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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의주' 열차 출발…"평화와 번영 실어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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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의주' 열차 출발…"평화와 번영 실어나른다"

남북철도 공동조사 시작, 10년만에 북한땅 달린다

"10년 동안 열차가 다니지 않아 철길이 녹이 슬었는데, 녹이 제거되고 남에서 북으로, 북에서 남으로 열차가 많이 운영돼서 겨레가 염원하는 통일이 왔으면 좋겠다."

2007년 남북 철도 시험운행 당시 승무원으로 참가했던 김재균 기관사는 11년 만에 '서울 ↔ 신의주' 라는 이정표가 붙은 기차를 운행하게 됐다며 이같은 소회를 밝혔다.

지난 2008년 도라산-판문역 구간의 화물열차를 끝으로 중단됐던 남북 간 철도 운행이 30일 다시 시작됐다. 남북은 철도 연결과 현대화를 위한 공동조사의 일환으로 이날부터 총 18일 간 신의주와 원산, 두만강 등 경의선 및 동해선의 북한 측 철로에 열차를 시범 운행할 예정이다. 경의선은 신의주까지, 동해선은 두만강까지 운행하며 북측의 철로 상황을 살펴볼 방침이다.

지난 2007년 12월 개성에서 신의주 구간 현지조사에 참가했고, 이번에는 공동조사단장을 맡은 임종일 국토교통부 철도건설과장은 "오늘 이 기회가 남북 철도가 대륙으로 뻗어나가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향후 추진해야 할 기본적인 사항들을 잘 보고 단원들과 함께 열심히 조사에 임하고 오겠다"고 말했다.

임 단장은 11년 전 당시 조사에 대해 "북쪽 겨울은 굉장히 춥고, 상대쪽에서 오는 열차를 피해가면서 조사했기 때문에 어려운 여건이었다"며 "(이번에) 북측 관계자들이 우리에게 얼마나 보여주느냐에 따라 이런 것들(조사)이 잘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왼쪽에서 두 번째)과 박순자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위원장(김현미 장관 오른쪽) 등이 30일 서울역에서 출발하는 공동조사 열차에 '신의주'라고 적혀있는 이정표를 보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총 28명의 조사단원 중 유일한 여성인 한영아 한국철도시설공단과장은 "궤도 분야 전문가로 참여하게 됐다. 북쪽은 여성 전문가 많다고 한다. 저번 공동조사 때도 여성 대표가 나오더라"라며 "국내에는 여성 궤도 분야 참여자가 적은데, 이번 기회로 제가 첫발을 밟는다는 생각으로 성실히 임하겠다"고 말했다.

황성규 국토교통부 철도국장은 조사 내용에 대해 "궤도, 시설, 건축, 신호, 통신 등 각 분야에 대해 성실히 조사 진행할 예정이다. 이후 공동조사 결과 바탕으로 연결 및 현대화에 대한 구체적 방향 추진해 갈 예정"이라며 "공동조사는 남북 경제협력 사업 중 처음으로 국제사회 협조 하에 추진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경협의 첫 걸음인 만큼 내실 있는 조사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조사단은 이날부터 12월 5일까지 6일 동안 경의선 구간 철도를 신의주까지 운행하면서 점검할 예정이다. 동해선 조사의 경우 금강산에서 두만강까지 구간을 12월 8일부터 17일까지 약 열흘 동안 진행된다. 다만 철로의 상태나 점검 내용에 따라 시일이 다소 변동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사단원들은 조사 기간 중 대부분의 시간을 기차에서 생활한다. 이에 이번 조사 열차에는 침대 칸과 식사를 할 수 있는 공간이 따로 마련돼 있으며, 전자레인지와 냉장고, 싱크대 등의 주방 시설과 세탁기 및 건조기 등 생활에 필요한 필수 물품들을 구비해 놓았다.

한편 이날 도라산역에서 열린 열차 환송행사에서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정부는 앞으로 남북 두 정상이 합의한 착공식도 연내에 개최할 수 있도록 착실하게 준비해 나갈 것"이라며 "남북 철도 연결 사업이 국제사회의 지지 속에 착실하게 추진될 수 있도록 관련국들과도 긴밀하게 협의를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조 장관은 "앞으로 하나로 이어질 철길을 통해서 남북이 함께 번영하게 될 것이며, 한반도의 평화도 탄탄해 질 것"이라며 "한반도를 오가는 열차는 동북아와 세계의 평화와 번영을 실어나르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분단 이전 서울역은 국제역이자 동북아의 허브였다. 국내선과 국제선을 타는 곳이 따로따로 있었고 당시 청년이었던 손기정 선수도 경부선을 타고 와서 서울역을 통해서 서울역에 도착해서 열차를 타고 베를린 올림픽에 참석했다"며 "오늘 공동조사는 단순한 기술조사의 의미를 넘어선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오늘 출정식은 분단의 상징이었던 철도를 연결해서 남북 공동번영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 되고 섬처럼 갇혀 있던 한반도의 경제 영토를 유라시아 대륙으로 확장하는 촉매자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30일 도라산역에서 공동조사 열차가 출발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날 행사에 참석한 자유한국당 박순자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위원장은 "남북 분단 이후 두만강까지 우리 열차가 가는 것은 처음이다. 매우 역사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며 "경의선 연결만 되면 향후 30년 간 140조까지 경제 효과가 있다는 예상이 나오는데, 단순히 철도를 연결하는 것뿐 아니라 유라시아까지 뻗어갈 수 있는 기회가 온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다만 박 위원장은 "북한 비핵화와 이에 따른 제재 완화 이뤄져야 하고 우리는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려야 한다"면서도 "북한 인프라 개발에 대한 중국, 러시아, 일본 등 주변 강대국과 전쟁에서 주도권을 가질 수 있도록 면밀하게 추진해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날 행사에는 조 장관과 김 장관, 박 위원장을 비롯해 더불어민주당 윤관석 국토교통위 간사, 더불어민주당 김경협 남북경협특위 위원, 전 통일부 장관인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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