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피아니스트 이봉기 교수가 오는 15일, 오전 10시 40분 전북 군산소룡초등학교 강당에서 단독 연주회를 갖는다.
전문 연주홀이 아닌 그것도 그다지 좋은 시설을 갖췄다고 볼 수 없는 초등학교 강당에서 세계적인 피아니스트가 연주회를 갖게 된 사연은 황당(?)하면서도 무척 감동적이다.
지난 11월 8일 군산소룡초등학교 문영권, 임두진, 김우진 등 3명의 교사는 ‘다꿈사랑방’(다문화가정 학생들의 교육을 위해 교육청에서 지원하는 사업) 학생들과 함께 문화체험을 위해 김제문화예술회관을 찾았다.
이날 오후 7시에 김제문화예술회관에서는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이봉기 교수가 주관하는 ‘새만금 국제 피아노 페스티벌’ 연주회가 개최될 예정였다.
그러나,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이봉기교수의 연주회를 감상할 생각에 설레는 마음을 안고 빗길을 달려 ‘김제문화예술회관’에 도착한 교사들과 학생들은 황당(?)한 일을 겪게 된다.
공연을 앞두고 관객들로 크게 붐벼야 할 시각인데도 예술회관은 텅 비어 있었던 것이다. 무슨 영문인지 알 리가 없는 교사들은 황급히 예술회관 관리사무소를 찾아갔으나 직원으로부터 ‘당일에는 공연이 없다’는 날벼락같은 말을 들어야 했다.
당황한 교사들은 예술회관 직원들에게 인터넷에 게시돼있는 8일 오후 7시 김제문화예술회관에서 예정돼 있다고 소개하는 ‘새만금 국제 피아노 음악제’ 포스터를 보여주며 ”왜 공연이 없냐“고 계속 물었으나 돌아오는 답변은 ”당일 공연은 없다“는 말밖에 들을 수 없었다.
그때 예술회관 직원으로부터 ”혹시 '김제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리는 공연이 아닌지“ 확인해 보라는 말을 듣게 됐고 교사들은 또 급히 ‘김제교육문화회관’에 연락을 해봤다.
그러나, 확인 결과 다시 한 번 황당한 이야기를 듣게 된다. ‘새만금 국제 피아노 음악제’가 열리는 장소는 교육문화회관이 맞으나, 해당 공연은 이미 이틀 전에 끝났다는 것.
영문을 알리 없는 교사들은 계속해서 관련정보를 확인해 봤지만, 인터넷에 게제돼 있는 연주회 정보는 분명 김제공연이 8일 오후 7시로 돼 있었다.
큰 실망과 함께 한참이나 혼란을 겪던 가운데 소룡초 문화예술 교육담당인 임두진선생은 인터넷에서 새만금국제피아노음악제 공연관계자의 연락처를 알아내게 됐고, 그 전화번호로 전화를 했다.
그런데, 뜻밖에도 그 전화번호의 주인공은 다름이 아닌 공연의 주최자인 피아니스트 이봉기 교수였다. 전화를 받은 이봉기 교수는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냐“며 조목조목 따지는 임 선생의 항의 전화에 다소 당황하는 목소리였다.
임두진 선생은 다시 차분하게 자신들의 상황을 설명하기 시작했고, 이봉기 교수는 이틀전에 개최할 수 밖에 없었던 당시 상황을 설명하면서 거듭 사과를 했다.
당초 11월 8일 목요일 오후 7시에 김제 문화예술회관에서 개최예정였던 공연은 ‘공연장 대관 문제로 날짜와 장소를 변경’하게 됐지만, 이미 배포됐던 인터넷 상의 자료는 변경을 하지 못했던 것이다.
인터넷을 통해서 새만금국제피아노음악제 개최 정보를 알고 김제까지 찾아 갔던 소룡초 교사들과 학생들은 이봉기 교수로부터 '날자와 장소변경 설명'을 듣고 나서는 이제 꼼짝없이 군산으로 되돌아 가야 하는 상황이 됐다.
그때 이봉기 교수는 한 가지 제안을 하게 된다. 자신의 연주회를 보기 위해 억수같은 빗속을 뚫고 김제까지 찾아온 군산소룡초 교사와 학생들에게 정말 미안하다는 마음을 표하며, ”직접 소룡초등학교에 가서 무료 연주회를 열어 주겠다고 제안“한 것이다.
이에 교사들은 "너무 민폐를 끼치는 것 같다"며 한사코 사양했으나, 이봉기 교수 또한 ”미안한 마음과 고마운 마음을 표하고 싶다“며 반드시 학교에 가겠노라 약속을 한다. 조건은 피아노 조율만 잘 해 달라는 것.
그렇게 이봉기 교수와 통화를 마치고 다음날 해당 교사들과 소룡초등학교 지혜란 교장은 오랜 논의 끝에 학교 강당에서 학생들을 위한 공연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특히, 문화예술 경험이 매우 소중한 초등학생들에게 이봉기교수와 같은 세계적인 예술가의 재능 기부는 학생들 성장에 커다란 밑거름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을 한 것이다.
세계적 피아니스트가 초등학교 강당에서 단독 연주회를 갖게 된 황당(?)사연은 이렇게 ‘해피엔딩’으로 끝나게 된다.
군산소룡초등학교 지혜란 교장은 이에대해 ‘처음 얘기를 들었을때는 정말 황당했지만 이런 뜻밖의 결정을 해주신 이봉기 교수님께 너무 고맙고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아이들은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이봉기 교수님의 연주회를 학교 강당에서 접하는 감동을 아마 평생 간직하게 되는 소중한 추억이 될 것이다. 이러한 멋진 공연을 만들어주신 이 교수님께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너무나 재미있고 감동적인 해피엔딩스토리라고 생각한다. 피아노가 조금은 걱정되지만, 멋진 연주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공연은 오는 15일 오전 10시 40분부터 진행되며, 이봉기 교수 단독 피아노 리사이틀 형식으로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춘 곡들을 연주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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