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 대학 재학 중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풍경의 꿈>이 당선되며 등단한 장석 작가의 첫 시집과 두 번째 시집이 등단 40년이 지나 연달아 발간됐다.
장 시인은 노회찬 전 국회의원의 절친이었다. 지난 2018년 7월 26일 열린 노 전 의원 추도식에서는 그를 기리는 추모 시를 낭독하기도 했다. 장 시인은 아울러 프레시안의 창간 주주이자, 현 조합원이기도 하다. (☞관련기사 : [노회찬 추모 시] 여진으로 해일로 우리는 간다)
장 시인의 첫 시집 <사랑은 이제 막 태어난 것이니>와 두 번째 시집 <우리 별의 봄>(이상 강 펴냄)에는 등단 작품으로 큰 화제와 비평적 상찬을 받고도 오랜 기간 작품을 발표하지 않은 작가가 지난 시간 굴을 생산하는 '바다 농꾼'으로, 대안학교 이우중·고등학교의 설립자로 지내며 다져 새긴 글자 하나하나가 오롯이 새겨졌다.
첫 시집 <사랑은 이제 막 태어난 것이니>에는 비교적 오랜 기간 걸쳐 시인이 쓴 작품이, 두 번째 시집 <우리 별의 봄>에는 주로 최근 작품이 각각 실렸다.
장 시인의 등단작 <풍경의 꿈>(두 번째 시집 <우리 별의 봄>에 수록) 발표 당시 한국 시 문학계는 젊은 거목의 등장에 크게 술렁였다. 1995년 남진우 평론가는 평론집 <신성한 숲>에서 장 시인을 두고 "단 한 편의 시밖에 발표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오래 기억해야만 할 시인"이라며 "그의 시가 보여주는 빛나는 언어 구사와 환상적인 이미지의 조형, 상상력의 미묘한 변주와 함께 시인의 천진한 감수성이 일으킨 불꽃의 아름다움"을 찬양했다.
남 평론가는 아울러 장 시인의 침묵을 두고 "순결한 영혼의 설렘, 흔들림, 망설임"을 언급하며 "1979년 말 긴급조치의 어둠이 걷히고 1980년 5월의 야만의 시간이 다가오기 직전 발표된 이 작품은 너무도 많은 가능성을 품고 있었으면서도 상황 논리에 따라 자진해서 닫히고 만 운명의 한 형식"이라고 평했다.
남 평론가는 40년의 침묵 끝에 세상에 선을 보인 장 시인의 두 권의 시집을 미리 읽기도 했다. 남 평론가는 두 시집을 두고 "세계를 향해 낮은 음성으로 속삭이는 그의 사랑의 전언에는 여전히 순결한 자아에 대한 갈망과 현상적 질서 너머의 본질을 투시하고자 하는 은밀한 열망이 가득 차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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