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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에 깜빡" 속았다던 그 검사들 재수사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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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에 깜빡" 속았다던 그 검사들 재수사 가능성

검찰 과거사위 "검사, 허위 문서 인식했을 것...검찰총장 사과하라"

'유우성 간첩 사건'이 조작으로 탄로나자 "국정원에 속았다"며 발뺌, 무혐의 처분을 받은 담당 검사들에 대한 재수사 가능성이 열렸다. (☞관련기사 : 검찰, 간첩 증거 조작 관여해놓고 여전히 '떳떳'?)

검찰 과거사 위원회는 대검찰청 진상조사단으로부터 '유우성 간첩 조작 사건'에 대해 "영사확인서가 허위임을 검사가 인식하였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조사 결과를 보고받고 이를 8일 언론에 공개했다.

앞서 장자연 사건 등 과거사위가 권고하는 내용에 대해 검찰이 재수사를 결정해온 만큼, 유우성 사건에 대한 검찰의 자체 조사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4년 2월 유우성 사건 증거 위조 의혹이 불거진 뒤 검찰은 처음엔 "그럴 리 없다. 국가정보원을 믿는다"고 했다. 그러나 위조 사실이 드러나자 "국정원에 속았다"고 입장을 바꿨다. 이에 대해 검찰은 앞선 증거조작 수사에서 '무혐의' 처분으로 이미 검사들의 책임을 덜어줬고, 감찰을 통해 "고의성은 없었다"는 점을 재확인해준 바 있다. 국정원 측에 대해서는 강제수사를 진행한 것과 달리 이 사건 수사·공판검사들에 대해서는 모두 임의수사에 그쳤다. 검찰은 당시 '제 식구 감싸기'라는 비판을 감수하면서 이렇게 결론내렸다.

과거사위는 그러나 대표적인 조작 증거였던 화룡시 공안국 명의의 출입경기록을 증거로 제출하기 전, 이미 검찰은 내용이 상이한 출입경기록들이 있음을 인지하고 있었고, 공식적인 경로를 통해서는 출입경기록을 발급받을 수 없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는 점을 지적했다.

특히 공판검사는 영사확인서에 첨부된 출입경기록의 입수 경위에 대하여 중국 당국으로부터 받은 것으로 알았다고 진술하였으나, 이전의 진술과 모순될뿐 아니라, 국정원 직원들의 진술 및 객관적 사실과 불일치한다는 점을 발견, 신빙성에 의문이 있다고 보았다. 이러한 행위는 나아가 "재판부를 기망하는 정도에 이르렀다"는 게 과거사위의 판단이다.

또 "유우성이 간첩"이라고 했던 검찰 측 증인에 대한 조사 방식에도 큰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과거사위는 △선행된 면담 내용을 국정원 수사관이 정리한 서면을 보고 탈북자가 진술서를 작성한 사례가 확인된 점, △대부분 추측성 진술이었다는 점, △다른 탈북민의 진술과 모순되지는 않는지 등에 대한 검증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는지, △조사과정 확인서가 첨부되어 있지 않아 언제, 어디서 그와 같은 진술서가 작성되었는지 확인할 수 없는 점 등 미비한 부분을 검사가 제대로 지휘하지 않은 점을 꼬집었다. (☞관련기사 : "'유우성 사건' 검찰 측 증인, 국정원 돈 받고 거짓 증언")

과거사위는 이를 바탕으로 "진상수사팀은 검사들이 증거위조 사실을 몰랐고 오히려 속았다고 판단하고 검사들에 대해서는 통화내역 확보나 업무용 컴퓨터에 대한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를 시도하지도 않았다"며 "이는 이 사건에 대한 검사의 책임을 규명하기 위한 중요한 기회를 놓친 것으로서 검사들에 대한 수사가 미진하였다고 판단된다"고 촉구했다.

유 씨의 동생 유가려에 대한 수사과정에서의 위법 행위가 이뤄진 사실도 밝혀졌다. 과거사위는 "국정원 수사관들은 '유우성 남매를 한국에서 살게 해주되 북한 연계 책임은 유씨가 지게 한다'는 회유 계획을 세워 허위진술을 유도한 정황이 포착됐다"고 밝혔다. 재판과정에서 가혹행위 사실을 은폐할 목적으로 수사관들은 사전에 리허설을 통해 진술을 담합하고 일부 사실관계에 대해 적극적으로 위증을 했음이 드러났다.

아울러, 1심 공판과정에서의 선별적인 증거제출 및 증거은폐가 이뤄졌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검찰이 증거로 제출한 사진의 위치정보는 왜곡돼 있었으며 유 씨의 휴대전화 통화내역에 대해서는 수사초기에 확보하고도 제출하지 않았다. 또 공소유지에 불리한 유가려씨의 진술서 등은 제출되지 않거나 늦게 제출됐다.

과거사위는 이같은 내용을 바탕으로 문무일 검찰총장의 사과를 권고했다. 과거사위는 "이 사건 수사·공판검사는 검사로서의 인권보장의무와 객관의무를 방기해 국정원의 인권침해 행위와 증거조작을 방치하고 국정원에 계속적인 증거조작을 시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면서 "2014년 5월 검찰이 외국환거래법위반 등 혐의로 유 씨를 추가 기소한 것은 공소권을 남용한 사실상 피해자에 대한 보복성 기소"라고 지적했다.

이어 대공수사 과정에서의 증거 검증 방안 강구, 진술 증거 등에 대한 추가적인 검증 절차 마련, 변호인 조력 등 제도 개선 등도 함께 권고했다.

과거사위 관계자는 사건 전반에 대한 재조사 가능성에 대해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며 "변호인 쪽에서 고소‧고발을 할 경우 위원회가 고소‧고발에 대해 수사를 철저하게 하도록 촉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유우성 씨 변호인 측은 "검찰에 강력한 수사를 촉구하며, 그러한 의미에서 새로 밝혀진 내용 토대로 새로 고소 등 법적 대응신속하게 병행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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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어리

매일 어리버리, 좌충우돌 성장기를 쓰는 씩씩한 기자입니다. 간첩 조작 사건의 유우성, 일본군 ‘위안부’ 여성, 외주 업체 PD, 소방 공무원, 세월호 유가족 등 다양한 취재원들과의 만남 속에서 저는 오늘도 좋은 기자, 좋은 어른이 되는 법을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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