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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코앞까지 번진 변창흠 '구의역 김군' 막말 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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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코앞까지 번진 변창흠 '구의역 김군' 막말 파문

김군 동료들 "변창흠 지명 철회하라"…야당도 청문정국 타깃은 변창흠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사장을 지냈던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의 부적절한 행적이 연이어 도마에 오르면서 23일로 예정된 국회 인사청문회 문턱이 한층 높아졌다.

변 후보자는 SH 사장 재임 시절이던 지난 2016년, 구의역 스크린도어를 홀로 수리하던 김모 씨(당시 19세)가 진입하던 열차와 스크린도어 사이에 끼여 숨진 소위 '구의역 김군' 사건이 발생하자 "걔만 조금 신경을 썼으면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될 수 있었다"며 책임을 희생자에게 돌렸다.

'죽음의 외주화'가 빚은 현실을 외면한 변 후보자의 막말성 발언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자, 서울교통공사노조 PSD지회 등은 20일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문 대통령에게 '지명 철회'를 촉구했다. 김군은 서울메트로의 스크린도어 유지관리 협력업체인 은성PSD 소속 비정규직 수리공이었다.

노조는 "변 후보자는 김군을 모욕하고 김군이 잘못해서 사망한 것인 양 막말을 서슴지 않았다"며 "이런 인물이 서울교통공사의 감독기관인 국토부 장관이 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군의 사고는 비용 절감을 위해 노동자 한 사람에게 부과된 과도한 업무량과 '위험의 외주화' 때문에 발생한 구조적 문제"라며 "3년 새 똑같은 사고로 세 명의 노동자가 죽은 현실을 피해자 개인의 탓으로 돌린 것"이라고 했다.

노조는 특히 "문재인 정부가 이 같은 인식을 가진 장관을 임명하는 것은 스스로 반노동적임을 실토하는 행위"라며 "유가족과 동료의 고통을 헤아린다면 막말 당사자의 임명을 철회하고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에 힘을 쏟아야 한다"고 지명 철회를 문 대통령에게 요구했다.

변 후보자가 공공임대주택과 관련해 "못 사는 사람들은 밥을 집에서 해먹지 미쳤다고 사서 먹느냐"고 했던 막말도 좀처럼 진화되지 않고 있다. 지난 11일 변 후보자가 문 대통령과 함께 잘 꾸며진 경기도 화성 동탄 공공임대주택 단지를 방문해 '쇼룸' 논란이 불거진 점과 맞물려 인화력이 더욱 커진 상태다.

변 후보자는 SH공사 사장 시절 자신이 내뱉었던 발언에 대한 비난이 일자, 지난 18일 사과문을 통해 "마음의 상처를 입으신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앞으로 공직 후보자로서 더 깊게 성찰하고 더 무겁게 행동하겠다"고 진화를 시도했다.

반면 변 후보자는 친여 인사 허인회 씨가 이사장으로 있던 태양광 업체를 밀어줬다는 의혹에 대해선 적극적으로 항변했다.

허 이사장의 '녹색드림협동조합'은 태양광 설치 실적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SH와 태양광 미니발전소 보급 활성화 양해각서(MOU) 체결을 계기로 사업을 확장하게 됐다는 게 의혹의 골자다.

이에 대해 변 후보자는 해명자료를 내고 "당시 태양광 사업 보급업체 선정 등은 모두 서울시의 업무였고, 협약을 맺은 사실을 외부에 알리지 않은 것은 소규모 행사라 홍보 필요성이 크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2014~2017년 SH에 채용된 1급 이상 고위직 9명 중 5명이 변 후보자가 석박사 학위를 취득한 서울대 환경대학원 동문이라는 점에서 '특혜 채용' 의혹도 불거졌지만, 변 후보자는 "객관적인 심사 절차를 거쳐 이뤄진 채용"이라고 반박했다. 또한 "선발된 전문가들이 재직하는 동안 주거복지와 도시재생, 해외개발사업 등 분야에서 공사에 크게 기여했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구의역 김군' 사건에 대한 막말성 발언이나 임대주택자에 대한 폄훼 발언 등으로 시작된 '변창흠 리스크'에 긴장하면서도 청문회를 통해 여러 의혹이 해소되면 청문 보고서를 채택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사과가 아니라 사퇴가 답"이라며 다음주 이어지는 청문회 정국의 타깃으로 변 후보자를 지목했다.

배준영 대변인은 20일 논평에서 "변창흠 장관 후보에게 ‘서민을 위한 나라’는 있는가"라며 "어려운 환경에 처한 분들에 대한 무심함과 차가움에 소름이 돋는다"고 했다.

또한 동문 특혜 채용이나 여권 인사가 관여한 태양광 업체 밀어주기 논란에 대해선 "전례가 없는 일"이라며 "동아리 수준의 짬짜미 인선으로 지인들을 내리꽂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배 대변인은 "개각의 의미는 변혁인데, 이번 개각은 '속편'이나 '개정 증보판' 같은 인선이라면서 우리는 지난 24번의 부동산 정책 실패와 같은 일이 재연될 터널 입구에 서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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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구

2001년에 입사한 첫 직장 프레시안에 뼈를 묻는 중입니다. 국회와 청와대를 전전하며 정치팀을 주로 담당했습니다. 잠시 편집국장도 했습니다. 2015년 협동조합팀에서 일했고 현재 국제한반도팀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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