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김학의가 뇌물죄면 여자가 물건이냐"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김학의가 뇌물죄면 여자가 물건이냐"

3차 페미시국광장 '김학의 사건, 본질은 성폭력이다'

이번엔 '김학의 사건'이다. #미투운동과함께하는시민운동은 26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동화면세점 앞에서 세 번째 집회, "김학의 사건, 본질은 성폭력이다! 검찰이 주범이다!"를 개최했다.

'김학의 사건'은 2013년 박근혜 정부 시절,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 임명된 후 정치권을 중심으로 성폭행 동영상이 돌면서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해당 영상은 건설업자 윤중천 등이 2006년~2008년에 촬영한 강원도 원주시의 별장에서 이뤄진 성접대 내용을 담고 있었다. 여기에는 김학의 전 차관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등장한다. 뿐만 아니라 전직 국회의원, 전현직 고위관료 등이 등장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영상에 찍힌 피해 여성들의 주장에 따르면 여성들은 윤중천 씨 호의를 믿고 원주의 별장으로 놀러갔다가 자신도 모르게 마약에 취해 원치 않는 강제적인 성폭행을 당하고 영상까지 찍혔다. 이때 찍힌 불법 촬영 영상은 협박 수단이 되어 지속적인 성폭력으로 이어졌다. 여성이 성관계를 완강하게 거부하거나 저항하면 윤 씨는 직접 그 여성을 폭행하고 협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 여성들에 따르면 이 모든 일들은 윤 씨가 고위 인사들을 '접대'하는 방식이었다. 언론과 정치권에서는 이를 '김학의 별장 성접대 의혹'이라 명명했다.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2013년 7월, "동영상 속 인물은 김학의 전 차관이 맞다"며 김 전 차관과 윤 씨에게 특수강간죄 등을 적용에 검찰에 송치했다. 그러나 검찰은 '피해 여성의 진술에 신빙성이 없고 동영상 속 인물이 김학의 전 차관인지 불분명하다'는 이유로 무혐의 처분을 내린다.

▲3차 페미시국광장 집회 참가자들이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프레시안(조성은)

이날 집회에 참여한 최선혜 한국여성의전화 여성인권상담소장은 "2013년 처음 경찰조사가 시작된 후 또 다른 시기에 다른 여성이 피해 사실을 경찰에 알렸다"며 "경찰 수사를 통해 우연히 마주친 두 여성이 서로의 이야기를 듣고 자신의 이야기와 너무 똑같아서 놀랐다고 했다"고 말했다.

최 소장은 "이렇게 많은 여성들이 비슷한 방식으로 피해를 당했다고 호소하는데 검찰은 피해자 진술은 믿기 어렵다면서도 '여성들을 알지 못한다'는 김학의 전 차관의 말만 믿고 불기소처분을 내렸다"며 "2014년의 조사 역시 불기소 처분이 내려지면서 이 사건은 철저하게 은폐됐다"고 말했다.

최 소장은 2019년 검찰과거사위원회의 조사 결과에 대해서도 실망을 감추지 않았다. 김학의 사건은 우여곡절 끝에 2018년 4월 검찰과거사위의 본조사 대상으로 선정됐고, 50여명의 역대급 규모로 수사단이 꾸려졌다. 그러나 결과는 2013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김학의 전 차관은 성폭행이 아닌 뇌물죄로 기소됐고 윤중천 씨는 2006년부터 이어진 성폭력 중 단 세 건만 기소됐다.

최 소장은 "과거사위는 '공소시효가 지났다'는 점을 들었지만 공소시효가 왜 지났겠느냐"며 "과거 부실수사에 대한 책임은 누구에게 있느냐"고 비판했다. 최 소장은 또 "더욱 놀라운 것은 피해 사실을 진술한 한 여성이 무고죄로 기소됐다는 점"이라며 "검찰과거사위가 말한 검찰개혁, 정의 실현이라는 것은 결국 오랫동안 싸워온 피해자를 기소하는 것이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최선혜 소장은 "피해자를 보호하고 인권을 보장해야하는 수사기관이 도리어 가해자를 비호하고 있다"며 "검찰개혁 없이 여성폭력에 대한 사법정의 실현은 힘들다"고 말했다.

최현정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 변호사는 김학의 전 차관에게 무혐의 처분을 내린 검찰의 첫 수사를 두고 "검찰의 조직적인 은폐가 의심스러울 정도였다"라며 "(검사 출신인 김학의 전 차관이) 이런 행위를 했다는 것을 인정하기 싫었던 게 아니었나 싶다"고 검찰 수사에 의문을 제기했다.

집회에 참여한 김부정은 한국여성의전화 회원은 "모두가 성접대를 받는다고 하지만 성접대는 받는 게 아니다"라며 "성접대는 성착취이며 성폭력"이라고 규정했다. 김부정은 회원은 "성관계를 거부하는 여성을 윤중천이 폭행하고 김학의는 이것을 모두 지켜보았다"며 "(성접대를) '받은 것'이 아니라 성폭력을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투운동과 함께하는 시민운동은 앞서 지난 12일 고 장자연 사건과 19일 버닝썬 사건에 대해 검찰과 경찰의 부실수사를 비판했다. 3차 집회는 한국여성의전화가 주관했다. '페미시국광장 - 다시 쓰는 정의'는 9월 27일까지 예정돼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