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21년 9월까지 대전마케팅공사의 살림을 맡은 안용주(57) 대전마케팅공사 상임이사는 지난 2015년부터 2018년까지 충남도 정책특별 보좌관과 (사)충남관광협의회 이사, 선문대학교 국제레저관광학과 교수를 역임했다.
대신고등학교와 부산외국어대학교를 거쳐 일본 유학을 마치고 지난 1996년부터 선문대 국제레저관광학과 교수로 재임한 그는 고향 대전에 대해 기여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해 대전마케팅공사 상임이사에 취임했다고 밝혔다.
안용주 상임이사를 만나 소회와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프레시안 : 대전마케팅공사 상임이사에 취임한 지 2개월 동안 대전 사이언스 페스티벌 등을 치르면서 공사 현황과 업무에 대해 파악하셨을 텐데, 먼저 느낌은 어떠셨는지
안용주 : 많이 긴장이 됐었죠. 제가 한 25년 정도를 교단에 있다 보니 주로 만나는 사람들이 학생들이나 사회적으로 성숙하지 않은 사람들이고, 연구해야 할 사안들의 범위가 크게 넓지는 않은 편이었습니다.
그러나 경영이 우선인 기업인 대전마케팅공사 상임이사는 기업이 잘 굴러가도록 해야 하는데, 제가 경영이라는 부문을 관여했을 때 책임지고 나갈만한 기량이 되나 긴장됐습니다.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생활에는 걱정이 없었으나, 대전에서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나왔지만 고교졸업 후에는 대전에서 생활한 시간이 많지 않은 점도 우려가 됐습니다.
하지만 대학에서의 정년이 7~8년 남은 시점에서 대전에서 내가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왔다고 하는 것에 기대를 했고, 제가 지금까지 공부한 경험을 살려서 대전시를 위해 뭔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고 생각을 하니까 그 부분 에 대해서는 제 스스로 충족감하고 기대감 같은 것이 많이 있었습니다.
프레시안 : 두 달여를 지내면서 느끼신 점도 많을 것 같은데요.
안용주 : 이제 대전마케팅공사에 들어와서 많은 것을 보고 경영 상태를 보고 업무 보고를 받고 보니 할 일이 많은 데도 대전마케팅공사가 가진 한계가 뚜렷하게 보였습니다.
제일 큰 것이 예산과 대전시와의 역학 관계가 걸 리더라고요. 대전시가 대전마케팅공사에 예산을 보조해주고 예산 편성권을 가지고 있다 보니 공사의 자율적인 경영에 한계가 있음을 느꼈습니다.
마케팅공사 직원들은 이 분야에서 근무한 경력이나 전공분야 등을 감안하면 마이스 산업의 전문가들이라고 생각 됩니다.
반면에 담당 공무원들은 일정기간이 지나면 순환보직을 하기 때문에 해당 업무의 전문성에 한계가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의견의 모아지지 않는 경우도 있고, 사업이 원활하게 추진되지 않는 경우도 발생하는 것 같습니다.
프레시안 : 공사가 대전엑스포재단과 합쳐지면서 조직 내부의 화학적 결합이 약하다는 지적도 있는데요.
안용주 : 마이스산업이 주력인 공사의 특성상 예를 들어 대형 국제회의나 행사를 유치하면 구성원 모두가 내일 네일 가릴 것 없이 나서서 역할을 해주어야만 합니다. 이번에 주어졌던 역할이 다음 행사에서는 없기도 하고, 비중이 축소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특성을 감안해 인력 운용이 매우 유연하고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어야 효율적인 운영이 가능함은 두말할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우리 공사는 일반직과 계약직에서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한 직원 및 용역 등 을 합치면 250여 명이 넘는 인원이며, 노조도 만들어져 있습니다. 여러 조직이 합쳐지고, 정규직으로 전환된 인력 등이 있으므로, 인력 운영이나 노사관계에 있어서 약간의 갈등도 있는 것은 현실이라고 봅니다.
