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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영혼'을 도둑 맞았습니다"

[기고] 조경란의 소설 <혀>는 표절입니다

<혀> vs '혀'. 문단의 표절 논란이 불거졌다. 신인 작가 주이란 씨는 지난 2007년 11월 발행된 기성 작가 조경란 씨의 장편 소설 <혀>(문학동네 펴냄)를 놓고 자신의 단편 소설 '혀'를 베낀 것이라고 주장했다. 주이란 씨는 최근 동명의 소설집 <혀>(글의 꿈)를 펴내면서 쓴 '작가의 말'에서 이런 의혹을 공개리에 제기했다.

주이란 씨의 의혹은 이렇다. 그는 2007년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단편 소설 '혀'를 응모했다. 이때 예심 심사위원 조경란 씨가 자신의 '혀'를 읽고서, 장편 소설로 개작해 <혀>를 펴냈다는 것. 주 씨는 이번에 펴낸 소설집에 실린 단편 소설 '촛불 소녀'에서 심사위원에게 아이디어를 도용당한 작가 지망생의 억울한 처지를 다뤘다.

이런 주이란 씨의 의혹 제기를 놓고 조경란 씨와 문학동네 측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조 씨는 주 씨의 '혀'를 읽은 기억도 없고, 장편 소설 <혀>를 구상한 것도 2007년 이전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주 씨는 조 씨의 언론 인터뷰 등을 꼼꼼히 살피면서 이런 해명이 "거짓"이라고 반박한다.

조경란 씨의 장편 소설 <혀>가 주이란 씨의 단편 소설 '혀'를 표절했는지 당장 판단하기는 쉽지 않다. 주 씨는 "표절을 확신한다"며 <프레시안>에 자신의 입장을 담은 기고를 보내왔다. 주 씨는 "이 사회에서 이런 부당한 일이 없도록 이 문제를 결코 덮고 넘어가지 않겠다"는 각오도 밝혔다.

<프레시안>은 법적 절차의 진행과는 무관하게 이미 문단 안팎에서 화제가 된 이번 사건의 전모를 독자들이 알 수 있도록 일단 주이란 씨의 주장을 가감 없이 싣는다. 조경란 씨가 문단에서 인정 받는 중견 작가일 뿐 아니라, 심사위원의 작가 지망생 아이디어 도용 문제는 그간 공개리에 논의된 적이 없어서 이번 공방은 적지 않은 의미를 갖는다.

앞으로 조경란 씨나 문학동네 측이 반박을 해올 경우, 그 역시 가감 없이 지면에 소개할 예정이다. 기성 작가와 신인 작가의 진실 게임의 결말이 궁금하다. <편집자>

저는 소설 <혀>를 2005년 창작해 2006년 12월 '동아일보 2007 신춘문예'에 응모한 주이란입니다. 그 당시 조경란씨는 예심심사위원이었습니다. 심사 후 2007년 11월 조경란 씨는 출판사 문학동네에서 동명의 소설 <혀>를 출간합니다.

조경란 씨는 구상 시기, 집필 시기와 '동아일보 2007 신춘문예' 심사위원 참가 사실 등을 여러 차례 걸쳐 번복하며 거짓말을 하고 있습니다.

13년 전에 구상했다는 말은 거짓말입니다

조경란 씨는 2008년 9월 19일 <한겨레> 기사를 통해 "<식빵 굽는 시간>을 발간한 뒤 출판사 대표와 <혀>에 대해 이미 얘기를 나눴다"라며 13년 전부터 <혀>를 구상했다고 합니다.

9월 21일 <경향신문>에서 문학동네 염현숙 편집국장은 "1998년 12월 이미 조경란 작가로부터 '혀'의 구체적인 시놉시스를 듣고 장편 출간 계약을 했다", "10년전 구체 줄거리가 나와 있었다"라고 주장합니다.

또한 2007년 11월 출간한 조 씨의 책 <혀> '작가의 말'에 의하면 "나로서는 아주 먼 길을 돌아온 셈이지만 언제나 이 소설에 관해 생각하고 있었던 것만은 사실인 것 같다(345쪽)"고 주장합니다.

