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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은사 이어 동화사, '버마 법당 땅밟기'까지…도 넘은 개신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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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은사 이어 동화사, '버마 법당 땅밟기'까지…도 넘은 개신교도

개신교 내에서도 "침략주의적 태도는 폭력" 비판

일부 개신교 신자들의 '봉은사 땅밟기' 동영상 파문이 식기도 전에 대구 동화사와 버마(미얀마)의 불교 사찰까지 찾아가 개신교 예배를 보는 '불교 폄훼 동영상'이 잇따라 화제가 되며 비난 여론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개신교 내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나온다.

대구 지하철 참사가 동화사 때문?

27일 각종 포털사이트에는 '동화사 땅밟기'라는 제목의 동영상이 급속히 퍼졌다. 대구기독교총연합회가 제작한 이 영상은 총 7분 30초 분량으로, 템플스테이에 대한 정부 지원 반대와 불교테마공원 설립 반대 운동 등 자신들의 활동을 소개하고 있다.

▲ 동화사의 '지장보살상'을 이르러 "별의 신 곧 계명성 사탄"이라고 규정한 대구기독교총연합의 동영상.

특히 이 동영상에는 대구 팔공산에 위치한 동화사를 "이 땅의 사탄 숭배지로 세워진 곳"이라며 "하나님이 아름답게 창조한 팔공산이 엄청난 우상 숭배지로 변하고 있다"고 직접적으로 겨냥한 내용이 담겨 있다.

더구나 "우상이 창궐한 결과는 참혹했다"며 △1995년 상인동 가스폭발 사고 △2003년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 △이혼율 전국 최고 기록 △인구 감소 △대구 경제의 쇠락 등이 모두 동화사의 통일대불 조성 등 우상 숭배 때문이라는 근거 없는 주장까지 담겨 있다. 개신교 교회가 부흥할 때는 대구 경제가 발전했고, 불교 관련 시설이 들어선 뒤 경제가 몰락의 길을 걸었다는 주장이다.

끝으로 이 동영상은 개신교 신자들이 동화사를 찾아 중보 기도를 올리는 장면을 보여주며 "이 대구가 하나님의 새 예루살렘으로 회복되기를 기도하자"고 권유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젠 '버마 땅밟기'까지? "사원 테러나 다름없다"

일부 개신교인들의 불교 폄훼 활동은 국외에서도 이어지고 있었다. 문제의 동영상은 한국 개신교 신자들이 버마의 한 법당에 둘러앉아 손을 잡고 찬송가를 부르며 예배를 보는 이른바 '미얀마(버마) 땅밟기' 영상이다. 버마는 전체 인구 중 불교 신자가 89%를 차지하는 불교 국가다.

총 4분 11초 분량의 이 영상은 지난 7월 12일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를 통해 처음 공개됐으며, '미얀마 의료 선교 보고'라는 제목을 달고 있다. 동영상에는 선교사를 포함한 개신교인 10여 명이 찬송을 부르고, 이를 신기하게 여긴 버마의 아이들이 이를 구경하는 장면이 담겨 있다. 동영상 중간 즈음에는 사찰의 한 승려가 한국인들 곁에서 당황스러운 듯 조용히 차를 마시는 장면도 나온다.

▲ 버마의 한 사원에서 개신교 식 예배를 보고 있는 한국 개신교 신자들. 뒤로 이 모습을 신기한 듯 구경하는 버마의 어린 아이들이 보인다. ⓒ유튜브동영상갈무리
▲ 기도를 하는 한국 개신교인들 뒤로 이 사원의 승려들이 보인다. ⓒ유튜브동영상갈무리

동영상을 올린 누리꾼(ID kainoskim)은 함께 올린 설명글에서 "우상의 땅 미얀마. 그 땅에 우상의 사원에서 하나님께 예배를 통해 이 땅이 하나님의 거룩한 땅이 되고 하나님의 전이 하나씩 서게 하소서"라고 밝혔다.

이어 "20일 금식하며 견고한 진을 파하고 첫 예배를 드리던 날, 하나님의 영광이 미얀마 땅과 좌우를 분별치 못하는 죽어가는 수만의 불쌍한 영혼을 기억하여 주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라고 덧붙였다.

이 영상이 빠른 속도로 인터넷에 퍼지자, 누리꾼들은 "버마 사원 테러나 다름없다"며 "개신교의 종교 패권주의, 종교 제국주의가 도를 넘었다"며 들끓고 있다.

한 누리꾼(ID 그나)은 "국제적 망신"이라며 "토할 것 같아 차마 (영상을) 끝까지 볼 수가 없다"고 비판했고, 또 다른 누리꾼(ID Arong)은 "유일신을 섬기는 논리는 알겠지만, 최소한의 예의도 없는 무지하고 폭력적인 행위"이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누리꾼(ID 가을햇빛)은 "(말이 통하지 않아) 버마 사람들이 저 짓이 무슨 짓인지 몰라서 그나마 다행"이라며 "민망해서 낯이 뜨겁다"고 했고, 누리꾼(ID 서울소시민)은 "외국 나가서 저번처럼 또 인질로 잡히고 싶어서 그러나"라며 2007년 아프가니스탄에 선교를 갔다가 피랍·살해됐던 샘물교회 사건을 상기하기도 했다.

명진 "한국 개신교 배타성은 어제 오늘 일 아니다"

'봉은사 땅밟기'로 논란이 촉발됐지만, 동화사나 버마 동영상의 사례를 볼 때 사찰에서 예배를 보는 행태는 우발적인 단순 해프닝으로 보기 어려워 보인다.

이날 오전 봉은사에 사과차 찾아온 '찬양인도자학교' 최지호 목사와 동영상 속의 학생 10명에게 명진 스님은 "한국 개신교의 배타성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며 특히 몇몇 유명 목사들이 공공연하게 불교를 우상숭배라고 비하해왔다"고 꾸짖었다.

개신교 내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민일보>, <극동방송>, <기독교방송> 등으로 이뤄진 '한국교회언론회'는 이날 논평을 내고 "그렇지 않아도 종교 간의 화합보다는 종교편향과 불편함의 불평을 호소하는 현실에서 일부 종교인들의 소영웅주의적 행동은 매우 적절치 않다"고 비판했다.

언론회는 특히 "종교 간의 진리 차이가 종교 간의 다툼이 되어서는 안 되며, 자신들의 확신을 타인에게 강요해서도 안 된다"며 "더구나 침략주의적이고 정복주의적인 태도는 폭력이라고 규정한다"고 거듭 비판했다.

언론회는 "'땅밟기'라는 의식은 정통 기독교 교리도 실천적 강령도 될 수 없는 행위로 간주한다"며 "그러함에도 기독교의 이름으로 행해진 일에 대해 기독교 전체는 책임 의식을 갖는 것이 옳다고 본다"고 밝혔다.

언론회는 다만 "동영상 문제가 기독교 전체의 주장이나 행동으로 몰고 가는 것도 옳지 않다고 본다"고 종교 간 분쟁으로의 확산을 경계했다.

명진 스님도 "이번 사건이 종교 간 소통을 원활하게 하고 한국 사회의 화합을 다지는 전화위복의 계기가 되길 바라는 뜻에서 사과를 받아들이겠다"며 "향후 종교 간 소통과 갈등 해소를 위한 토론회 등을 제안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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