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한광원, 한나라당 정의화 의원이 술자리 '성추행'으로 물의를 빚은 최연희 의원에 대한 어설픈 동정론으로 역풍을 맞고 있다.
***한광원 "꽃을 보면 취하고 싶고 만져보고 싶은 것이 자연의 순리"**
열린우리당 한광원 의원은 2일 자신의 홈페이지와 당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통해 "최 의원의 성추행 사건은 사회적 분위기에 휩쓸려 사건 당사자에게 소명의 기회도 주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매도하는 측면이 없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는 "최 의원의 행동은 분명 적절치 못한 것이었고 어떤 이유에서든 용서받기 힘든 행동"이라면서도 "명백한 성폭력의 범주를 제외하고 사소한 말 한마디의 실수도 용납되지 않는 이 분위기는 인간의 에로스적 사랑의 욕구, 다시 말해 아름다운 이성을 보았을 때 자연스럽게 시선이 가는 기본적인 본능 자체를 무력하게 하는 것은 아닌지 고민하게 한다"고 주장했다.
한 의원은 나아가 "아름다운 꽃을 보면 누구나 그 향기에 취하고 싶고, 좀 더 가까이 다가가 만져보고 싶은 것이 자연의 순리이자 세상의 섭리"라며 "자신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 노출을 하고 그것을 즐기는 여성에 대해 남성들의 그 어떠한 반응조차 용납할 수 없다면 이는 가치관의 독점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 의원의 이 같은 주장은 자연히 네티즌들의 비난을 초래했다. 그의 홈페이지에서 한 네티즌은 "국회의원의 성에 대한 의식수준이 이 정도냐"며 "최연희 의원이 했던 성추행이 아름다운 꽃을 보고 그 향기에 취하고 싶은 행동이라는 국회의원의 생각이 진짜 황당하다"고 주장했다.
포탈사이트 〈네이버〉에선 "당신은 남자라서 그런 말을 할 수 있을지 몰라도 피해자인 여자 입장에서는 큰 모욕감을 느낀다는 것을 왜 모르느냐"며 "그러고도 국민의 대표자로 자질이 있는지 모르겠다"는 비난이 제기됐다.
당 홈페이지 당원게시판에도 거친 욕설과 함께 한 의원을 출당시키라는 비난이 나왔다.
***정의화 "후진적 술문화 희생양…의원직 사퇴는 안돼"**
이에 앞서 한나라당 정의화 의원도 지난 28일과 1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통해 "최 의원은 후진적 술문화의 희생양일 뿐 훌륭한 사람이며 여론재판에 밀려 의원직을 사퇴하는 일은 있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신경외과 전문의 출신인 정 의원은 사건 당시 최 의원의 상태를 "변별력 상실, 판단력과 기억력 상실 등의 증세를 보이는 '급성알콜중독증세'였던 것으로 보인다"며 거듭 "여론재판에 떠밀려 훌륭한 한 사람을 죽일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의 이 같은 주장 역시 비난을 자초했다. 그의 홈페이지에는 "술 먹고 한 성추행은 용서가 된다는 것이냐"는 요지의 비난성 글이 쇄도하고 있다.
한 네티즌은 "음주운전으로 걸리면 그 사람 인품이 훌륭한지 알아보고 그 차이에 따라 처벌을 달리해야 하느냐"며 "기억이 나건 안나건 본인이 저지른 일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민주노동당은 "술에 취해 성추행했다는 아주 간단명료한 사태를 전문용어를 동원해 변호하려는 정의화 의원이야말로 '급성 비뚤어진 동료애 중독'으로 인한 변별력 상실의 상태"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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