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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산 스님 “내 말 듣지 않은 사람은 나의 원수다” 유언…오늘 영결식·다비식 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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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산 스님 “내 말 듣지 않은 사람은 나의 원수다” 유언…오늘 영결식·다비식 엄수

“저는 무산 스님입니다. 무산 큰스님이 아니예요” 자신을 낮추고 겸손했던 설악 무산 스님.

나눔, 소통, 자비의 삶을 통해 참된 행복을 일깨워주고 평생 자비를 베푼 설악 무산 스님이 지난 26일 오후 5시 11분 강원 속초 설악산 신흥사에서 열반에 들었다. 승납 60년, 세수 87세.

▲지난 3월 5일 무산 스님이 만해마을 내 심우장에서 남긴 유언. ⓒ프레시안

지난 3월 5일 무산 스님은 “대한불교 조계종 대중들에게 드리는 말씀”이라며 “내가 죽으면 시체는 가까운 병원에 기증하고 병원에서 받지 않으면 흩뿌려라”는 말을 남겼다.

“장례는 만해마을에서 용대리 주민장으로 끝내라. 염불도 하지말고 제사도 지내지 말아라”, “나는 여러분들 염불 소리도 듣기 싫고 제사도 먹지 않을 것이다”

“내 말 듣지 않은 사람은 나의 원수다”는 유언을 만해마을 내 심우장에서 남겼다.

평소 절 아랫마을의 용대리 주민들과 동고동락했으며, 친교해왔던 무산 스님의 소박한 삶이 그대로 배어나고 있다.


설악과 무산은 각각 법호와 법명이다. 속명인 ‘오현 스님’으로 더 알려진 무산 스님은 문학을 통해 부처님의 가르침을 널리 알리고자 했던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시조 시인이다.

스님은 열반을 앞두고 열반송을 남겼다. "천방지축(天方地軸) 기고만장(氣高萬丈)/허장성세(虛張聲勢)로 살다보니/온 몸에 털이 나고/이마에 뿔이 돋는구나/억!" 열반송이란 고승들이 입적하기 전 남기는 마지막 말이나 글로, 임종게(臨終偈), 열반게(涅槃偈)라고도 한다.

무산 스님 빈소가 차려진 신흥사와 만해마을에는 용대리 주민들과 문인들, 스님들을 비롯해 정계, 학계 인사 등 각계의 추모행렬이 이어졌다.

분향소를 찾은 이들은 스님 영전에 헌화하고 삼배를 올리며 입적을 애도했다.

무산 빈소에 조화를 보낸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27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스님의 입적 소식에 아뿔싸! 탄식이 절로 나왔다”며 고인을 추모했다.

문 대통령은 이 글에서 스님과의 기억을 회고하면서 “살아계실 때 생사일여, 생사를 초탈하셨던 분이셨으니 ‘허허’하시며 훌훌 떠나셨을 스님께 막걸리 한잔 올린다”고 했다.

무산 스님의 영결식은 오늘(30일) 오전 10시 신흥사에서 원로회의장으로 엄수된다.

불·법·승의 삼보에 귀의하는 삼귀의로 시작하는 영결식은 정휴 스님의 행장 소개, 원로회의의장 세민 스님의 영결사, 조계종 종정 진제 대종사의 법어, 총무원장 설정 스님의 추도사, 중앙종회의장 원행 스님과 전국선원수좌회 공동대표 의정 스님 등의 조사, 상좌 득우 스님의 조시, 이근배 원로시인의 헌시, 종단과 신도를 비롯한 각계대표 헌화 순으로 약 1시간 동안 진행된다.

영결식을 마친 무산 스님의 법구는 우리나라 최북단 사찰인 금강산 건봉사로 이동해 다비식을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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