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동성 결혼 합법화가 청소년을 살린다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동성 결혼 합법화가 청소년을 살린다

[기고] 동성혼 합법화 이후 성적 소수자 자살률 감소

최근 국내에서 성소수자와 관련해 대학입학 포기, 군 강제 전역 등으로 논란이 빚어지고 있다. 이 문제를 좀 더 넓고 과학적인 시각에서 점검할 필요가 커지고 있다. 전체 인류의 생성과 유전 등 인간학적 관점에서 조명하면서 남녀 문제, 그리고 성적 소수자에 대한 과학적 연구 결과 등을 토대로 아래와 같은 목차로 살펴보고자 한다.

1. 70억 인류는 조상이 하나, 한 지붕 한 가족
2. 인종(race)은 존재하지 않는다
3. 남녀는 화성이나 금성에서 온 존재가 아니며 두뇌 구조도 별 차이가 없다
4. 모든 남녀의 절반은 동성애 유전자를 지니고 있다
5. 동성애는 사회적 유대를 강화하는 수단의 하나다
6. 동성애 합법화 조치이후 성적 소수자 자살 시도 14% 감소
7. 인간의 잠재력이 개척할 21세기 첨단 과학시대의 명과 암

6. 동성혼 합법화 조치 이후 성적 소수자 자살 시도 14% 감소

성적 지향(Sexual orientation)은 이성이나 동성 또는 양성과 같은 대상에게 성적 매력을 느끼는 지속적인 행동방식을 말한다. 최근에는 타인에게 성적 욕망을 느끼지 못하는 무(無)성욕(asexuality)을 포함시키기도 한다.

성적 지향이 발생하는 확실한 원인은 아직 규명되지 않았지만 생물학적 요인으로 거론되는 유전자, 호르몬, 뇌 구조와 사회문화적 환경 요인 등이 단독 또는 혼합형식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과거에는 동성애가 후천적 원인으로 생기는 것으로 인식했으나 그것은 근거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좀 더 과학이 발달해야 하겠지만, 지금까지 과학자들의 연구 결과 유전과 호르몬 영향이 큰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성적 지향을 유전자가 주로 결정한다는 논리가 일반화되고 그 성과가 주목 받으면서 사람들의 성적 지향성이 바뀔 수 없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그에 따라 성적 소수자를 배려하는 정책에 대한 사회적 수용성이 증대되고 있다.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뿌리 깊은 고정관념이 수정되는 셈이다.

미국 캔자스 대학의 마크 조실린 교수 등은 지난 10년간 성적 소수자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 변화를 조사한 결과, 유전자 결정론적인 인식이 동성애를 사회가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되었다는 사실을 2016년 4월 과학전문지에 아래와 같이 발표했다(https://www.sciencedaily.com/releases/2016/04/160407083736.htm).

조슬린 교수 등은 △미국인 성인 1천 여 명을 상대로 2014년, 2003년, 1993년에 각각 실시한 성적 지향성의 후천적 변경 불가능성에 대한 조사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2003년 이후 유전자 결정론을 신뢰하는 비율이 12% 증가했으며, 비슷한 비율의 피조사자가 성적 지향성은 후천적으로 변경할 수 없다고 응답했다는 점을 확인했다. 이는 유전자 결정론이라는 과학적 연구결과는 성적 지향성이 후천적으로 변경될 수 없다는 인식을 확산시키면서 성적 소수자를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고정관념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해석됐다.

일반적으로 피조사자들은 유전적 결정론을 신뢰할 경우 성적 소수자에 대한 인식은 그런 결정론을 인식하기 이전보다 매우 달랐다. 성적 소수자를 비난하지 않게 되면서 그들에 대한 태도가 변화했다. 유전적 결정론이 동성애에 대한 부정적인 고정관념을 바꿔 성적 소수자 집단을 더 호의적으로 생각하게 되었다. 수십 년 전 미국 사회는 유전자 결정론을 동성애 단체를 지지하는 논리로 결부시키지 않았지만, 생물학에 대한 인식의 발전과 성적 소수자에 대한 정치권의 긍정적 조치가 인식체계를 변화시켰다.

미국의 경우, 동성애 합법화 조치 이후 전체 교생의 자살 시도가 7% 줄어들었다. 게이, 레즈비언이나 양성애 청소년의 자살시도는 14% 감소했다. 이런 사실은 미국 존스 홉킨스 블룸버그 공중보건대학 줄리아 라이프만 박사 등은 76만3000명의 고교생을 상대로 실시한 동성애 결혼 합법화와 청소년 자살률의 관계에 대한 연구결과를 2017년 2월 20일 발표하면서 밝혀졌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https://www.sciencedaily.com/releases/2017/02/170220134759.htm).

