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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군부 실세 살해, 트럼프 외교 참사에서 비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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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군부 실세 살해, 트럼프 외교 참사에서 비롯

이란 군부 최고 실세, 이라크에서 미군에 살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핵협정을 일방적으로 탈퇴한 이후 고조되어 온 미국-이란 갈등이 이라크에서 대리전쟁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2일(현지시간) 미국 국방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미군이 이란 군부 실세인 거셈 솔레이마니 쿠드스군(이란혁명수비대 정예군) 사령관을 이라크의 수도 바그다드에서 살해했다고 밝혔다. 미 국방부는 솔레이마니 사령관이 "이라크 등 역내에 주둔하는 미군과 미국 외교관들을 공격하려는 계획에 적극 가담했다"면서 그가 지난달 말 바그다드 주재 미 대사관 피습 사태도 주도했다고 주장했다.


쿠드스군은 시리아, 레바논, 이라크 등 해외의 친이란 무장조직이나 정부군에 대한 혁명수비대의 지원, 지휘를 담당한다.

이란 혁명수비대도 성명을 통해 “명예로운 이슬람 최고사령관 솔레이마니가 순교했다”며 사망 사실을 확인했다. 솔레이마니는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를 제외한 이란군의 최고 실세다.

▲ 미군 공습으로 살해된 이란 군 최고 실세 솔레이마니(오른쪽 끝)가 이란 최고지도자 하메네이(왼쪽) 등 지도부와 함께 있다. ⓒEPA=연합

재선 노리는 트럼프, 미 대사관 피습 사건에 강경 대응


AP통신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이라크 바그다드 국제공항에 이날 미군의 공습으로 추정되는 최소 3발의 로켓탄 공격이 발생해 솔레이마니 등 7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곧바로 “미국을 겨냥한 격렬한 보복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이란의 군 최고 실세를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로 미군이 살해했다는 것은 미국도 전면전을 각오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부 장관은 "게임이 바뀌었다"며 "이란의 추가 도발 조짐이 보이고 충분히 위험하다면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31일 바그다드에 있는 미국 대사관이 친이란 민병대의 공격을 받은 사건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으로부터 “대 이란 정책이 실패했다는 증거”라면서 공격을 받고 있다.

오는 11월 대선에서 재선을 노리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바그다드 미 대사관 피습 사건은 정치적으로 상당한 부담이 되고 있다. 이 사건은 지난달 27일 이라크내 미군기지에 로켓포 공격을 받은 미군이 이틀 뒤 배후로 지목한 이라크 시아파 민병대 군사기지 5곳을 공습하면서 야기됐다. 미군 기지내 민간인 1명이 사망한 것에 대한 미군의 보복 공습으로 25명이 사망하자 분노한 친이란 민병대 수천 명이 미 대사관을 공격한 것이다.

지난 2012년 리비아 동부 벵가지에서 무장 시위대가 무슬림 모독을 이유로 미 영사관을 공격, 리비아 주재 미국대사와 직원 3명이 목숨을 잃었던 ’벵가지 사건‘을 연상시키는 외교 참사가 벌어진 것이다.

벵가지사건 당시 국무장관이었던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 후보는 지난 2016년 대선 때 트럼프 후보에게 이 사건에 대한 책임을 추궁당해 궁지에 몰리기도 했다.

이에 미군은 바그다드 미 대사관 피습 사건 직후 750명의 병력을 급파한 데 이어, 공수부대원 4000여 명을 추가 투입하는 방안을 검톤한다고 밝히는 등 강경 대응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공격의 배후로 이란을 지목했지만, 친이란 민병대의 공격을 사실상 수수방관한 이라크 정부와의 관계도 악화되고 있다. 이라크는 현재 이란과 같은 이슬람 종파인 시아파가 집권세력이어서 내부적으로 친이란 성향이 짙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깊어질수록 5000여 명의 미군이 주둔하고 있는 이라크에서 친이란 세력과 미국의 군사적 충돌이 잦아지면서 사실상 미국과 이란의 대리전이 전면전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다.

하지만 중동에서 또다시 전면전을 치르기에는 미국도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미국은 2003년 사담 후세인 정권을 무너뜨리기 위해 이라크 전쟁을 시작한 이후 2011년 철군할 때까지 최소 1조 달러(약 1080조 원)를 이라크에 쏟아부었다. 투입된 군 병력만 20만 명에 달했다.

이라크 재건을 위해 쓴 경제 개발 비용과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다시 이라크에 들어가 IS(이슬람국가) 격퇴전을 벌이며 투입한 비용까지 감안하면 훨씬 많은 천문학적인 돈이 들어갔다.

그러나 16년간 공들인 결과는 이라크에 반미감정만 고조되는 결과로 나타났다. 이라크 국민들은 미국이 후세인 독재를 종식시켜준 ‘해방자’가 아니라, 종파 간 갈등을 부채질한 ‘외세’라는 반감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자칫하면 미국은 반미 감정이 확산되고 있는 중동 전체를 상대로 ‘전쟁의 늪’에 빠질 수 있는 것이다.

솔레이마니 사령관이 미군 공습으로 사망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3월 인도분 브렌트유가 장중 4% 가까이 급등하는 등 국제 유가도 요동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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