즉 조 씨는 장편소설 <혀>를 13년 전에 구상했고, 1998년 12월에는 구체적인 시놉시스를 문학동네 측에 얘기해서 출간 계약을 했으며, 이때부터 언제나 이 소설 <혀>에 대해서 조 씨는 생각하고 있었다고 주장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1998년 구체적인 시놉시스가 있었다는 것은 거짓말입니다. <국민일보> 2003년 1월 19일자(정철훈 기자)인터뷰에서 조 씨는 다음과 같이 직접 말합니다.

"올핸 장편 하나를 탈고할 계획입니다. 그러나 그냥 계획만 있지, 아직 아무 것도 정해지지 않았어요. 믿기지 않겠지만, 정말이에요. 저는 소설이 다가오길 기다리고 있습니다. 줄거리도, 주제도 정해놓지 않았는데 마음은 전혀 초조하지 않습니다. 이상한 일이지요. 그렇지만 올해는 지난해보다 더 좋은 소설을 쓰게 될 것이라는 느낌과 믿음은 더 강합니다."

13년 전부터 구상하고 1998년에는 구체적인 시놉시스를 이야기(서류상 시놉시스 없음)할 정도이고, 언제나 이 소설에 대해서 생각을 한 작가가 2003년에 장편 쓸 계획만 있고,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을 수가 있을까요. 즉 조경란 씨는 장편 쓰고 싶은 마음만 있었지 줄거리, 주제를 포함해 구체적인 내용이 아무것도 없음을 스스로 인정하고 있는 것입니다.

2007년 11월 <혀> 발간 이후 조 씨는 갑자기 12년 전에 구상했다고 말을 바꿉니다. 2007년 6월 22일자 <조선일보> 인터뷰 기사에서 다음과 같이 조 씨는 말합니다.

"봄(2007년)으로 접어들면서 그동안 미뤄오던 장편소설에 본격적으로 매달리려는데…."

드디어 조 씨는 2007년 봄 이후 여름에 장편소설을 쓰게 됩니다. 2003년에는 주제나 줄거리 등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았고, 그 이후에는 스스로 극심한 슬럼프라는 기간을 거쳐 2007년에 장편소설을 쓰게 된 것입니다.

그전에는 없었던 장편소설 내용이 2006년 12월 '동아일보 2007 신춘문예' 심사를 한 이후 갑자기 내용, 주제, 줄거리 등이 생각났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조 씨는 대신 13년 전부터 구상했다고 주장합니다. 물론 그때부터 2007년 봄까지는 <혀> 원고는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 구상시기라는 것도 계속 바뀝니다. 2007년 11월 즈음에는 12년 전이라고 했다가, 2008년 6월 8일 <조선일보>에서는 2005년 10월에 있었던 프랑크푸르트 도서전 이후에 구상했다고 주장합니다. 당시 인터뷰 내용은 이렇습니다. "(조 씨는) 2005년 프랑크푸르트 도서전 주빈국 행사에 참가한 후로 외국 독자들을 고려하여 소설을 써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당시 인터뷰 내용입니다.
▲ <혀>(조경란 지음, 문학동네 펴냄) ⓒ프레시안

<혀>와 그 이전의 조경란 씨의 작품 세계는 확연히 다릅니다. <혀>는 성애 묘사, 특히 구강 성교에 대한 묘사가 비중있게 다루어집니다. 주이란의 <혀>에서 구강 성교에 대한 묘사가 중요한 부분으로 다루어지는 것과 일치합니다.

그러나 조 씨는 2004년 12월 19일 '동아일보 2005 신춘문예' 예심 심사평에서 " '성애 소설이 줄어든 점은 돋보이는 경향'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고 했습니다. 10여 년 전부터 구상했고, 언제나 '혀'에 대해서 생각한 사람이 이렇게 성애 소설을 비판할 수는 없습니다. 이런 사실 역시 2004년 말에도 '혀'에 대한 구상이 없었다는 반증입니다.

