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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약처-심평원은 왜 이 약에 집착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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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식약처-심평원은 왜 이 약에 집착할까?

[긴급 기고] 건정심은 '케라힐-알로'를 거부하십시오!

<프레시안>은 지난 8월 9일 새로운 화상 치료제 '케라힐-알로'의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 허가 과정의 문제점을 짚었습니다. 또 이런 문제점을 염두에 두면, 6월 16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 약제급여평가위원회의 국민건강보험 등재 결정 역시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관련 기사 : 한 방에 70만 원 세포 치료제, '뻥약'이라면…)

그런데 이런 문제 제기에도 불구하고, 심평원은 약제급여평가위원회에서 정한 가격(1회 1.5밀리리터 기준 69만8320원)을 최종 확정하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에 이 건을 넘겼습니다. 심지어 건정심 위원들이 직접 얼굴을 맞대는 대면 심의 대신 서면 심의를 한다는 얘기까지 들립니다.

약효는 물론이고 그 허가 과정에도 문제가 많은 이 약을 식약처와 심평원이 이렇게 기를 쓰고 국민건강보험 적용을 받게 해서 환자에게 공급하려는 진짜 이유가 궁금해지는 대목입니다. 이런 상황을 염두에 두고, 강주성 건강세상네트워크 전 대표가 건정심 위원에게 보내는 공개 편지를 <프레시안>에 보내왔습니다.

화상 환자에게 쓰이는 세포 치료제 '케라힐-알로'는 지난 2015년 10월 식약처 품목 허가를 받고, 2016년 6월 16일 심평원의 약제급여평가위원회(약평위)에서 국민건강보험 등재가 결정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약은 세포 치료제라는 첨단 제제라서, 세계적으로 허가된 사례를 찾을 수 없고, 임상 근거도 부족하여 평가 자료가 너무나 부족하기에 도저히 현 상태로는 절대로 등재될 수가 없는 약입니다. 그런데도 심평원은 무리하게 국민건강보험 등재를 추진해 왔습니다.

애초에 구성 성분을 비롯하여 임상 시험에 문제가 있는데도, 이런 약을 허가해준 식약처도 문제고, 국민건강보험에 등재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임상 시험 결과를 자의적으로 해석하고, 들어맞지도 않는 근거 자료를 가져다 붙이는가 하면, 편파적인 회의를 진행한 심평원도 문제입니다.

그래서, 다음과 같이 케라힐-알로와 같은 약제는 근거 자료의 부족과 검증이 절대로 필요하므로, 현 단계에서 국민건강보험에 등재될 수 없으며, 등재되어서도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1. 케라힐-알로는 그 자체로는 약이 아닙니다.

첫째, 보관과 안정성에서 비상식적인 약입니다.

사람의 세포와 그 유효 성분을 수개월 동안 장기 보관하려면 액체 질소에 보관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며 초저온 냉동고의 경우에도 -60도 이하를 사용합니다. 그런데, 이 제품은 -15~-25도의 온도에서 운송 및 보관을 하며 최장 18개월 내에 사용하도록 허가해주었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이 온도에서 세포와 그 유효 성분이 무려 18개월이나 안정적으로 보관이 될 수 있을까요? 과학적으로 납득이 가지 않는 사항입니다. 이런 내용을 심평원에 질의해도 심평원은 딱히 상식적인 답변조차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20도의 온도에서는 일반적으로 세포가 얼어서 세포막이 다 깨져버리고 그 안의 유효 성분조차도 그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정도로 변질됩니다. 그런데도, 이 케라힐 알로는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왜 그럴까요?

둘째, 바로 제품을 구성하고 있는 첨가제 성분이 엉뚱하게도 결국 이 약의 효과입니다.

식약처의 케라힐-알로에 대한 허가 보고서에는 첨가제에 대한 내용이 전무합니다. 그러나, 약제평가위원회 회의 자료에는 주성분(세포)과 배양액(KGM), 소혈청(FBS), 동결화제(DMSO)가 5:4:1로 혼합된 제품이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심평원이 제출한 국회 질의 답변서에는 주성분(세포) 외에 현탁화제(배양액)와 점증제(26%, 폴록사머407)가 들어있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심평원은 약평위 회의 개최 시, 회의 자료에 이런 사실을 고의적으로 누락시켜서 위원회에 참석한 위원들은 지금까지도 이런 첨가물이 이 약에 들어있는지조차 인식하지 못하고 회의를 끝마쳤습니다.

