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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하다고? 비정형 광우병 전염률이 더 높다"

전문가들, 정부 주장과 정반대 실험결과 제시

미국에서 발생한 광우병(BSE)의 안전성을 시험하기 위해 출국한 민관 합동 조사단과 정부가 브리핑에 초청한 전문가들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번 광우병이 전염성이 강한 '정형'이 아니라 '비정형'이라는 점을 정부가 밝힌 가운데, 비정형 광우병의 전염성 여부, 비정형 광우병이 처음 발견된 시기, 현재까지 보고된 세계 광우병 발병건수 등을 두고 주장과 반박이 이어지고 있다.

30일 박용호 검역검사본부장, 이영순 서울대 전임교수(민간 자문위원) 등은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 참석해 "비정형 광우병에 대한 근거 없는 공포를 유발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반면 박상표 국민건강을 위한 수의사연대 정책국장, 우희종 서울대 교수, 우석균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실장 등은 "정부 주장이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정부 측 전문가 주장과 정부 반대 측 전문가 주장을 비교했다.

▲30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에서 주이석 광우병조사단장이 미국 워싱턴으로 출국하기 전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비정형 광우병은 얼마나 위험한가

-정부 측 전문가

아직은 연구단계이지만, 비정형의 병원성은 정형의 2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나이가 많아 걸리는 치매에 가깝다. 미국에서 여태껏 네 번의 광우병이 발생했는데, 첫 번째 사례는 캐나다에서 사료를 먹은 소가 걸린 것이라 그걸 제외하면 3건에 불과하다. 그나마 이 중 두 건도 모두 비정형이다.

비정형 광우병의 위험성은 일본 교수가 지난 2010년 연구에서 강조한 바 있다. 뇌에 직접 광우병 단백질을 접종하는 방식이었다. 그나마도 그 위험성에 대해 '경구 투여가 아닌 방법으로는 확인하기 어렵다'고 했다. 아직까지 비정형에 대한 정설은 없다. 전염성이 없고 위험성도 거의 없다는 게 일반적 견해다.

근본적으로 광우병은 점차 사라지는 추세다. 정형 광우병은 없어졌다. 비정형 광우병은 자연발생적일 뿐이다.

-비정부 측 전문가

광우병 실험은 비정형이든 정형이든 모두 뇌에 직접 단백질을 주입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비정형이라서 괜찮다는 말을 할 단계가 아니다. 2005년 10월 미국 농무부에 제출된 '2005년 하버드 광우병 위험평가' 자료를 보면 비정형 광우병의 인간 전염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확실히 규명되지 않았다(unknown). 비정형 광우병이 안전하다고 할 단계가 아니다. 여전히 위험성에 대한 논란이 있다.

농림부 주장대로 지난 4월 유럽에서 보고된 문헌에는 사람 프리온에 민감하게 유전자를 변이한 쥐에 비정형 광우병 인자를 감염시켜도 감염되지 않은 결과가 있었던 건 맞다. 그러나 미국의 감베티 박사팀은 비정형 광우병의 일종인 소 아밀로이드성 해면상 뇌증(BASE)의 인간 전염을 조사하기 위해 형질전환 쥐에게 인공 감염을 실시한 결과, 감염 쥐의 60%가 20개월~22개월의 잠복기를 거친 후 광우병에 감염됐다. 오히려 비정형 광우병의 전염률이 보고된 고전적 광우병보다 높았다.

또한 아무런 광우병 임상증상이 나타나지 않았던 무증상의 노령 소에서 영장류로 비정형 광우병이 전염된다는 연구결과도 발표된 바 있다.

광우병이 사라지고 있다는 주장도 허구다. 광우병 검역 체계가 워낙 허술해 나타난 결과일 뿐이다. 올해 스위스 연구팀은 농림부가 소개한 L형, H형이 아닌 새로운 유형의 비정형 광우병 유형이 발견됐다고 보고했다.

비정형 광우병은 언제 처음 발견됐나

-정부 측 전문가

전문가마다 의견이 다르다. 박용호 본부장은 2005년 프랑스에서 처음 비정형 광우병이 발견됐다고 밝힌 반면, 이영순 교수는 2003년 이후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현재까지 보고된 비정형 광우병은 모두 65건이다. 이 중 어린 소는 일본에서 발견된 23개월령 단 한 마리다. 이 소까지 포함해 평균연령이 144개월이다.

왜 광우병 발생 국가에서만 비정형 광우병이 발생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연구가 충분히 진행되지 않았다. 비정형 광우병은 최근에야 연구가 시작된 분야다. 단순 추측으로 일관해서는 안 된다.

-비정부 측 전문가

정부 통계가 틀렸다. 비정형 광우병은 2004년 이탈리아에서 처음 발견됐다. 현재까지 보고된 비정형 광우병 발생건수도 66건이다. 2010년 11월까지 전세계에서 60건의 비정형 광우병이 보고됐고, 지난해와 올해 각각 3건이 보고됐다.

"합동조사단 신뢰할 수 있겠나"

지난달 30일 민관 합동 조사단이 미국으로 출국했다. 정부는 열흘 간의 현지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방역협의회를 열어 이번 광우병에 대한 추가 대응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합동 조사단 자체를 신뢰할 수 없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조사단원 대부분이 농림수산식품부 전현직 공무원인데다, 조사단 구성 과정에서 정부 주장에 비판적이었던 전문가 의견은 전혀 수렴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총 9명으로 구성된 이번 조사단원 중 전현직 농식품부 공무원이 8명이고 식품안전과 관련한 경험이 없는 시민단체 인사가 1명이다.

특히 학계 대표인 유한상 서울대 교수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중단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강조해 왔다.

박상표 정책국장은 1일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조사단 파견 전 가축방역협의회 한 번 개최하지 않았고, 현지조사단 구성 과정에서도 비판적인 전문가나 시민단체의 의견을 전혀 수렴하지 않았다"며 사실상 결정해놓은 결과에 끼워맞추기 식 방미가 아니냐고 지적했다.

특히 조사단이 광우병 발병농장은 방문조차 하지 못하는 만큼, 조사의 실효성과 신뢰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이 만만찮다. 이 점은 정부도 일정 부분 인정하고 있다. 여인홍 농식품부 식품산업정책실장은 지난달 30일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광우병 발생농장주가 (조사단 방문을) 동의하지 않아 확정이 안 된 상태로 출발한다"고 말했다.

박 국장은 "광우병 발생농장을 방문조차 하지 못하는 현지조사에 실효성이 있겠느냐"며 "미국 쇠고기 수입국인 한국 정부가 마치 미국 정부처럼 광우병 검사체계의 안전성을 거짓 홍보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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