연구팀은 미 정부 당국이 1999~2015년 실시한 청소년행동에 대한 연구 결과를 활용해 동성애 결혼을 허용한 정책이 실시되기 전후 미국 32개 주 전체 고교생의 자살 시도와 동성애 결혼 합법화 조치가 없었던 미국 15개 주 고교생의 자살시도 변화 등을 비교했다.

그 결과 모든 고교생의 8.6%, 성적 소수자에 속하는 고교생 23만1413 명의 28.5%가 동성애 결혼 합법화 정책이 시행되기 전 자살충동을 느꼈다고 보고했다. 동성애 합법화 정책이 실시된 후에는 해당 정책을 도입한 주 모든 고교생의 자살 시도가 0.6% 감소했다. 이는 그 전해 자살 충동을 보고한 성적 소수자 고교생의 7%가 감소한 것을 의미했다. 감소 효과는 성적 소수자 청소년층에 집중됐는데 이는 매년 자살 충동을 느끼는 청소년이 13만4000명 감소한 것으로 해석된다.

동성애 결혼 합법화 조치가 자신이 성적 소수자라는 부정적 생각을 감소시키면서 자살 시도가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동시에 그런 조치가 부모, 교사, 청소년들의 동료 사이에서의 사회적 변화를 촉진하면서 성적 소수자 청소년의 경험을 변화시킨 것으로 보인다.

연구진은 성적 소수자 학생들이 불안함을 느끼고 자신의 존재 가치에 회의를 느낄 때 동성애 결혼 합법화 같은 법적 보호 조치가 제시되면서 스스로 자신감을 회복하고 사회에 적극 적응하려는 태도를 갖게 만드는 것으로 설명했다.

성적 소수자의 자살률을 감소시키는 동성혼 합법화 조치는 네덜란드가 2000년 최초로 취했으며, 그 후 십여 년 동안 20여개 국가가 뒤를 따랐다. 법을 개정한 네덜란드 의회의 취지는 당시 관련법에 한 문장으로 정리됐는데 그것은 다음과 같았다. "결혼은 서로 다르거나 같은 성을 가진 두 사람의 계약에 의해 가능하다." (https://www.usnews.com/news/best-countries/articles/2017-11-15/where-same-sex-marriage-has-been-legalized-around-the-world)

2018년 2월 현재는 29개 나라가 동성 결혼을 전국적으로 또는 일부 지역에 합법화했다. 미국과 유럽 대부분 국가는 동성애 결혼을 합법화했으며, 아프리카에서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유일하게 동성애를 합법화했고, 대만은 아시아 최초로 동성혼이 가능한 국가가 됐다. 이스라엘과 아르메니아는 자국아 아닌 외국에서 한 동성 결혼은 합법화하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 영국 의회는 동성 결혼을 합법화하면서 “결혼은 인간이 행복을 추구할 수 있는 훌륭한 제도로, 동성애자라고 해서 이런 제도의 혜택에서 제외되는 것은 합당치 않다”고 밝힌 바 있다.

한국 등 일부 국가에서는 동성혼이 이뤄지지만, 합법적으로 인정될 법적 장치가 없다. 하지만 동성 결혼 합법화 문제가 정치, 사회, 종교적인 이슈가 되고 있는 국가 수는 증가 추세다. 한국에서는 동성 결혼 합법화를 요구하는 소송이 대법원에 계류 중이다. 동성 결혼의 인정 여부는 많은 국가에서 정치, 사회적, 종교적 이슈가 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동성 결혼을 반대하는 사람들은 동성혼이 종교의 자유를 침해하며, 아이들이 생물학적 부모에 의해 양육될 권리를 박탈하고, 결혼 제도 자체를 파괴한다고 주장한다.

많은 국가에서는 동성 결혼 합법화 조치 이후에도 정치, 사회적 불평등이 여전하다. 미국의 경우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동성애자의 군 복무와 승진에 차별을 두지 않는 조치를 취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후퇴시키는 조치를 취해 성 소수자들이 반발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오바마 행정부 8년 동안 정부 지정으로 지켜진 매년 6월 'LGBTQ 긍지의 달'을 2017년 지정하지 않았다. 또한 동성애자의 결혼식을 위한 케이크 제작을 거부한 기독교인을 지지하는 행정부의 법정 의견서를 연방대법원에 제출하기도 했다<크리스천투데이 2017년 12월 21일>. 대만에서도 대법원의 판결로 동성혼이 법제화되었지만 동성애 혐오나 차별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아주경제 2017년 12월 26일>.
고승우

전 한겨레 부국장, 전 한성대 겸임교수.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댓글 서비스 준비 중입니다. 이용에 불편을 드려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