심평원이 제출한 국회 질의 답변서에는 '폴록사머407'이라는 물질은 일종의 첨가제로서 '약의 효과에는 전혀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이는 사실과 다릅니다. 이 물질의 제조사인 바스프(BASF)의 관련 특허에는 궤양 환자와 화상 환자에게 적용한 결과, 매우 우수한 치료 효과를 보였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때 이 회사는 이 제품을 18%, 20%, 24%, 26% 등 다양한 농도로 임상 시험을 하였는데 그때 가장 좋은 결과를 가져왔던 농도가 바로 26%였습니다. 그러면 케라힐 알로에 폴록사머407이 왜 26%가 들어 있는지 대충 짐작이 가시겠죠? 이 약을 만들어 제출한 회사는 이미 이 자료를 다 봤다는 이야기고 그 내용도 다 알고 있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심지어, 케라힐-알로의 개발사 스스로도 상처 치유 효과가 있음을 인지하고 동물 시험 단계에서 부형제 대조군을 설정하여 실험했습니다. 하지만, 심평원은 오히려 이 물질이 부형제로서 약의 효과에 전혀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못을 박고 있습니다. 현재 판단하는 것은 이 케라힐 알로의 효과는 실제 주세포 성분의 효과가 아니라 이 첨가물의 효과라고 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상식적으로 케라힐-알로의 허가용 임상 시험은 주성분(세포)의 치료 효과를 볼 수 있도록 디자인되어야 합니다. 그 외에도, 동결화제(DMSO)와 같은 물질도 경우에 따라서는 독성을 나타낼 수 있는 물질이고, 소혈청(FBS)도 소 유래 물질에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에게는 유해할 수 있어 확인이 필요한 물질입니다. 이런 것들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아서 생긴 일이 바로 옥시의 가습기 살균제 같은 사건이 아닙니까?

즉, 임상 시험에서는 애초에 '완제품(케라힐-알로)'과 완제품에서 주성분인 세포를 제외한 모든 성분이 포함된 '위약'을 대조하도록 디자인하는 것이 타당한 것입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식약처는 시험군에는 케라힐-알로를 적용하고, 대조군에는 아무런 처치를 하지 않은(무처치) 임상 시험을 승인했습니다. 이 약의 허가 과정은 식약처에서 승인한 임상 시험 디자인 단계부터 잘못된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내용들을 걸러내고 심사와 평가를 해야 하는 심평원은 도대체 뭘 했을까요? 회사가 제출한 자료를 그대로 믿었거나 알고도 묵인했거나 둘 중의 하나 아니겠습니까?

셋째, 임상 시험 결과와 이에 대한 해석을 자기네들 멋대로 하였습니다.

심평원은 케라힐-알로를 '칼로덤'의 대체 약제로 정의하고 임상 시험 결과를 비교하여 케라힐-알로가 '동등(이상)의 효과'가 있다고 평가하였습니다. 일차적으로는 동일한 시험 방법으로 직접 비교 임상 시험을 실시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러한 비교 분석은 애초에 적절한 분석 방법이 아닙니다. 그런데도 두 독립적인 임상 결과를 비교하면 케라힐-알로의 효과가 동등(이상)이라고 할 근거가 없습니다.

1) 케라힐-알로는 시험군과 대조군 간의 치료 기간 차이는 약 2.7일이었고, 칼로덤에서의 차이는 약 3.4일이었습니다. 대조군 대비 치료 기간의 차이가 칼로덤에서 더 컸기 때문에 칼로덤이 더 효과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2) 완치까지 소요된 치료 기간 자체도 케라힐-알로(11.5일)는 칼로덤(8.3일)과 3.2일이나 차이가 났고, 이 결과는 오히려 칼로덤의 위약으로 사용된 바셀린거즈(11.7일)와 치료 기간이 비슷합니다.

3) 드레싱 방법도 서로 달라, 칼로덤은 생리식염수를 적신 멸균 거즈로 드레싱하는 보편적인 방식을 사용하여 치료 기간이 다소 길었던 반면, 케라힐-알로는 일부 상처치유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실리콘 드레싱제로 드레싱을 하였기 때문에 치료 기간이 더 단축될 수 있었습니다. 심평원은 이러한 점에 대해서는 전혀 고려하지 않았고, 분석도 하지 않았습니다.

4) 또, 시험군과 대조군 모두 실리콘 드레싱(메피텔)으로 1차 드레싱을 했습니다. 즉, 대조군에는 아무런 위약을 처치한 사실이 없는 것 입니다. 그러나 심평원과 개발사 모두 이 실리콘 드레싱이 대조군이라며 당당하게 주장하고 있습니다.

심평원은 이러한 오류투성이의 분석 결과를 공식적인 회의 자료로 제시하였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국회의원 질의에 대하여 답변서로도 제출하였습니다.

2. 심평원이 왜 이렇게 무리하게 일을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첫째, 신약/복제약의 구분부터 시작해서 일관성이 없습니다.