2007년 11월 6일 <경향신문> 칼럼에서 조 씨는 다음과 같이 쓰고 있습니다. "지난 여름(2007년 여름), '요리'에 관한 새 장편소설을 쓰느라 음식이나 먹을거리를 다룬 거의 모든 책들을 찾아 읽었다."

일반적으로 소설을 쓸 때 자료 조사는 구상 시기에 하는 것입니다. 더군다나 이 칼럼에서 요리에 관한 '거의 모든 책들을 찾아 읽었다'고 하는 것으로 보아 주요 자료 조사를 2007년 여름에 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10여 년 전 구상했다고 하는 조 씨의 주장과 배치됩니다. '혀'같이 강렬한 색채의 작품을 10여 년 동안 쓰지 않고 머릿속에 묵혀만 두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지 않습니다.

조 씨의 주장을 요약하면 13년 전부터 2006년 12월 이전까지는 '혀'와 관련된 시놉시스나 원고 등 어떤 저작물도 존재하지 않은 것입니다. 구상시기 또한 10여 년 전이 아니라 2007년입니다.

집필시기에 대한 거짓말

조경란 씨는 2007년 6월 조선일보나 2007년 11월 <혀>를 발간할 때 집필 시기를 2007년 여름이라고 했습니다.

제가 문제제기를 하자 갑자기 2008년 4월호 신동아 기사에서는 "2005년 5월부터 3개월 동안"집필했다고 번복합니다. 2005년 5월~8월이면 제가 탈고한 2005년 12월보다 앞설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다시 최근에는 2007년 여름이라고 말을 바꿨습니다. 2007년 신문기사들에서 자신이 한 말 때문에 어쩔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동아일보 신춘문예 심사위원 참가에 대한 거짓말

조경란 씨는 심사위원 참가 자체를 부인했습니다.

방현석 작가(중앙대학교 문예창작과 교수, 소설가)는 저의 <혀>와 조경란 씨의 <혀>를 검토했습니다. 검토 후, 조 씨에게 심사 사실을 확인하자 자신은 그해, 심사위원으로 참가한 적이 없다며 객관적 사실을 부인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조 씨는 자신이 최근 몇 년 동안 동아일보 신춘문예 심사위원을 한 적이 없다고 했습니다.

방현석 작가는 동아일보사에 문의한 결과, 조 씨가 2006년 12월뿐만 아니라 2004년 12월, 2005년 12월에도 심사위원으로 참가한 사실을 확인해 주었습니다. 조 씨에게 다시 여러 차례에 걸쳐 심사 사실을 확인을 했지만 조경란 씨는 매번 심사한 사실을 부인했습니다.

방현석 작가는 2008년 6월 19일 저와 김형수 시인, 정도상 소설가, 김동운(그날이오면 서점 대표), 김태환 씨와 함께 한 자리에서 조 씨가 "나(조경란)는 동아일보 2007 신춘문예 예심 심사위원으로 참가한 적이 없다"는 말을 했다며, 왜 객관적인 사실을 부정하는지에 대해 당혹스러워 했습니다.

이에 대해 지난 9월 18일 <한겨레> 기사에서, "조경란 씨는 "2008년 신춘문예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냐는 질문으로 잘못 알아들어서 안 했다고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이것마저 거짓말입니다. 방 작가는 조경란 씨에게 연도를 착각할까봐 여러 차례 2006년 12월을 얘기했습니다. 조 씨는 자신의 거짓말이 들통 나자 <한겨레> 기자에게 또 다른 거짓말을 한 것입니다.

언론 기자에게 한 거짓말

지난 9월 8일 월요일 KBS 방송국 L 기자와의 통화에서 내가 보낸 내용증명 편지에 대해 왜 답변이 없냐는 말에 조경란 씨는 "어제 보냈다"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며칠 뒤 받아본 내용증명 우편에는 소인이 9월 8일 우체국 마감시각인 6시에 가까운 시각으로 찍혀 있었습니다. 또한 조경란 씨가 말한 '어제'는 일요일이었습니다. 조 씨는 기자에게까지 거짓말을 하며, 일순간을 모면하려 한 것입니다.

