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의 최측근 안희정씨가 대선 후 부산지역 건설업체 (주)반도 권홍사 회장으로부터 받은 2억원에 대해 "향토장학금으로 생각했다"라고 주장해 논란을 자초하고 있다.
***안희정 "반도건설 권 회장 2억원 '향토장학금'으로 생각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3부(김병운 재판장)의 심리로 19일 열린 공판에서 안씨는 "당시 권 회장이 운영하는 기업이 반도인지도 몰랐고, 노무현 대통령을 후원하는 기업인들 중 하나로 선의를 갖고 만났다"라며 "수표로 2억원을 받아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에게 맡겨 보관하다 마음이 영 찜찜해 권 회장에게 돌려줬으나 권 회장이 1억원만 받고 1억원은 다시 보냈다"라고 진술했다.
이에 재판부는 "피고는 여러 기업으로부터 후원금을 받아왔고, 권 회장이 나중에 회사에 문제가 생기면 도와달라는 취지의 '보험용' 정치자금이라는 생각해 봤을 것 같다"며 대가성 불법 자금 인지 여부에 대해 물었다. 안씨는 그러나 "당시 '향토장학금' 정도의 생각 외에는 가질 수 없었다"라고 부인했다.
안씨는 "권 회장을 알게 된 것도 이름 정도만 알고 있던 중, 작년 2월경 부산 골프모임에 참석했다가 클럽하우스에서 만나 인사하고 그 후 우호적 분위기 속에서 식사를 함께 한 정도"라고 말했다.
***안희정 "객관적 사회지위 변화 인식하는데 오래 걸려"**
재판부는 그러나 "언론에서는 피고인이 현 정부에서 영향력이 있는 것으로 보도하고 있다"며 자금 수수과정의 '거래' 여부를 캐물었으나 안씨는 "2002년 12월까지 나는 어린아이였지만 그 후 장정이 돼 어머니의 품에 안기면 어머니가 쓰러질 정도가 돼버렸으며 객관적 사회지위 변화를 인식하는 데 오래 걸렸다"며 "단 한번도 정치자금을 받으며 거래한 적이 없다"라고 항변했다.
안씨는 지난 대선당시 기업 및 지인들로부터 20억원 가량의 불법자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고, 대선 후에도 2개 기업에서 2억원씩 4억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최근 안씨가 3개 기업에서 10억원 가량을 수수한 단서가 추가로 포착하고 계좌추적 등의 수사를 통해 3월초 안씨를 추가기소할 방침이다.
***이재현 "SK돈 불법 몰랐다고 한다면 거짓말"**
이에 앞서 열린 공판에서 이재현 전 한나라당 재정국장은 "SK로부터 3~4회에 걸쳐 정치자금을 받는 동안 불법 인줄 몰랐다면 거짓말"이라며 당시 "회계 책임자로서 문제제기를 하지 않은 것은 잘못"이라고 잘못을 시인했다.
이씨는 그러나 서정우 변호사가 현대차에서 1백억원, LG에서 1백50억원을 모금해 당에 전달한 과정에 대해서는 "서 변호사에게 출처를 물었으나 서 변호사가 '그런 걸 뭘 알려고 하느냐'라며 출처를 밝히지 않아 여러 개 기업에서 모금해 온 것으로 알았다"라며 "서 변호사가 '영수증도 필요없다'라고 말해 영수증 발급을 하지 않았다"라고 주장했다.
이씨는 "이 돈들을 재정국장실에 보관하다 대선자금으로 집행했다"라며 "모금 상황에 대해 총재에게 실무국장이 보고하는 일은 없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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