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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바른미래당 탈당...무소속 출마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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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바른미래당 탈당...무소속 출마할 듯

바른미래 '난감'…안철수 "안타깝다", 하태경 "원희룡은 갈대" 비난

바른미래당 소속 유일한 현역 광역단체장인 원희룡 제주지사가 결국 탈당을 선언했다. 6.13 지방선거를 64일 남겨두고서다.

원 지사는 10일 제주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랜 고뇌 끝에 오늘 바른미래당을 떠난다"고 밝혔다. 원 지사는 "제가 정치를 시작하면서 가졌던 개혁정치의 뜻을 현재의 정당 구조에서는 실현하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현재의 특정 정당에 매이지 않고, 당파적인 진영의 울타리도 뛰어넘겠다. 제주도민의 더 나은 삶과 제주도의 더 밝은 미래에 집중하며 도민들로부터 신뢰받는 민생 정치에 매진하겠다"고 무소속 출마 의사를 드러냈다.

원 지사의 탈당은 낮은 정당 인지도와 지지율 등을 고려할 때 바른미래당 소속 후보로 재선에 도전해서는 승산이 낮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바른미래당으로서는 난감한 상황이 됐다. 선거를 앞두고 인재를 대거 영입해도 모자랄 판에 오히려 탈당 선언이 나왔기 때문이다. 게다가 원 지사는 당 소속 유일한 현역 광역단체장인데다, 구 한나라당 시절 남경필 경기지사, 정병국 의원과 함께 당내 소장파로 활동하며 '남·원·정'으로 불리는 등 정치권에서 상당한 인지도를 쌓은 인물이기도 하다.

인재영입 '실적'도 썩 좋지 않은 상황이다. 바른미래당은 앞서 2선으로 물러나 있던 안철수 전 대표가 지난달 16일부터 인재영입위원장을 맡아 지방선거 준비에 박차를 가했다. 안 전 대표가 영입한 인재들은 △3월 20일 정대유 전 인천경제자유구역청 차장을 시작으로, △3월 22일 새누리당 소속 전현직 지방의원 7명과 이들의 지지자 780명, △3월 27일 장성민 전 의원, △4월 1일 다문화가정 주부 유춘화 씨와 워킹맘 등 여성 인재 10명 등이다.

총 5차에 걸쳐 19명을 영입했지만 여론의 관심이 집중되는 이른바 '거물급' 인재 영입은 없었다는 평이 많은 데다, 장성민 전 의원은 오히려 과거 국민의당 시절 입당이 거부된 전력이 부각되기도 했다. (☞관련 기사 : 바른미래당 영입한 '거물급' 인재가 장성민?)

특히 바른미래당은 창당 때부터 "수도권 중심 젊은 정당"을 표방해왔으나, 안 전 대표가 서울시장 선거에 직접 출마한 것 외에는 수도권 광역단체장 후보군의 윤곽도 명확히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현재 바른미래당 내에서는 서울시장에 안 전 대표와 장진영 전 최고위원이 출마 의사를 밝혔고, 영입 인재 1호인 정대유 전 차장이 9일 인천시장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다만 정 전 차장에 대해서는 당 내에서도 찬반 양론이 있다. 정 전 차장 외에 거론되는 인천시장 후보군은 이수봉 인천시당위원장과 문병호 전 의원 정도인데, 문 전 의원은 출마하지 않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기지사 후보군으로는 김영환·이계안 전 의원이 거론되고 있다. 다만 이 전 의원은 이날 당 공보실을 통해 불출마 입장을 밝혔다. 이 전 의원은 입장문에서 "저는 바른미래당 경기도지사 후보로 출마할 생각이 없다"며 "바라건대 새로운 인물이 바른미래당의 기치를 높이 들고 경기도지사 후보로 나갈 수 있기를 앙망한다"고 했다.

때문에 원 지사의 탈당을 바라보는 바른미래당 지도부의 시선은 곱지 않다. 안철수 인재영입위원장은 원 지사의 탈당이 예고됐던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만약 무소속으로 간다면 정말 안타까운 일"이라며 "저희들은 또 열심히 저희 광역단체 후보를 찾고 지방선거에 임할 것"이라고 했다. '저희 후보'라는 안 전 대표의 말은, 원 지사가 무소속 출마할 경우 다른 인물을 바른미래당 제주지사 후보로 내겠다는 뜻이다. 앞서 박주선 바른미래당 공동대표는 지난 4일 "원 지사가 무소속으로 출마하면 저희도 당연히 후보를 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좀더 원색적인 비난도 나왔다. 하태경 최고위원은 이날 교통방송(tbs) 라디오에 출연해 "(탈당하고 한국당에 입당한) 남경필 경기지사는 '철새'고, 원 지사는 '갈대'"라며 "두 달, 세 달 된 문제 아니냐. 무소속으로 가냐, 남아 있느냐 계속 저울질을 했던 것이다. 제 생각에는 바른미래당으로 가거나 무소속으로 가거나 지지율에 큰 차이가 없다"고 불편한 속내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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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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