중요한 것은 각각의 업무분장을 넘어서 공사의 목적을 위해 다함께 달려 갈 때 공사가 맡은 일을 성공적으로 이루어내고, 나아가 대전 시민들의 기대에 부응하려면 보다 적극적인 이해와 헌신이 필요할 것으로 진단됩니다.
프레시안 : 대전이 지리적으로 마이스 산업의 적지라는 견해가 많은데 동의하시는지
안용주 : 마이스산업의 성공을 위해서는 여러 조건이 충족되어야 하겠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지역민과 지방자치단체의 합의된 노력 및 지원이 수반 되어야 합니다. 단순히 다른 광역도시에 비해 국토의 중심에 있다거나, 상대적으로 교통의 접근성이 좋다고 해서 성공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먼저 기본적인 전시시설의 규모 면에서 대전이 다른 도시에 비해 유리 할 것이 없습니다.
전국에서 대전역이나 버스터미널에 오신 행사참가자 나 관계자 분들이 대전컨벤션센터에 오려면 버스나 지하철 등을 이용할 경우 서울역에서 대전역까지 오는 시간보다 더 걸리는 실정입니다.
대전컨벤션센터나 구 대전무역전시관으로 오는 버스 노선도 하나뿐인데 40분에 한 대 정도 다니는 현실에서는 외지인의 유치는 커녕 대전 시민들조차 외면하거나 아예 알지조차 못하는 것 아닌지 우려됩니다.
대중교통 노선의 확대는 대전컨벤션센터와 마케팅공사의 활성화는 물론 대전 마이스산업의 성장을 위해 선결되어야할 조건입니다.
또 하나 현재 하나만의 시설로는 행사를 유치하는데 한계가 있어 최소 한 서너 곳의 전시공간이 필요합니다.
외국에 나가 좋은 대회나 행사를 유치하려 해도 기존 예약된 행사와 일정이 겹치면 속수무책으로 포기할 수 밖에 없습니다.
영화관도 1관 2관 3관이 있는데 하나의 전시장으로는 참가자가 수 십 명이든 수 천 명이든 하나의 행사밖에 유치하고 진행할 수 밖에 없습니다.
프레시안 : 주어진 여건에서 공사의 활성화와 대전마이스산업의 발전을 위해 구상하고 계신 것이 있다면.
안용주 : 대전천과 갑천 고수부지를 전시장과 문화예술의 공간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하천과 하천고수부지 등을 목적에 맞게 이용하기 위해서는 대전시뿐 아니라 환경부의 허가를 받아야하는 사안들이 많은데, 환경부는 기본적으로 자연보존과 수질의 보호에 우선하고 있어 활 용에 수동적일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현재의 전시장과 고수부지를 하 나의 전시 공간으로 연계하고, 다양한 문화 행사의 자원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준비와 기관간 협의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전국에서도 유례가 없이 훌륭한 시설과 인적 자원이 밀집한 하천 건너 대전예술의 전당을 비롯한 대전시립미술관, 이응노미술관 연정국악원 등 문화예술 시설과 예술가 들의 역량을 마이스산업에 접목시킬 구상을 하고 있습니다.
엑스포 시민광장의 쉘터와 한밭수목원, 유림공원 등도 아 주 훌륭한 자원임에도 마이스 산업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 것처럼 생각해 그동안 방치된 것이나 마찬가지 지만 앞으로 달라질 것입니다.
물론 여기에는 저 개인이나 공사만이 아니라 구성원 모두의 정확한 이해와 자발적인 협력이 바탕이 되어야 합니다.
프레시안 : 시민들게 하고픈 말씀이 있다면.
안용주 : 주인인 시민 여러분들의 관심과 참여가 우리 공사와 대전시의 발전은 물론 사회와 국가의 건전한 성장에 바탕이 됨을 모두가 아실 것입니다. 저와 공사 임직원들은 최선을 다해 시민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항상 격려해 주시고 부족한 점에 대해서는 꾸지람도 아끼지 말아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