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청와대의 5·18 진상규명위원 재추천 요구를 거부한 가운데, 여야 4당은 17일 "지만원 씨 주장에 찬동한 행위와 다름 없다"며 한 목소리로 비판했다.
전날 나경원 원내대표는 자유한국당 몫 5·18 진상조사위원 2명에 대해 "변경할 필요가 없다"며 "진상규명을 위해 필요한 분들을 제대로 추천했다"고 청와대의 재추천 요구를 일축했다. 그는 "저희 당 일부 의원들의 잘못된 발언에 대해서는 송구하게 생각하지만 이것을 이유로 정치적인 이용을 하는 것에는 심한 유감을 표시한다"고 했다.
앞서 한국당은 지난달 14일 5·18 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으로 한미연합군사령부 작전처장, 이동욱 전 월간조선 기자, 차기환 전 수원지법 판사 등 3명을 추천했다. 청와대는 권태오·이동욱 후보가 '5·18 민주화운동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에 규정돼 있는 자격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지난 11일 한국당에 후보 재추천을 요청했다.
나 원내대표의 재추천 거부에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이른바 '망언 3인방'에 대한 국민 기만적인 징계 유보 조치에 이어, 무자격 위원 추천 강행 의사까지 분명히 함으로써 5.18 민주화운동의 역사와 정신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오만하고 뻔뻔스러운 태도를 감추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종철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백배 사죄하고 이해를 구해도 모자랄 판에 갈 데까지 가보자는 막가파식 행동과 판단력이 아닐 수 없다"며 "자유한국당은 진실로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인물을 물색해 재추천하든지 아니면 추천권 자체를 깨끗하게 반납함으로써 국민 앞에 예의를 다해야 한다"고 했다.
김정현 민주평화당 대변인도 "사태의 심각성을 전혀 모르는 것 같다"며 "이번 5.18 망언의 뿌리는 북한군 개입설을 확증하려는 자유한국당 때문이었다"고 했다. 이어 "입이 열개라도 할말이 없을 정도로 5.18 북한군 개입설이라는 가짜뉴스의 온상이 자유한국당인데도 불구하고 5.18 진상조사위원으로 추천 거부된 인사들을 재추천하겠다는 것은 진상규명 작업 자체를 무산시키고 5.18 북한군 개입설을 확증하겠다는 의도를 만천하에 드러낸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호진 정의당 대변인 역시 "나 원내대표의 주장은 자유한국당 지도부의 상황 인식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자, 5.18 북한군 개입설의 첫 유포자인 전두환 정신을 따르겠다는 고백"이라며 "자유한국당의 5.18 진상규명위원 재추천 거부 또한 헌정파괴 범죄 목록 중 하나"라고 했다.
이어 "그런데도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 등 지도부가 이를 주장하고자 하는 자들을 조사위원에 두고자 한다면, 수차례 이뤄진 국가 차원의 판단을 거부하고 '전두환은 영웅이다'라는 지만원씨 주장에 찬동하는 행위와 다름없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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