신정아 씨 사건 때 보여준 조경란 씨의 관점

2007년 여름, 조경란 씨가 <혀> 집필을 마무리 할 즈음에 <동아일보> 8월 20일자, 신정아 씨 학력 위조 사건에 대한 칼럼 '슬픈 고백의 행진'에서 거짓말에 대한 관점을 보여줍니다. 이 칼럼의 마지막 맺는 말을 다음과 같이 썼습니다.

"만약 모든 사람이 언제나 진실만을 말한다면 우리 사회는 어떻게 될까?"

조경란 씨의 이 말에는 진실을 말하는 사회에 대한 두려움이 내포되어 있습니다. 조 씨는 더이상 거짓말을 하지 말고 진실만을 말하기를 바랍니다.

조경란 씨 <혀> 집필시기
▲ <혀>(주이란 지음, 글의꿈 펴냄) ⓒ프레시안

조경란 씨는 제가 탈고한 원고를 심사한 후 <혀>를 집필했습니다. 저는 소설을 2005년 12월에 탈고했고, 조 씨는 2007년 봄 이후 집필을 시작하여 여름에 탈고했습니다.

2007년 6월 22일 <조선일보>에서 조경란 씨는 "(2007년)봄으로 접어들면서 그 동안 미뤄오던 장편소설에 본격적으로 매달리려는데"라고 했고, 조 씨의 동생은 블로그 '조경란의 공간'에서 2007년 11월 22일 "(2007년) 지난 여름, <혀>를 한참 집필하고 있을 때"라고 이야기합니다. 이것은 2006년 12월 '동아일보 2007 신춘문예'에 예심심사위원으로 참가하기 전에는 자신의 원고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음을 방증하는 것입니다.

조경란 씨는 스스로 <혀>가 나오기 전 6년을 극심한 슬럼프 기간이라 했습니다. 그러다 갑자기 기존의 자신의 작품 세계와 전혀 다른 <혀>와 같은 강렬한 작품이 나올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2006년 12월 제가 응모한 작품 <혀>를 심사했기 때문입니다.

조경란 씨는 13년 전에 구상해서 1998년 문학동네와 장편소설을 계약했다고 했습니다. 지난 9월 21일 <경향신문>에서 문학동네 염현숙 편집국장은 "1998년 12월 이미 조경란 작가로부터 '혀'의 구체적인 시놉시스를 듣고 장편 출간계약을 했다"고 주장합니다.

이 주장 역시 2006년 12월 조경란 씨가 심사위원으로 참가하기 전에는 원고가 없었다는 것을 방증해주는 말로서 일단 한순간을 모면하려는 얕은 술책에 불과합니다. 게다가 '시놉시스를 듣고'라고 하는 것으로 보아서 시놉시스조차 문서화되지 않은 것입니다.

조경란 씨의 <혀>는 기존의 조 씨의 작품 세계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12년 동안 길들여진 사고 방식과 작품 세계가 어느 날 갑자기 달라진 이유는 '동아일보 2007 신춘문예'에서 주이란의 <혀>를 심사했기 때문입니다.

<혀> 사건 진행 과정

저는 2005년 단편소설 <혀>를 창작했습니다. 이듬해인 2006년 12월 <동아일보 2007 신춘문예> 단편소설 부문에 <혀>를 응모했습니다. 당시 단편소설 예심심사위원이었던 소설가 조경란 씨가 심사했습니다.

조 씨는 그때로부터 몇 개월 후인 2007년 11월 제가 응모한 소설과 주제, 소재, 결말, 사건의 구성과 전개 과정, 등장인물의 성격, 배경, 문체와 뉘앙스, 일부 문장 등의 내용이 유사하고, 제목이 같은 소설 <혀>를 문학동네에서 초판 발행했습니다.

저의 소설 <혀>는 가장 원초적인 감각기관이면서 가장 이지적인 감각기관이기도 한 '혀'를 통해 인간의 본질을 탐구한 작품입니다. 맛보고, 거짓말하고, 사랑하는 인간의 욕망을 '혀'를 통해 그려낸 것입니다. 이처럼 <혀>는 인간의 본능처럼 강렬하고, 함축적이며, 뚜렷한 주제 의식을 담은 작품입니다. 여느 소설가와 마찬가지로 저는 이 작품을 중편, 장편으로 다듬어 나갈 계획이었습니다.

