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수행비서였던 김지은 씨에게 욕설 등 악성 댓글을 단 혐의로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된 어 모 씨가 더불어민주당 이후삼 의원실에 보좌진으로 근무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이 의원은 최근 안 전 지사의 아들을 인턴비서로 채용하기도 했다.
이 의원은 안 전 지사가 충남지사 직을 수행할 당시 정무비서관이었고, 어 씨는 김지은 씨 후임으로 안 전 지사의 수행비서를 맡았다.
어 씨는 안 전 지사의 성폭력 사건이 불거진 뒤인 지난해 3~4월 포털사이트의 댓글을 통해 김지은 씨에게 "김지은 저 ㅁㅊ(미친)X", "제 발로 가서 (성폭력을) 4차례 당했다" 등의 피해자에 대한 모욕성 댓글을 게시했다. 경찰은 지난 10월 어 씨를 인터넷 명예훼손 및 모욕죄를 적용,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 앞서 어 씨는 안 전 지사 1심 재판에서 안 전 지사측 증인으로 출석하기도 했다.
어 씨가 이후삼 의원실 보좌진(7급 비서)으로 채용된 시점은 지난해 6월 13일 이 의원이 보궐선거로 당선된 직후다. 이 의원은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보궐선거 당시 후보로 뒤늦게 확정 되어서 내 선거를 같이 도와 줄 사람이 없었는데, 그 와중에 어 씨와 우연치 않게 연결되서 한 달 가까이 내 선거를 도왔다"며 "지난 선거를 한 달 간 도왔고 그 친구에게 결함이 없는 한 채용하는 게 맞다. 그래서 채용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어 씨가 검찰에 송치된 사실에 대해서는 "저랑 같이 일 할 때 생긴 일이면 책임을 물을 수 있는데, 이 사건은 그 이전에 생긴 일"이라며 "채용하고 나서 그 사실을 알았고 확인을 했다. 이 친구에게 앞으로 (악성 댓글 게시를) 하지 말라고 했다"고 했다.
이 의원은 또 "안 전 지사는 1심에서 무죄를 2심에서 유죄를 받았으니 사실관계에 다툼의 여지가 분명이 있는 상황"이라며 "그 상황에서 어 비서관에게 관두라고 하기에는 불편하지 않느냐"고 했다.
이 의원은 "제가 그 친구를 지금 해촉해야 하는 거냐"고 반문하며 "(안 전 지사 사건이 사실관계에 다툼이 있는 상황에서) 어 비서관이 검찰에 송치된 것 자체도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본다"며 "법적 판단을 기다려 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김지은 씨를 비방하는 댓글을 단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 어 씨 사건은 안 전 지사의 성폭력 사건과 별건이기 때문에 직접적 관련을 찾기 어렵다. 또한 김지은 씨에 대한 어 씨의 비방글이 문제가 돼 경찰에 고발장이 접수된 시점은 지난해 5월 18일로, 이 의원이 이 사실을 확인하지 않고 어 씨를 채용했다면 채용 과정이 너무 허술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더욱이 민주당은 지난해 3월 안 전 지사의 성폭행 의혹이 보도되자 그날 밤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안 전 지사를 출당, 제명 조치한 바 있다. 그럼에도 김지은 씨에게 악성 댓글로 2차 가해를 가한 혐의를 받고 있는 인사를, 선거 때 도왔다는 이유로 보좌관에 채용한 이 의원의 해명은 당의 단호한 방침과 어긋나 보인다.
어 씨 채용에 이어 이 의원은 지난 1일 안 전 지사의 장남 안 모 씨를 인턴비서로 채용하기도 했다. 안 씨는 안 전 지사의 1심 무죄 판결 이후 SNS에 '상쾌. 사람은 잘못한 만큼만 벌을 받아야 한다. 거짓 위에 서서 누굴 설득할 수 있을까'라는 글과 함께 자신의 웃는 사진을 올려 여론의 질타를 받기도 했다.
앞서 안 씨는 안 전 지사의 대선후보 경선 캠프와 2017년 당시 문재인 대선후보 청년유세단에서 활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은 "안 전 지사와 오래된 관계여서 그 친구도 오래전부터 알고 있던 사람"이라며 "그 친구도 그만한 능력이 있는 것 같고 본인이 일을 하고싶어 하는 의지가 있으니 내 방에 와서 일하자고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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