식약처는 '세포 치료제는 다른 생물 의약품과 달리 신약과 복제약의 구분이 없습니다'라는 모호한 답변을 했고, 심평원은 케라힐-알로를 '신약 등 협상 대상 약제의 세부 평가 기준'에 따라 신약으로 평가한다고 했으면서도, 실제 평가는 복제약의 등재 프로세스처럼 경제성 평가나 비용 효과성 증명도 없이, 비교 대상 약제만을 선정하여 비교하는 모순된 프로세스에 따라 진행하였습니다. 신약으로 평가하려고 했다면 그 절차를 따랐어야 함에도 충분한 자료도 없는 상황에서 이상한 프로세스를 통해 이 약을 등재하기 위해 꼼수를 부린 것입니다.

둘째, 심평원은 각종 자료들을 왜곡하고 편집하였습니다.

무슨 연유에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심평원은 이 약제를 반드시 국민건강보험에 등재를 해줘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각종 자료들과 보고서를 편집하고 왜곡하였습니다.

이미 언급한 것처럼 첨가제 폴록사머407의 존재조차도 회의 자료에서 삭제시킨 것은 물론 자료에는 이 약의 개발사가 제출한 자료를 검증 또는 가감 없이 그대로 회의 자료에 포함시켰습니다. 물론 그 자료는 내용이 상당히 왜곡된 자료였습니다. 타사 제품인 칼로덤을 비교 약제라고 하면서, 정작 칼로덤의 공식 허가 임상 시험 결과는 인용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공식적인 자료를 비교하면 결과가 전혀 다른 데도 말입니다.

이런 것 말고도 약평위 회의 자료에서 확인한 내용만 정리해도 다음과 같습니다.

1) 칼로덤에 대한 여러 논문 중, 특정 논문만을 선별적으로 인용했는데, 논문의 저자가 결과가 좋았다고 평가했음에도 좋지 않았다고 반대로 해석하였습니다.

2) 또, 심평원은 근거 문헌들을 인용하면서, 교과서와 논문으로부터 개발사의 제조(배양) 방법에 의한 결과가 아닌, 다른 제조 방법에 의해 도출된 결과들을 마치 이 약의 개발사의 제조 방법에 의한 결과인 것처럼 포장하였고,

3) 내용상 해당되지 않는 문헌들까지도 모두 개발사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제시하여, 평가자들에게 잘못된 정보를 주었습니다.

4) 심평원은 관련된 4개 학회로부터 신청 제품에 대한 의견서를 수령했으나, 유리하다고 판단한 3개 학회 의견만 선별적으로 발췌하여 반영했습니다. 더구나 모든 학회 의견서의 내용이 '비교 약제인 칼로덤의 효능은 우수', '신청 약제인 케라힐-알로는 칼로덤과 비슷한 효능이 기대되나 판단 근거가 부족'하다고 평가했는데, 그 중 케라힐-알로에게 조금이라도 불리한 내용이 들어있는 학회 의견서는 이 회의 자료의 분석 내용에서 제외해 버렸습니다.

또, 이렇게 만들어진 이상한 자료를 국회의원 질의에 대한 답변서로 공식적으로 제출했다는 사실이 더 놀라울 따름입니다. 심평원이 심사와 평가를 포기했다는 이야기입니다.

건정심 위원들께서 등재를 거부하고 재심의 회부를 결정해주시길 요청합니다.

약평위 회의에서 위원들이 이러한 점에 대해 여러 문제 제기를 하였고, 임상적 근거가 확보될 때까지 등재를 유보하자는 반대 의견이 있었는데도 다수결로 묵살되었고, 위원장이 편파적인 진행을 하여 경고를 받았던 사실도 확인하였습니다. 아무리 객관적인 시각으로 보려 해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이 문제는 이미 언론을 통해 공개되어 문제가 제기되었으며, 많은 보건의료 관계자들과 국민들이 심각한 문제로 인식하고 우려를 표하고 있습니다. 심평원의 약평위를 비롯하여 허가와 심사 권한을 갖는 기관에서 운영하는 각종 위원회(식약처 마찬가지 입니다)는 모두 비공개로 운영되고 있어, 어느 누구도 그 세부적인 사항을 알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제8차 약평위에서 비전문적이고 편파적인 위원회가 진행되었음이 공개되었고, 그 결과 케라힐-알로와 같은 '약 같지 않은 약'의 등재가 결정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국민건강보험에 등재되는 모든 약제들은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자료를 바탕으로 평가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국민건강보험의 주체인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등재되어야 마땅합니다. 따라서 이 케라힐-알로는 현 시점에서 '절대로 국민건강보험에 등재되어서는 안 되는 약'입니다.

건정심 위원들께서 이 약에 대한 재심의 회부를 결정해주시길 거듭 요청하는 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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