그런데 심사위원인 조경란 씨가 그런 제 작품의 영혼을 훔쳐 먼저 발표한 것입니다. 신춘문예에 응모한 작품은 심사위원이 가져가라고 보낸 것이 아닙니다.

저는 이로 인해 많이 앓았습니다. 저는 조경란 씨와 문학동네 강병선 대표에게 출판 금지를 요청하는 내용증명 편지를 보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거부했습니다.

심사숙고 끝에 다시는 저와 같은 피해자가 생기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9월 8일 저작권위원회에 저작권분쟁 조정신청을 했고, 이러한 사실을 독자와 언론에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저는 소설집 <혀>(글의꿈)를 2008년 9월 23일 출간했습니다. 이 책의 '작가의 말'에서 이 사건을 설명했고, 한국 문단과 출판계의 문제점을 이 책에 실린 단편 소설 '촛불 소녀'를 통해 비판했습니다.

문학계에서 이런 비윤리적인 행위가 다시는 없기를 바랍니다.

두 <혀> 왜 같은가

우선 저의 <혀>와 조경란씨 작 <혀>는 모두 '혀'에 관한 것이며, 혀가 사실상의 주인공이라 할 수 있습니다. 두 작품 모두 현대인의 욕망과 집착을 혀로 형상화했습니다. 조경란 씨 스스로도 자신의 <혀>는 '혀'에 대한 것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저의 작품과 조 씨 작 모두 혀에 대한 설정을 세 가지로 하고 있습니다. '맛보고, 거짓말하고, 사랑하는' 혀입니다. 혀의 기능을 이야기할 때 두 가지가 될 수도 있고, 네 가지가 될 수도 있는데 두 작품 모두 세 가지라는 점에서 일치합니다.

혀의 세 가지 묘사의 내용이 일치합니다. '맛보는' 혀, '거짓말하는' 혀, '사랑하는' 혀의 구체적인 내용이 일치합니다. '맛보는' 혀는 극단적인 미식을 추구합니다. '말하는' 혀의 기능으로 '거짓말'하는 혀로 두 작품 모두 일치합니다. '사랑하는' 혀 역시 두 작품 모두 '구강성교'를 강조합니다.

위의 내용을 바탕으로 사건의 구성과 전개 과정, 결말이 유사합니다. 두 작품 모두 사람의 혀를 잘라 요리해서 사람이 먹는다는 엽기적인 결말을 향해 치닫는 내용입니다.

조경란 씨는 2007년 11월 18일 <한국일보> 인터뷰에서 "아이를 유괴한 한 젊은 여자에 관한 장편을 내놓을 계획"이라며 차기작 내용을 말했습니다. 저의 <혀>에서 젊은 여성이 어린아이를 유괴해서 추행하는, 구강성교에 열광하는 삽화가 나옵니다. 조 씨는 제 작품의 삽화를 또 다른 장편소설로 쓸 계획을 이야기 한 것입니다. 제가 <혀>에 대해 문제제기하기 시작하자, 조경란 씨는 말을 바꿨습니다. 차기작 내용이 다른 것이라고 말입니다.

등장인물의 성격이 유사하며, 주제와 소재가 같습니다. 등장인물은 지독한 미식가입니다. 또 등장인물은 행동적이어서 생각한 바를 실천하는 적극적인 성격의 소유자입니다. 두 작품 모두 욕망으로 비틀거리는 현대인의 집착성과 폭력성을 그린다는 면에서 주제가 일치합니다.

또한 둘 다 혀에 관한 이야기라는 점, 그리고 그 혀가 성애와 거짓말, 미식을 내용으로 한다는 점에서 소재가 같습니다.

