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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도 "대통령 개헌안 발의, 오히려 개헌 좌초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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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도 "대통령 개헌안 발의, 오히려 개헌 좌초 우려"

심상정 "한국당이 분권·연동형비례제 동의하면 개헌 투표 연기 가능"

문재인 대통령이 국회에서의 개헌 논의가 지지부진한 상황에서는 대통령이 개헌안을 발의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실제 개헌안 발의를 준비하고 있는 데 대해, 보수 야권은 물론 범진보·개혁진영 내에서도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정의당 헌법개정·정치개혁특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심상정 의원은 15일 기자 간담회를 열어 "문 대통령께서는 개헌안을 '발의'하는 게 아니라 대통령의 헌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안'해 달라"고 요구했다.

심 의원은 "국회 헌법개정 논의가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헌법에 보장된 대통령의 개헌안 발의 권한을 통해 지난 대선 때 국민들께 한 약속을 지키고자 하는 문 대통령의 심정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대통령의 선의에도 불구하고 청와대의 개헌안 발의는 오히려 개헌을 좌초시키는 정반대의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표명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심 의원은 "개헌에 대한 진정한 대국민 약속 이행은 개헌을 성사시키는 것"이라며 "대통령의 헌법 개정 의견을 국회에 제시하는 것만으로도 국회의 개헌 논의를 촉진시키고자 하는 대통령의 뜻은 충분히 전달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정의당은 또 개헌 시기와 관련, △한국당의 개헌 의지가 확인되고 △분권 및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원칙에 여야 5당이 합의한다는 전제가 이뤄진다면 국민투표를 6.13 지방선거 이후로 연기하는 방안에 동의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심 의원은 "6월 지방선거 동시 국민투표가 아직 당론이기는 하지만, 한국당이 대통령제와 조화를 이루는 분권 및 연동형 비례대표제(도입)에 대한 입장을 확고히 밝힌다면 국민투표 시기 조정에 협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심 의원은 "정의당만이 아니라 정세균 국회의장도 개헌안 합의를 전제로 (국민투표) 연기를 검토할 수 있다고 했고, 여당 의원들도 한국당의 개헌 의지가 담긴 합의가 가능하다면 검토할 수 있다고 했다"고 부연했다.

다만 그는 "개헌 방향에 대한 합의 없이 한국당이 '시기만 연기하자'고 하는 것은 절대 수용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문 대통령이 오는 21일 개헌안 발의를 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그 이전에 한국당과 이같은 합의를 이룰 수 있다면 투표 연기까지도 가능하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심 의원은 이처럼 사실상 대통령 개헌안 발의 의사를 철회해 달라는 것과 함께, 국회가 '국회 주도 개헌 로드맵'을 책임있게 제시하자고 여야 4당에 촉구했다.

야당들 가운데 문재인 정부 정책 방향과 대체로 보조를 맞춰 온 정의당도 '대통령 개헌안 발의'에는 반대 입장을 밝힘에 따라, 야4당이 모두 청와대·여당과 등을 돌린 셈이 됐다.

민주평화당 역시 이날 장병완 원내대표가 평화방송(CBPC) 라디오 인터뷰에 나와 "워낙 국회 내 개헌 논의가 답보상태에 있기 때문에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개헌 발의를 정부안으로 해야겠다는 입장은 충분히 이해한다"면서도 "야당의 협조가 없다면 국회 통과 가능성이 없지 않느냐. 개헌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하는데, 이루어지지 못할 개헌안을 제시함으로써 오히려 그것이 정국 냉각을 가져와 4월 남북정상회담이나 5월 북미 정상회담에 오히려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는 우려를 갖고 있다"고 비판적 논조로 언급했다.

평화당 최고위원 겸 상임선대위원장인 김경진 의원도 불교방송(B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어쨌든 자유한국당이 반대하면 어떤 경우에서도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지적하며 "개헌은 모든 정파의 완벽한 합의가 있어야만 가능하기 때문에 결국 좀더 한국당과의 대화·토론·설득 작업을 병행했으면 한다는 것이 저희들 희망사항"이라고 주문했다. 김 의원은 "공약을 지키려고 하는 대통령의 의지 등은 저희도 참 좋게 생각하지만, 개헌은 현실이고 현실에 기반을 두지 않으면 정치적 공세에 지나지 않(게 되)기 때문에 좀더 국민들 설득, 한국당 설득에 노력해 달라"고 했다.

정의당, 권력구조 개편 입장도…"총리 국회 추천제 제안"

한편 정의당은 이날 심 의원을 통해, 지난 1월 28일 자체 개헌안 발표 당시(☞관련 기사 : 정의당, 자체 개헌안 발표)에는 언급하지 않았던 권력구조 개편 방안에 대해서도 당의 입장을 밝혔다.

심 의원은 "정부 형태는 대통령제와 조화를 이루면서 의회의 권한을 강화하는 방향에서 구체화되어야 한다"며 "이에 부합하는 방안으로 '국회 총리 추천제'를 제안한다"고 밝혔다. 그는 국회 총리 추천제에 대해 "여당이 국회 다수파를 구성해서 국회의원 중에서 국무총리를 추천하고, 대통령이 최종 임명하는 방안"이라고 설명하며 "그렇게 임명된 총리는 대통령의 명을 받아 국정을 통할하지만 동시에 자신을 추천한 국회를 존중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심 의원은 이어 "연동형 비례제 도입을 전제로 한 선거제도 개혁이 이뤄져야 한다"며 "대통령 권한을 국회로 이관하려면 과감한 국회 개혁이 병행돼야 하고, 그 첫단추는 민심을 그대로 대변하는 국회가 되도록 의회 구성 방식을 개혁하는 것이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연동형 비례제 도입을 위해서는 의원 정수의 확대와 함께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 국회 개혁이 병행되어야 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여론 부담을 안고 '의원 정수 확대'를 정면 거론한 점이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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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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