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이 4.15 총선에 서울 강남갑 후보로 공천한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 공사가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해 "탈북민들과 실향민들 가슴에 대못을 박았다"며 사과를 요구했다.
태 전 공사는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승만 전 대통령과 김구 선생도 이북 출신이지만 지금까지 어느 누구도 남한에 뿌리가 없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며 이 같이 밝혔다.
황교안 대표가 당 선거대책위원장으로 영입하려는 김 전 대표가 자신의 지역구 공천과 관련해 "국가적 망신"이라고 공개 비판한 데 대한 반발이다. 김 전 대표는 그를 "남한에 뿌리가 없는 사람"이라고도 했었다.
이에 태 전 공사는 "뿌리론은 남한에 고향을 두지 않은 사람들이 대한민국에서 누려야할 권리와 역할에 대한 부정"이라며 "대한민국 국민으로 의무와 권리를 갖고 정정당당히 살아가는 탈북민들과 실향민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는 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미래통합당이 공식적으로 국민 앞에 내놓은 후보에 대해 선대위원장으로 거론되는 분이 계속해서 후보 자격문제를 지적하는 것은 국민을 기만하는 일"이라며 "변명으로 일관할 것이 아니라 깔끔하게 사과하시는 게 신사적"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제가 지역구 후보가 아닌 비례대표에 더 적합하다는 것도 자유민주주의 선거의 기본 가치를 훼손하는 말"이라며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다. 김 전 대표가 전날 <신동아> 인터뷰에서 "그런 분은 지역구보다 차라리 비례대표로 출마하는 게 더 정상적"이라고 한 데 대한 반박으로 보인다.
전날 김영우 의원도 "공관위의 공천이 마무리되는 시점에 김종인 씨를 선대위원장으로 영입한다는 설익은 계획과 김종인 씨의 태영호 후보 저격은 완전 자충수요 패착"이라며 "그분(김 전 대표)은 장점이 많은 분이지만 지금 시점에 미래통합당 선대위원장을 다시 맡아 달라 애원하는 것은 참 없어 보이고 못난 짓"이라고 했다.
이처럼 김 전 대표를 선대위원장으로 영입하려는 데 대한 반발이 이어지면서 미래통합당의 총선 체제 정비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통합당은 당초 지난주 '김종인 선대위 체제'를 최고위원회의에서 마무리 짓고 16일 선대위를 출범시킬 계획이었지만, 김 전 대표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면서 19일 이후로 미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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