문장이 같거나 유사합니다. 원작의 문장을 곳곳에서 차용합니다. 어떤 곳에서는 교묘히 변형시켜 사용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면 제 작품의 "동향인 집에서 (…) 햇살이 거실까지 기어들어와 있다."를 조경란 씨는 "동쪽으로 나있어 (…) 햇살이 쏟아져 들어오던 창문"(11쪽)으로 씁니다.

마지막 결말 부분에서 혀를 자를 때 혀를 묘사하는 장면도 다음과 같습니다. 제 작품에서 "오른손에 들어있는 그것"으로 묘사하는 것을 조경란 씨는 "그 컴컴한 입속에 들어있는 거, 그것"으로 쓰고 있습니다. 이런 유사 문장은 조경란 씨 작품 곳곳에서 무수히 많습니다.

배경과 이미지가 같습니다. 저의 <혀>와 조경란 씨의 <혀> 모두 도입부는 눈이 오는 차가운 겨울로 시작합니다. 결말 부분은 제 <혀>에서는 혀 요리를 하기 위해 분위기가 고조되는 장면에서 뜨거운 이미지로 가득 차 있습니다. 온 몸이 익을 정도로 뜨거운 물에 주인공의 몸을 담그고, 햇살이 거실로 들어오고, 세상이 황금빛으로 젖습니다. 조 씨 역시 결말부분은 뜨거운 이미지로 가득 차 있고, 그 배경은 작열하는 여름입니다.

문체와 뉘앙스가 같습니다. "이거, 조경란 소설 맞아?" 이것은 조경란 씨의 <혀>를 읽고 난 문학동네 편집부 직원들의 첫 번째 반응이었다고 인터넷 서점들의 책 소개 란에 나와 있습니다.

조경란 씨는 <혀>이전 작품들에서는 "주변에 대한 디테일한 묘사를 통해 인간의 고독과 우수를 부각시키며 그만의 독특한 스타일을 보여주는 작가"로 유명하였습니다. 이 평가는 문학동네가 조경란 씨를 소개한 글에서 말한 것입니다. 그러다 갑자기 " <혀>는 전작들과 선을 긋는다. 문체도, 전개도…" 라는 평가를 2007년 11월 17일 <동아일보>에서 내리고, 같은 해 11월 16일에는 <국민일보>도 "강렬하고 빠른 문체"라고 합니다.

제 작품은 매우 감각적이고, 빠르며, 강렬한 문체입니다. 전반적인 분위기는 아주 그로테스크합니다. 갑자기 바뀐 조경란 씨의 작품 세계와 문체 그리고 뉘앙스가 저의 작품 <혀>와 같습니다. 이런 면에서도 두 작품은 동일합니다.

제목이 같습니다. 제 작품과 조경란 씨 작품 모두 제목이 같습니다. '혀'라는 제목은 결코 범상치 않은 제목입니다.

조경란 씨와 문학동네는 제목을 문학동네에서 지어주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애초에 조 씨는 이 책의 제목을 '친밀한 혀', '뜨거운 혀' 등으로 생각했다고 2007년 11월 12일 책 낭독회에서 밝혔습니다(<북데일리>). 그것을 문학동네가 바꿨다고 합니다. 이것은 누가 보아도 소설의 제목이 '혀'일 수밖에 없음을 반증하는 것입니다. 이 소설은 '혀'에 관한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친밀한 혀', '뜨거운 혀'는 제목으로 결코 어울리지 않습니다.

이런 근거를 종합해보면 조경란 씨는 저의 작품 전체를 그대로 가져갔음을 알 수 있습니다.

표절 없는 세상을 꿈꾸며

조경란 씨는 <혀> 이전 오랜 기간 슬럼프였다고 합니다. 갑자기 혀를 쓰게 된 것은 신춘문예에서 제 작품 <혀>를 심사했기 때문입니다.

조경란 씨는 심사위원이라는 지위를 이용하여, 작가로서는 해서는 안 될 가장 비윤리적인 행동을 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악행을 덮기 위해 거짓된 행동과 말을 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 와중에 크게 앓았고, 많이 울었습니다. 앞으로 더 많이 상처받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 사회에서 이런 부당하고 억울한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저의 <혀>와 그동안의 진행 사실을 세상에 공개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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