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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특집 기사 "G20 열리는 한국, '룸살롱 비즈니스'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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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특집 기사 "G20 열리는 한국, '룸살롱 비즈니스' 나라"

조롱받는 국격…"한국경제, 기적은 끝났다"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를 코 앞에 두고 한국의 '국격'을 다룬 외신 보도가 나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8일 한국 특집 리포트를 내고 "기적은 끝났다. 앞으로의 방향은"이라는 제목의 커버기사에서 "전 세계 20개 부국의 지도자들을 맞이하면서 한국은 불편한 진실을 파악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 기사는 의 한국어판 뉴스서비스인 '코리아 리얼타임'에서 확인할 수 있다. (☞ : 바로 가기) 이 기사를 쓴 에반 람스타드 기자는 지난 3월 서울외신기자클럽 간담회에서도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을 상대로 한국의 룸살롱 문화를 지적한 바 있다.

신문은 기사에서 한국이 과거 국가개발주의 전략으로 성공적인 경제번영을 일궜으나 이제 그 전략이 한계에 달했다며, 보다 근본적인 변화를 추구할 때라고 강조했다. 변화의 틀로 이 신문은 우선 보다 친 시장적인 변화를 들었다. 보수적 입장의 언론사이니만큼 당연한 충고로 들린다.

그런데 이 신문의 눈으로 보기에도 개선해야 할 문제는 또 있었다. 유교문화에 입각한 여성배제와 노동자 공격,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배타적 태도를 수정해야 할 때라고 이 신문은 지적했다.

정부가 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대대적인 시위단속과 국가적인 홍보를 강화하고 있지만, 이런 '화장'에 치중하기보다 더 발전된 국가문화를 가꾸는데 힘쓰라는 충고로 해석된다.

"룸살롱 문화로 여성을 비즈니스에서 배제"

이 신문은 여전히 토건경제에 의존하는 한국식 모델이 부패로 이어진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 신문은 "자본이 집중되는 건설 사업이 한국 정치지도자들의 영향력 행사의 주요 수단으로 아직 남아있다"며 "이들은 민간 개발과 사업용 부지의 비용을 전후 좌우로 흔드는 세력이다. 이명박 대통령 자신의 거대 사업은 140억 달러의 4대강 준설 사업"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가부장적인 유교문화로 인해 여성이 경제 활동에서 배제되고, 사회가 활력을 잃어가는 게 한국의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이 신문은 "이러한 계급주의 전통은 남성의 여성에 대한 권력으로 인해 더욱 복잡한 양상을 띄게 된다"며 "올해 4월에서야 남성 상사와 여성 부하 직원 사이의 성희롱 사건에서 회사에 책임이 있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고 지적했다.

또 "한국의 여성은 현재 53%만이 직장을 가지고 있다. 이는 선진국의 평균인 57%에 미치지 못하는 수치"라며 "여성의 평균임금은 남성의 평균임금 3만100달러의 절반을 간신히 넘는 1만5800달러에 불과하다. 한국의 남녀임금 차이는 선진국 중에서 가장 크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부장적 문화의 부작용이 극단적으로 드러나는 사례로 은 룸살롱 문화를 들었다. 신문은 "일하는 여성들은 승진과 업무 환경에서조차 밤 늦도록 끝나지 않는 음주로 대변되는 남성중심의 문화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다"며 "남성중심의 문화는 젊은 여자 호스티스들이 술을 따르며 남자들과 잡담하는 '룸살롱'에서 많이 일어나는데, 이로 이해 여성 근로자들은 비즈니스와 업무상 네트워크의 기회조차 배제당한다"고 비판했다.

반 노동자적 문화도 비판

이 신문은 또 노동자를 대우하지 않는 한국 문화도 선진국 도약의 걸림돌로 작용한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경제학자들은 이제 한국이 따라야 할 모델은 탄탄한 서비스 산업을 발전시킨 유럽과 북미 국가들이어야 한다고 말한다"며 "이들 국가들은 고도로 숙련된 기술 노동자들을 흡수하고, 기존에 가지고 있는 제조 능력을 더욱 보완하며, 발명과 창조성을 고무하는 다양한 근무 환경을 가지고 있다"고 묘사했다.

신문은 이와 같은 모델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상명하달식의 문화보다는 노동자의 의견을 존중하는 문화를 만들고, 여성과 이주민의 취업 진출을 저해하는 일부 문화적인 장벽을 부숴야 한다"고 충고했다.

이는 한 발 나아가 해석하면 노동조합을 적대시하고 여성 노동자, 외국인 노동자를 배격하는 문화를 바꾸지 않는 한 한국의 '국격'이 오르기는 어려우리라는 입장으로 이해된다.

신문은 특히 외국인 노동자에 문호를 개방하지 않는 배타적 문화를 지적했다. 이 신문은 "한국은 빠른 성장을 위해서 외국인 노동자와 이주민들을 기꺼이 받아 들일 필요가 있다"며 "한국에는 2300만 노동인구의 2%에 해당하는 55만7000명의 외국인 노동자가 일하고 있으며 이들 외국인 노동자는 노동법에 따라 한국의 회사에서 단지 5년 간만 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WSJ, 전면적 민영화가 정답

이 신문은 그러나 자국의 이익을 관철시키기 위해 이른바 '미국식 모델', 즉 신자유주의 모델을 한국이 받아들여야 한다고도 충고했다.

은 우선 이른바 '박정희식 경제발전' 모델인 국가통제 경제관습을 한국이 버려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민영화를 더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하며, 방송시장 민영화까지 거론했다.

신문은 정부 통제가 살아있다는 실례로 정부가 맥주시장까지 통제해 시장경쟁을 원천봉쇄하는 현실을 들었다. 또 한국거래소를 정부가 공공기관화한 것 또한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은 뉴욕증권거래소 등이 모두 민영화돼 있고, 증시에 상장돼 있다.

은 이명박 대통령이 밀어붙이던 공공기관 민영화에도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이 대통령은 400개 국영기업(공기업) 중 약 40개 기업의 민영화를 착수했다"면서 "하지만 올해 초까지 정부는 서울 근교의 국제공항을 운영하는 회사에 가진 지분을 파는 것에만 진전을 보였다. 그러더니 9월에는 정치적 논란에 휩싸이며 아예 지분을 파는 것 자체를 그만두었다"고 보도했다. 인천공항 민영화가 바람직한 일이라는 뉘앙스다.

이 신문은 또 "정부가 정한 요율이 광고비 상한선 역할을 해 한국의 미디어 산업은 국내총생산(GDP)의 1%도 차지하지 못하고 있다"며 "일본은 2% 이상, 미국은 3%다"라고 지적했다. 민영 미디어렙을 도입해 방송시장 민영화를 추진하라는 논리다.

이들 지적은 이 신문이 어디까지나 '미국식 모델'이 정답이라는 논리를 갖고 있음을 일깨워주는 부분이다. 공항민영화는 해외 투기자본의 유입설이 나오면서 국내에서 논란을 빚고 있고, 방송시장 민영화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당시 미국 미디어산업의 국내 진출 계기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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