 이모 씨, 여직원이 쓰던 대포폰 실제 명의자, 새누리당 김희정 의원이 같은 대학(연세대) 동창인 것으로 드러났다"며 "새누리당은 이 의혹에 대해 국민들에게 스스로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의당 박원석 의원은 "사사건건 진상을 부리던 새누리당이 조금씩 밀리고 있다"며 "지난 주말, 시청광장과 전국 곳곳에서 10만 촛불이 오른 결과, 우리가 조금씩 국정조사를 리드해가고 있다"고 전했다.

▲ 14일 제7차 범국민대회 모습. ⓒ프레시안(최형락)

대회 중간중간에는 시민들의 다채로운 노래 공연 등이 이어졌다. 부천지역 직장인 기타 동아리회원 20여 명은 무대에 올라 민주주의를 소재로 한 노래를 불렀다.

국정원 게이트 버스킹(KGB)란 이름으로 뭉친 음악인들도 무대에 올랐다. 이들은 지난 8일부터 서울 청계광장에서 매일 '국정원 게이트'에 항의하는 공연을 열고 있다.

KGB에는 노래패 '노래를 찾는 사람들'의 멤버인 문진오, '노래마을' 출신 이정열과 손병휘, 그리고 김가영, 프리다수진, 조약골, 한충은, 신혜원, 김한봉희, 처절한기타맨, 어진백수어진, 이씬, 이광석, 지민주, 박상도, 백자, 조씨, 정미이모, 이란, 나는모호, 윤영배 등이 참여하고 있다.

이날 밤 10시에 서울광장에서 열릴 '8.15 전국노동자대회'를 앞두고 금속노조 현대자동차 지부 문용문 지부장이 자유발언을 하기도 했다. 문 지부장은 "이곳에 모인 촛불들이 빼앗기 민주주의를 되찾아 올 수 있다고 확신한다"며 "불법파견을 인정하지 않고 계속해서 노동자를 탄압하며 불법을 자행하는 정몽구 회장과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 등을 외면하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이 책임질 때까지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공무원 노조, 해임·파면 각오하고 시국선언

▲ 서울시청 옥상에서 내려다본 제7차 범국민대회 모습. ⓒ프레시안(최형락)

최근 설립신고가 네 번째로 반려된 공무원 노동조합은 이날 4만 촛불 앞에서 국정원 사태 시국선언을 했다. 김중남 공무원노조 위원장은 "우리가 시국선언을 하면 바로 해임과 파면"이라며 "해임과 파면을 각오하고 (무대에) 올라왔다"고 말했다.

이들은 '정권의 유지도구로 쓰인 국가정보원 공무원들의 정치개입 등 국기 문란을 규탄한다'는 제목의 시국선언문에서 △박근혜 대통령 사과와 국정원 국정조사 적극 협력 △국정원 해체 후 정보기관 본래 취지에 부합하는 조직 신설 △국정원 사태뿐 아니라 4대강 사업, 민간인 사찰 등 이명박 정부의 국기문란 행위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책임자 처벌, 재발방지 장치 강구를 요구했다.

앞서 이날 오후 3시에는 보수 성향의 대구대교구 소속 신부 103명이 교구가 설립된 1911년 이후 한 번도 없었던 시국선언을 해 주목을 받았다. 1987년 6월 항쟁 때도 유일하게 집단적인 의견 표명이 없었던 대구대교구다.

시국선언에는 대구대교구 신부 외에도 안동교구 소속 신부 66명, 남자 수도자 72명, 여자 수도자 265명 등 506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시국선언문에서 "교회의 입장에서 바라본 작금의 대한민국 현실은 분노를 넘어 우리를 경악하게 한다. 국정원이 특정 정당의 대통령 후보를 위해 수준 이하의 댓글 공작을 자행하면서 국가를 저버리고 정권의 하수인으로 전락했다"고 비판했다.

대전 교구 소속 수도자 141명도 이날 시국선언 대열에 동참했다. 이에 따라 전국 15개 가톨릭 교구 가운데 부산(7월25일, 77명), 마산(7월29일, 77명), 인천(8월7일, 164명), 전주(8월8일, 152명), 광주대교구(7월31일, 808명) 등 8개 교구가 이미 시국선언을 했고, 원주 교구도 15일 시국선언 대열에 동참할 예정이다. 수원교구에선 오는 20일 교구장인 이용훈 주교가 집전하는 미사에서 신부들이 시국선언을 할 것으로 알려졌으며, 전주교구 신부들은 26일 전주 중앙성당에서 대규모 시국미사를 열 예정이다.

한편, 이날 역시 보수단체들이 맞불 집회를 벌였다. 애국단체총협의회 등 보수단체 회원들은 서울역 광장에서 '종북반역세력 심판'을 외치며 대규모 집회를 진행했다.

서울광장에선 자유대학생연합 소속 20여 명 젊은이들이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개새끼해봐. 못하면 넌 종북세력이야^^", '엄마 나 국정원에 취직했어. 근데 왜 월급이 안 들어오지?'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제8차 범국민대회는 오는 17일 7시 서울광장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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