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적인 광산마을 1번지 강원 정선군 고한읍 만항마을의 사람책 ‘만만한가 만항’ 마을기록지가 출간됐다.
정선군 마을기록단 별글벼리(대표 정은서) 주관으로 진행한 마을기록 프로젝트는 고한읍 만항마을로 지난해 가을부터 올해까지 마을기록가 9명이 참여해서 완성했다.
별글벼리는 폐광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유일한 주민참여형 마을기록단으로 마을공동체 기록을 수집, 콘텐츠화 하는 등 지역기록문화를 선도하고 있다.
‘만만한가 만항’은 지난해 ‘사뿐사뿐 사북’ 마을기록지에 이어 두 번째 발간된 정선군 마을아카이브로 탄광마을 만항의 역사와 일상의 삶이 온전하게 담겨있다.
기록지 출간과 함께 개최되는 마을기록전은 1차로 2월 15일부터 19일까지 고한읍 행정복지센터에서 전시되며 사북공공도서관에서 22일부터 26까지 주민과 만난다.
만항은 일제강점기 광산이 개발되면서 사람들이 대거 이주하여 촌락이 형성된 곳으로 그 전에는 화전민 몇 가구가 산을 개간해 농사를 지으며 살던 곳이었다.
1950년대부터 ‘쫄딱구뎅이’라고 하는 소규모 탄광 개발업자들이 들어오면서 만항마을도 근대화라는 변화의 시대를 맞이하기 시작했다.
1960년대 초 본격적인 광산개발이 시작되면서 전국에서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하며 학교도 개교했다.
탄광 1번지로 불리며 번성하던 마을은 폐광 이후 많은 사람들이 떠나고 현재 40여 가구 70여 명의 주민이 살고 있다.
사북·고한 주민으로 구성된 마을기록단 별글벼리의 활동가들은 지난 가을부터 마을기록 워크숍과 현장 실습을 통해 마을아카이브에 대한 기본개념을 정리했다.
기록마을에 대한 사전 협의와 현장 답사를 통해 대상지를 선정하고 본격적인 마을기록 활동을 시작했다.
마을기록의 교육과 아카이브 멘토링은 국내 최고의 현장 아카이브 조직인 강원아카이브사회적협동조합의 협력으로 진행됐다.
별글벼리 마을기록단은 3개의 팀을 구성해서 주제별, 인물별, 시대별 기초자료를 수집, 마을에 대한 이해도를 높인 후 마을로 들어갔으며 마을기록은 사람의 관계를 기억하고 발굴하는 만만치 않은 작업이다.
그러나 마을기록가들은 함께 살아가는 지역주민이라는 최고의 장점을 활용, 관계의 신뢰성을 형성하며 그들의 일상에 다가설 수 있었으며 주민 참여형 기록 활동은 이러한 시행착오의 과정을 거치면서 조금씩 완성되어 가고 있다.
만항 마을기록지는 주민이 중심이 되고 지역사회가 함께 만들어 낸 사람책, 휴머아카이브다.
하늘 아래 첫 동네 만항마을의 역사와 삼척탄좌 정암광업소의 성장사, 문화예술광산으로 변모한 삼탄아트마인, 정암사와 수마노탑을 지켜 온 아름다운 사람의 사연이 담겨있다.
1952년 개교한 만항초등학교 1회 졸업생인 방순애(85) 어르신으로부터 들어보는 그 시절 만항이야기, 그리고 함백산의 기운으로 살아온 만항 사람들의 삶이 하나도 빠짐없이 기록으로 정리된 만항마을 백과사전이다.
지금까지 광산에 대한 관점은 국가 중심, 지역개발과 경제적 측면의 방식으로만 바라보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
지역재생과 공동체 활성화를 위한 사업 또한 성과 중심의 사업, 경기 부양책으로 전개되고 있는 현실이다.
그러나 국가 성장의 기초를 다진 광부의 삶과 그 가족이 살아온 광산촌의 일상을 기억하는 작업은 쉽게 찾아볼 수 없다. 평생의 삶을 살아온 공동체의 기억을 기록하는 일에는 소홀하다 못해 무관심에 머물러 있는 현실을 해결할 대안을 찾아야 한다.
이러한 의미에서 사업을 지원하는 정선군 도시재생지원센터의 마을아카이브 구축은 사람 중심의 도시재생과 공동체 복원에 새로운 변화를 형성해 가고 있다.
정선 마을기록프로젝트 ‘별글벼리’는 지역공동체 기록유산을 수집, 관리하는 참여형 주민 기록활동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폐광지역을 중심으로 공동체 문화와 주민의 삶을 수집하고 기록을 매개로 한 지역문화콘텐츠 개발로 사회적 영역의 기록문화를 확산해 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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